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빌딩, 105층 안 짓는다


현대차 GBC 50층 3동으로… ‘마천루의 저주’ 피한다


당초 105층 1동 계획 변경 가닥


   현대차그룹이 서울 삼성동에 짓기로 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설계를 기존 105층의 초고층 빌딩에서 50층 규모 3동으로 변경하기로 하고, 서울시에 제출할 설계 변경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70층 2동 건물로 짓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왔으나, 이는 105층 건물과 마찬가지로 공군의 새 레이더 비용을 부담해야 돼 배제했다. 또 급성장하던 기업이 초고층 빌딩을 지은 뒤 불행한 일이 생긴다는 속설인 ‘마천루의 저주’도 의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서울시에 제출한 105층 규모의 GBC 조감도. 현재 설계 변경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


50층 지으면, 군 레이더 안 사줘도 돼

현대차그룹은 2019년 11월 서울시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을 당시 국방부와도 합의를 했다. “GBC 총 105층의 건물 높이(569m) 중 260m까지 올리기 전까지 공군 작전 제한 사항을 해소해준다”는 내용이다. 당시 국방부는 GBC가 260m 이상 높이로 신축될 경우 군 레이더가 일부 차단돼 표적을 제대로 탐지하지 못한다면서 새로운 레이더 설치·관리 비용을 현대차가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70층으로 짓더라도 높이가 380m에 달해 레이더 비용을 똑같이 부담해야 한다.




반면 50층으로 짓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높이를 260m 정도로 맞춰 군의 레이더 가시권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특히 GBC 주변의 가장 높은 건물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가 이미 54층이라는 점에서 국방부가 현대차에 레이더 설치를 요구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차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군 레이더 비용 절감이 50층 설계의 주요 이유”라고 말했다.


현대차 ‘마천루의 저주’ 피한다

또 다른 요인인 ‘마천루의 저주’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1931년 대공황), 버즈두바이(2009년 금융 위기) 등 주요 고층 빌딩이 돈이 풀리는 호황기에 착공됐다가, 완공된 뒤 거품이 꺼지면서 불황과 위기가 닥친 것을 빗댄 말이다. 기업들이 성장기에 높은 건물을 지었다가 사세가 꺾이는 사례도 흔하다. 국내에선 신동아그룹이 1985년 서울 여의도 63빌딩을 지었다가 IMF 외환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해체 수순을 밟았다. 2016년 서울 잠실에 123층의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될 무렵엔 롯데에 ‘형제의 난’이 불거졌고 실적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대차 내부에는 105층짜리 1동 건물이 주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흉물스럽다는 인식과 마천루의 저주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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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샀던 2014년은 현대·기아차가 800만대 판매를 처음 돌파한 해다. GBC 건립을 계획한 2015년에도 800만대를 유지했지만, 2016년 788만대, 2017년엔 중국 사드 보복으로 판매가 725만대로 줄었고 지난해엔 코로나 사태로 635만대까지 내려왔다. 이런 상황에서 호황기 때 계획했던 대규모 자금을 빌딩 짓는 데 쏟아부을 경우, 회사 재무와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자동차 산업이 대전환기를 맞아 정의선 회장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 상황에서 마천루의 저주를 피해야 한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50층 규모 3동으로 설계를 변경하면, 당초 3조7000억원으로 예상됐던 공사비를 1조5000억원 수준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지금 전기차, 자율주행차, 로봇 등 미래 산업에 투자할 곳이 많아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한다”며 “비용을 줄이면 수익성이 높아져 GBC 건설을 위한 투자 유치도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류정 기자 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economy/auto/2021/01/21/RM6L3QMZSVD73AW5NLDI45GRV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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