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용역비 감정에 있어 유의할 점


설계용역비 감정에 있어 유의할 점

김영수 변호사


   건설소송에서 감정은 사건의 결론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방법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건설분야는 이해관계자가 다양하게 얽혀있고, 사안이 전문적이고 복잡할 뿐만 아니라 설계, 기초공사, 각종 공사 등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는 공정별 시공내용과 책임을 판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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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설계와 관련한 건설 분쟁은 설계용역비 청구권과 설계상의 하자를 둘러싼 분쟁이 주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건축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 대형화, 전문화된 건축물과 기하학적 형태의 비정형건축물이 생겨나고, 단순히 건축물의 설계에서 나아가 특정 지역의 개발과 같이 복합적인 건축 기획으로 설계의 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설계를 둘러싼 분쟁의 내용도 더 복잡하고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건설공사와 관련해서는 공사대금, 하자 등 전형적인 분야에 있어 건설감정기준을 객관화하고 감정서를 표준화하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으나, 설계를 둘러싼 분쟁의 경우 건축사의 창작물이라는 특성과 그 결과물을 건축공사처럼 내역서나 물량으로 객관화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공사감정과는 다른 주의를 요합니다.




먼저 건축설계용역의 경우 일정한 단계까지 용역을 수행한 후 계약이 해제·해지되거나 약정 조건이 변경된 경우 설계용역비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설계자가 일정한 단계까지 용역업무를 수행하다가 중단된 경우 실제 진행된 수행비율에 의해 설계보수를 산정할 것인지 설계용역계약서에 단계별로 구분 기재된 지불비율에 따라 산정할지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설계용역계약서에 계획·중간·실시설계나 건축허가 등 단계별로 용역비의 지불시기 및 방법을 정하고 있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수행비율과 일치한다고 볼 수 없다면 감정이 불가피합니다. 이 경우 감정인은 민간발주의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설계보수비를 국토교통부 고시인 「공공발주사업에 대한 건축사의 업무범위와 대가기준」을 기준으로 감정하여 수행비율을 산정합니다. 그런데 설계용역계약서에 별도로 설계도서의 작성 기준을 달리 정하고 있는 경우가 있으므로, 감정신청 시 반드시 그 기준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컨대 설계용역계약서에 설계도서의 작성기준을 건축법 제23조 제2항에 따라 국토교통부장관이 고시한 「건축물의 설계도서 작성기준」을 따르도록 정한 경우가 있는데, 「공공발주사업에 대한 건축사의 업무범위와 대가기준」에 따라 설계자가 작성해야 하는 도면의 종류와 내용은 「건축물의 설계도서 작성기준」에 따른 그것들과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어떤 기준을 적용하는지에 따라 설계자가 작성해야 하는 도면의 양이 몇 배씩 차이가 날 수도 있습니다. 전자를 기준으로 감정할 경우 후자에 비해 수행비율이 과소 감정될 수밖에 없으므로, 감정신청서에는 물론 감정기일에 이러한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감정인에게도 주지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용역비 총액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의 용역비나 기준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용역비에 대해 감정이 필요한 경우, 객관적으로 설계용역을 위해 직접 투입 인원을 파악할 수 있는 경우라면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인 「엔지니어링사업 대가의 기준」에서 규정하고 있는 ‘실비정액가산식’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설계자가 업무 진행 과정에서 추가 용역비 등 산정에 필요한 객관적인 자료를 준비해 두지 않아 실비정액가산방식의 감정신청을 포기하거나 감정을 하더라도 그 노력에 맞는 감정결과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추가용역비 등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리 추가 용역에 투입된 인원 및 시간 등 직접인건비와 객관적인 경비, 기술료 등의 자료를 잘 준비해서 감정에 임할 필요가 있습니다.




건축사의 업무 중 전통적인 설계업무가 아닌 경우에는 일반적인 건축물을 기준으로 공종에 따라 세부 내용을 구분하고 있는 「공공발주사업에 대한 건축사의 업무범위와 대가기준」을 감정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예컨대 설계자가 재건축정비사업의 성공을 위해 개발기획 및 특화계획(설계) 등 업무를 진행하다가 용역비 분쟁이 생긴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감정인이 전문적 지식과 경험에 근거하여 용역계약서의 전체 업무 범위와 내용을 분석하여 이 중에서 각 과업 내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산정하고, 그 항목별로 완성도를 파악하여 업무수행률 및 용역비를 산정하는 방법으로 감정을 수행합니다. 이러한 유형의 감정에서는 감정인의 해당 과업에 대한 이해와 전문적 지식이 매우 중요하므로 감정신청 또는 감정인 선정 단계에서 감정인 후보자의 해당 과업에 대한 이해와 전문적 지식, 경력 등을 충분히 파악하여 사건에 가장 적합한 전문가가 감정인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영수 변호사 (yskim37@jipyong.com)

법률신문


https://m.lawtimes.co.kr/Content/Article?serial=166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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