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사태 분노... "초유의 촛불로 확산"


정규직 사태 분노, 촛불로 번진다···인국공 '초유의 길거리 시위'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가 결국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 집회에는 전국의 대학 총학생회, 청년·시민단체가 연대해 참여한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6월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직원들의 항의 속에 보안검색 노동자 정규직화 관련 브리핑을 하기 위해 보안요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브리핑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공항공사 노조는 29일 "내달 1일 오후 7시 서울 종각역 인근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정규직 전환 촉구 문화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인천공항공사 직원들이 길거리로 나오는 것은 인천공항공사 창립(1999년) 이후 처음이다.

 

 

대학 총학생회, 취준생 등 연대 참여…"공정 훼손 방치 못 해"
장기호 노조위원장은 "이번 행사는 공사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준비됐다"며 "잃어버린 공정을 찾아서라는 부제로 시민 누구나 참석하는 문화제 형식으로 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소재 대학 총학생회가 연대사를 발표하는 등 상당수 대학 총학생회와 취업 준비생, 청년과 미래 등 청년·시민단체도 참석한다.

노조는 이날 집회에서 직원들이 직접 제작한 공정 마스크, 공정수(水), 평등의 연필, 공공기관 취업 후기집 등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게임 이벤트와 대국민 서명 등 축제 형식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장 위원장은 "공사가 단 3일 만의 검토로 합의안을 파기하고, 공항 노동자 모두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졸속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는 정규직화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성 훼손을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거대 여당 되자마자 정치적 직고용 강행"
유경준 의원(미래통합당)은 "인국공 사태는 사회 정의와 공정의 문제로, 정치 쇼 때문에 촉발된 촌극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또 "코로나19로 경영위기에 몰린 인국공이 총선으로 거대 여당이 되자마자 법을 무시하고 직고용을 강행한 것은 인국공 직원은 물론 취준생과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28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하다. 뉴스1

공사, 공항세 올려 예산 보충하고, 직원 임금 깎는 휴직 등도 검토
실제로 인천공항공사는 세금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 의원이 이날 공개한 공사의 비상경영대책회의 자료에 따르면 국제선 공항이용료를 현재 1만7000원에서 18% 인상(2만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공항이용료를 3000원 올리게 되면 2024년까지 4년 동안 3400억원 정도를 더 걷을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인천공항공사는 기존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을 30% 깎는 휴직, 연가 소진을 통한 인건비 절감, 사업 경비 축소 등을 검토 중이다. 한쪽에선 직고용으로 직원을 늘리고, 한편으론 구조조정에 버금가는 경영 대책을 짜고 있는 셈이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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