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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은 문재인 중간평가다

2020.04.14

손녀는 초등학교에 들어간다고 작년 말부터 가방, 운동화, 필통을 챙기고 기다렸는데 요즘 풀이 죽어 있습니다. 꼼짝도 안 해 “왜 안 나가 놀아?”라고 물으면 “코로나가 돌아다녀…”라고 대답합니다.

매일 유튜브에 몰입하는데 언제쯤이나 학교에 갈까요? 듣도 보도 못한 ‘흔한남매’, ‘밍꼬발랄’, ‘급식걸즈’ 등 중학생들이 나오는 상황극을 넋 놓고 봅니다. 교육부가 학교 문을 닫았으면 정규 교육에 갈음할 프로그램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면 좋으련만 찾을 수 없습니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현직 대통령을 홍보하기 바쁜 교육부가 투표권이 없는 어린이들 온라인 교육에 신경 쓸 겨를이 있겠나 싶죠.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바이러스 모범 방역국이라고 떠들어서 이웃 나라 사정은 어떤지 살펴봤습니다. 인구 2,300만 명인 대만은 중국과는 한 해 수백만 명이 오가는데 의료 전문가들이 포진한 내각이 우한발 여행자 검역을 일찍 강화해 사망자를 6명으로 막고 있습니다. 학교는 초기 2주일 휴교를 빼고는 최근까지 정상 수업 중입니다. 마스크 5부제도 대만을 벤치마킹한 건데 대만은 줄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우린 1만 명 이상이 감염돼 200명 넘게 숨졌는데 덜 죽었다고 해외에서 칭찬받는다는 건가요? 180여 개 나라가 우리 국민 입국을 규제하고 있죠. 코로나는 투박한 정권이 키운 국난이고, 방역의 공(功)은 감염원인 중국에 초동 대응을 뭉갠 사대주의 정권이 아니라 바이러스와 사투 중인 의료진, 감염 확산을 막으려고 사회적 거리를 지키며 품귀 마스크를 갖은 방법으로 살균하고 빨아서까지 쓴 국민에게 있다고 봅니다. 2월 9일 청와대를 대대적으로 소독했다는 뉴스가 떴을 때, 안심하라면서 왜 유난을 떠나, 많은 국민이 의아했을 것입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아시아 방역 모범사례로 대만 싱가포르 홍콩을, 초기 대응이 늦은 나라로 한국과 일본을 지적했습니다. 요즘 일본은 환자가 하루에 700명도 발생합니다. 8일 아베 총리는 도쿄, 오사카 등 7개 도·부·현(都府県)에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국내총생산(GDP) 20퍼센트 규모의 108조 엔을 퍼붓는 코로나 대책을 발표했죠. 불요불급한 이동을 줄이고 휴업을 권장하여 감염자 급증으로 인한 의료 붕괴를 막는다는 거죠. 외국 매체들은 하나같이 ‘Stay at home’, ‘Restez à la maison'(집에 머뭅시다)을 강조합니다. 강화도는 노년층이 많이 살아 다리 2개의 입구에서 모든 차량에 발열 검사를 하는데 주말에는 기를 쓰고 들어가려고 하여 통과에 몇십 분이 걸립니다. 총선이 끝나면 우리도 감염자 숫자가 확 늘까 걱정입니다.

모든 총선은 국정 심판입니다. 4·15총선도 문 정권의 3년을 심판해야 하는데 그간의 악정은 싹 잊은 듯 여론조사 상으로는 코로나 대처를 찬양합니다. 옛날 막걸리, 고무신이 현금으로 진화한 듯 코로나로 몇 푼 준다니 감읍하나요. 모두 세금이죠. 저소득자만이 아니라 국민 전부를 현금 배급으로 중독시키려는 사회주의적 자세에서 베네수엘라 같은 장기집권의 우려가 나옵니다.

한국은 작년 명목 GDP성장률이 1.1퍼센트, 36개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입니다. 국민소득은 4.1퍼센트 줄었습니다. 노무라연구소는 코로나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최저 12.2퍼센트 역성장, 잘해야 5.5퍼센트 역성장이라고 내다봤죠. 추산하면 GDP 감소는 최대 233조 원입니다. 기업 매출액은 더 줄어들 것입니다. 지금 항공기 80퍼센트가 놀고 있고 호텔의 객실 점유는 10퍼센트대랍니다. 여행사, 면세점, 요식업, 승무원, 케이터링, 관광버스, 유학 등 관련 업종이 연쇄 타격입니다. 내가 아는 여행사 사장은 아예 집에 있습니다. 사람들은 외출을 안 하죠. 이미 50대 기업 중 18개 기업의 작년분 법인세 납부가 전년의 절반인 15조 원으로 줄어든 세수 쇼크가 일어났습니다. 자동차도 해외 판로가 막히고 있습니다.

경제 난국에는 탈원전도 가세합니다. 한 해 몇조 원의 순익을 올리던 초우량 기업 한국전력은 탈원전 공약으로 비싼 화석원료나 태양광 전기를 매입하는 바람에 작년 1.2조 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교육부는 코로나 와중에도 조 단위로 들어가는 나주 한전공대 법인설립을 허가했죠. 선거가 끝나면 전기료가 오를 겁니다. 탈원전으로 2040년까지 283조 원 이상의 전기요금을 더 내야 하고 천연가스는 외국에 더 의존하는 에너지 종속 구조에 편입됩니다. 해외 원전 건설 500조 원의 국익도 날아갑니다. 원전 산업에서 실업자도 급증했습니다. 러시아 가스관의 북한 경유를 위해 탈원전하나요?

이렇게 평시에도 세계 최강, 경쟁력 있는 산업을 자빠트리는 문재인 정권이 우한 코로나 폐렴으로 강타당한 경제를 일으킬 수 있을까요? 간신이 더 많아 보이는 정권에 국운 상승보다 회전문 인사로 입신양명하려는 자들이 많지 않나요. 그러니 ‘소득주도성장은 아닙니다’, ‘탈원전도 아닙니다’라고 정직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부정부패와 비리를 앞장서서 감시해야 할 감사원장 최재형은 총선을 의식했는지 한수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의 경제성 축소 조작 심사에 늑장을 부리다가 직무유기 혐의로 시민단체에 고발당했습니다. 대학교수 200여 명은 그를 탄핵소추 대상이라고 경고했죠.

세계 경제는 배급이 아니라 정글전입니다. 그런데 이 정권은 배급을 최고의 미덕으로 아는지 주 52시간 근무 강제, 최저임금 보전으로 경쟁을 없애 경제를 오도합니다. 물론 허약한 분야는 보조도 필요하지만, 기업의 상황을 고려해 정책을 써야죠. 심지어 상장기업의 시가총액 1퍼센트를 세금으로 환수하겠다는 황당한 공약도 여권 비례당이 냈습니다. 이런 사회주의화를 증시의 약 3분의 1인 545조 원을 보유한 외국인 주주들이 좋아할까요?

지금 6·25전쟁 후 최악의 위기라는 이 나라에는 대통령의 복심이 아니라 민심을 받들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대통령의 숨결도 느낀다는 고민정을 비롯해 윤건영, 윤영찬, 최강욱, 김의겸 등 청와대 출신 30명이 출마했다는 겁니다. 탄핵이 겁났는지, 약속과 달리 친문, 친조 비례당도 2개나 만들었죠. 대통령 입맛대로 통법부(通法府)의 거수기 짓을 한다면 삼권분립과 국회가 왜 필요한가요? 사회주의자 조국을 보호하고, 헌법을 수호하여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수처로 수사하려고요? 유시민의 범여권 ‘180석 호언’이 소름 끼칩니다. 폭정은 강력한 야당의 견제가 필수적입니다.

고위직의 능력 부족은 국민의 불행인데 집권 세력의 일부는 미국, 일본 좋은 것은 알아서 자녀들을 유학 보내면서 북·중·러 환상에 빠져 있습니다. 시인 도종환은 북한이 쏜 미사일보다 남한이 쏜 게 더 많다는 억설을 늘어놓아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이 후보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미국은 세계적인 코로나 경제 위기를 우려해 10여 년 전 이명박 시대에 처음 맺은 한미통화협정을 600억 달러 규모로 다시 체결했죠. 역시 혈맹 미국입니다. 그런데 여당 대표가 야당을 ‘토착 왜구’라고 망언하는 판에 일본은 한국이 간절히 원하는 통화스와프를 다시 맺어줄까요?

미래가 실종한 국정에 대해 통합당의 세종을 김병준 후보는 "노무현 정신의 최대 배신자는 문재인 정권"이라고 공격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2019 인권보고서에서 한국의 부패 사례로 조국 일가를 소개했죠. 그런 조국에 마음을 빚을 갖고 있다는 대통령은 대선 후보로 두 번에 걸친 공약에서 특권과 반칙의 불용, 광화문 대통령, 월 1회 기자회견 등 돈 안 드는 공약까지 식언한 것에 어떤 마음의 빚을 갖고 있습니까? 불만스런 국민들이 확실하게 지켰다고 보는 공약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일 겁니다. 조국 일가 비리를 감싸는 세력이 있는 한 평등·공정·정의는 구호일 뿐입니다.

현재를 과거와 싸움 시켜 미래를 잃게 하는 세력이 총선에 득세하여 절망의 나날을 보내게 된다면 그건 투표자의 자업자득입니다. 경제, 안보, 외교, 교육 붕괴, 그리고 소속 기자가 대통령에게 정직한 질문을 했다고 문을 닫는 방송사로 상징되는 언론 장악, 기울 대로 기운 국운입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죠. 국민은 내일 21대 총선에서 무슨 씨앗을 뿌리고 있는지, 문재인 정권은 지난 3년간 무엇을 했는지, 한강의 기적을 이룩해 세계의 축복을 받은 자유 대한민국에 끼친 심대한 손상(損傷)을 어떻게 복구할 것인지, 똑똑하게 평가하고 투표해야 할 것입니다. 나와 후손들의 앞날을 위하여.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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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김영환

한국일보, 서울경제 근무. 동유럽 민주화 혁명기에 파리특파원. 과학부, 뉴미디어부, 인터넷부 부장등 역임. 우리사회의 개량이 글쓰기의 큰 목표. 편역서 '순교자의 꽃들.현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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