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공대, 朴 정부가 기업들에 미르재단 출연 강요한 것과 뭐가 다른가... '재산권 강탈'과 다를 바 없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大選) 공약이었던 한전공대 설립이 본격화되고 있다. 교육부 대학설립심사위원회는 3일 화상 회의를 열고 한전공대 학교법인 설립을 최종 의결했다.

위원장 포함, 11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에서 재적 과반이 찬성해 대학 설립을 위한 첫 관문을 넘어선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 장관의 최종 승인 절차가 남아있다”며 “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해 1~2주 안에 설립 최종 허가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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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전남 나주 부영컨트리클럽 일원 120만㎡ 부지에 대학과 연구소 등을 짓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학생 1000명(학부 400명·대학원 600명)의 등록금과 기숙사비 전액을 지원하고 '석학급' 교수 4억원, 정교수 2억원 등 교수진에도 고액 연봉을 지급하는 연구중심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재원(財源)이다. 한전이 지난해 9월 곽대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공대 개교 준비 기간인 2021년까지 투자비 등으로 5200여억원이 필요하고, 2031년까지 특화연구소 건설 등 확장 비용 등을 합하면 총 1조6000억원이 들어가야 한다.

정부는 한전 부담을 2025년까지 5640억원 정도일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2031년까지 운영 비용을 합하면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결국 전기요금에 이 비용이 전가(轉嫁)돼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한전공대 법인 설립 허가는 재원 확보 문제로 두 차례 미뤄졌다. 심사위는 지난해 12월 20일 1차 심사에서 "한전 측이 제출한 대학 설립 재원 출연계획안에 구체성이 없다"며 결정을 미뤘고, 지난 1월 31일 2차 심사 때도 같은 이유로 의결을 미뤘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차기 대선(2022년 5월) 이후로 개교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교육부는 이날 화상회의로 세 번째 심사를 열고 곧바로 법인 설립 허가를 내줬다.

한전은 지난해 2008년(2조7981억원 손실) 이후 최대인 1조2765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 안정적으로 대학 설립 자금을 투입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따라, 전력 생산 비용이 가장 싼 원전 가동을 줄이고 값비싼 태양광·풍력,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을 늘린 것을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원전 이용률(설비 용량 대비 실제 발전량)은 70.6%로, 80%를 웃돌았던 탈원전 정책 시행 이전보다 훨씬 낮았다.

한전공대가 과연 필요한지 회의론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미 카이스트(KAIST·대전), 포스텍(POSTECH·포항), 지스트(GIST·광주), 디지스트(DGIST·대구), 유니스트(UNIST·울산) 등 이공계 특성화 대학 5곳이 있고, 대학 진학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중복 투자를 하는 게 타당하냐는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급감해 향후 5년간 대학 입학 가능 인구는 15만명 이상 줄어, 현재 대학 입학 정원이 그대로 유지되면 2024년엔 전국 대학 정원의 25%(12만4000명)를 채울 수 없게 된다. 한전공대 개교 예정인 2022학년도 대학 신입생 수는 41만2034명으로, 지난해 대학 신입생(49만7218명)보다 8만명 이상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 사설은 “대통령과 장관을 '강요죄'로, 현 경영진은 '배임죄'로 고소한 한전소액주주행동 대표는 ‘한전공대에 돈을 강제 출연시키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기업들에 미르재단 출연을 강요한 것과 뭐가 다르냐’”고 지적했다.

사설은 또 “한전공대 개교 예정일은 정부 임기 만료 직전인 2022년 3월로 잡혔다”며 “제대로 절차를 밟는다면 2026년이라야 문을 열 수 있는 걸 여러 편법으로 일정을 당겼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다음번 대선에서 한 번 더 활용하자는 속셈일 것이다. 수십만 민간 주주에 손해를 입히면서 자기 진영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는 것은, 민간 주주들 입장에선 '재산권 강탈'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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