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우한코로나 발원지 전가 발언 논란...한국 아니면 미국으로?


[단독] 시진핑 "코로나 어디서 왔나 밝혀라" 불붙은 발원지 논쟁


  중국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발원지가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일 직접 바이러스의 근원에 대한 연구 강화를 제시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2일 신종 코로나 좌담회 개최한 시진핑

“바이러스 근원과 전파 경로 연구” 지시

'중국 책임론' 회피 위한 목적일 수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좌담회에서 "바이러스의 근원 연구"를 지시했다. "신종 코로나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갔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해 신종 코로나 발원지 논쟁에 불을 지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최근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사태가 점차 안정을 찾아가면서 대중 행보가 부쩍 많아진 시 주석은 2일 중국 군사의학연구원과 칭화(淸華)대학 의학원을 잇달아 방문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의료진을 격려했다.

 

시 주석은 이어 좌담회를 개최하고 과기부와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업무 보고를 들은 뒤 중국 공공위생 강화 방안을 지시했다. 문제의 발언은 여기서 나왔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바이러스의 근원과 전파 경로 연구에 대한 전면적인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시 주석은 또 “바이러스 단백질과 다른 수용체의 결합 특징을 잘 이용해 의심이 가는 동물의 중간 숙주 가능성을 평가하라”며 “유행병학과 근원 조사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바이러스의 근원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갔는지를 분명하게 밝혀 검사의 정확도와 효율을 높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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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은 일단 신종 코로나 사태를 맞아 중국의 전체적인 공공위생 수준을 높이려는 주문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시 주석의 “바이러스 근원 연구” 지시는 지난달 27일 중국 호흡기 질병의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鍾南山) 공정원 원사가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가 꼭 중국이라고 할 수 없다”며 발원지 논쟁에 불을 붙인 것과 맞물려 그 의도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중국에선 중 원사의 문제 제기 발언이 나온 뒤 쩡광(曾光)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수석 과학자가 미국의 독감 환자에 대한 혈청 검사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신종 코로나 발원지로서 미국을 의심하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어 2일 양잔추(楊占秋) 우한대 의학부 바이러스연구소 교수는 환구시보(環球時報)와의 인터뷰에서 “우한에서 처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신종 코로나의 시초라고 볼 순 없다”며 “신종 코로나는 여러 발원지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중국 학계에서 신종 코로나의 중국 발원을 부인하는 주장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가운데 시 주석이 이날 “바이러스 발원 연구”를 언급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중국이 발원지가 아니라는 근거를 확보해놓고 이런 움직임을 보이거나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 사태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피하기 위한 움직임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일 수 있어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점차 안정을 찾아가자 최근 대외 행보를 부쩍 늘리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특히, '중국 책임론'과 관련, 최근 중국은 이웃 나라인 한국과 일본은 물론 이란과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에서 신종 코로나가 만연하기 시작하자 향후 중국에 쏟아질 비난을 차단하기 위해 신종 코로나는 중국에서 출현했지만, 발원지는 중국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기 시작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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