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도로 청소만 잘해도..."

카테고리 없음|2019. 12. 4. 19:33


도로 청소만 잘해도 먼지 절반으로 줄어


서울 먼지 농도 1위 강동구 상일로… 물-흡입 청소뒤 날림먼지 크게 개선

인천은 드림로-경기 동우로 ‘최악’… “청소효과, 경유차 제한 못지않아”

도로청소 횟수 늘리고 장비 확충


     지난달 28일 오후 2시경 서울 강동구 상일로. 강일동 입구 교차로에서 상일교까지 1.7km를 잇는 왕복 6차로에는 덜컹거리는 차량 소음이 반복됐다. 바로 옆 대규모 아파트단지 공사장에서 15t, 25t 덤프트럭이 줄지어 도로 위로 쏟아져 나왔다. 덤프트럭을 비롯해 레미콘차량과 포클레인 같은 중장비가 지날 때마다 도로에 있던 먼지들이 공중으로 뿌옇게 떠올랐다. 마모된 타이어나 아스팔트 조각 등이 배기가스와 뒤섞여 대기 중으로 다시 떠다니는 재비산먼지(다시날림 먼지)다.


강동구 상일로의 다시날림 먼지는 서울에서 가장 심각하다. 본보가 올 1∼9월 한국환경공단이 측정한 도로 다시날림 먼지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상일로의 평균 농도 ㎥당 384.8μg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상일로는 지난해에도 서울에서 1위였다. 강동구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 재건축 공사가 이어진 탓이다. 도로 옆 주민이나 대중교통 이용객들은 고통을 호소한다. 오미영 씨(55·여)는 “버스정류장에 조금만 서 있어도 눈이 너무 뻑뻑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일시적으로 도로를 막거나 공사를 중단시킬 수는 없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은 청소다. 본보가 한국환경공단과 서울 강동구의 협조를 받아 분석한 청소효과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지난달 28일 오후 2시경 상일로의 먼지 농도는 2251μg. 1시간 후 분진흡입차와 물차가 차례로 도로를 청소하고 오후 5시경 다시 먼지 농도를 측정했다. 측정기의 수치는 906μg. 청소 전 측정값의 절반 이하로 뚝 떨어진 것이다. 단순 청소만으로 수도권 대기질 오염의 주범인 도로 날림먼지 문제를 크게 완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도로 다시날림 먼지는 전체 미세먼지 배출원의 12.5%(2만9291t·2016년 기준)를 차지한다. 주택이나 학교, 병원 등 일상 현장과 가까워 위해성이 클 수밖에 없다. 임영욱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부소장은 “도로먼지는 도심 속에서 발생하는 가장 나쁜 먼지”라며 “도로먼지 모니터링과 청소는 경유차 퇴출이나 친환경차 도입 못지않게 중요한 저감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겨울에는 물청소가 어렵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분진흡입청소와 물청소를 같이 하면 저감효과는 56.1%다. 물청소 없이 분집흡입청소만 해도 효과는 39%다.


상일로처럼 다시날림 먼지 농도가 높은 곳은 대형 차량 통행이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환경공단이 수도권 주요 4차로 이상 도로 1316곳을 총 8571회 측정한 결과 인천과 경기에서 각각 서구 드림로(2487.3μg)와 동두천시 동우로(1626.2μg)가 가장 높았다. 드림로는 수도권 매립지를 오가는 차량들이 주로 이용한다. 동우로는 인근 군부대의 대형 차량들이 다니는 곳이다.


일본의 빌딩 앞 도로 청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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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량도 많은 데다 경유차가 몰리니 대기질이 나쁠 수밖에 없다. 경유차 배기가스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송상석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대형 경유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는 배기가스뿐 아니라 중금속 성분도 많다”며 “무거운 차량이 많이 다닐수록 먼지도 많이 일고 멀리 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무총리 산하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도 도로 청소를 강조한다. 지난달 1일 발표한 고농도 시기 특별대책에서 도로 청소는 생활부문 미세먼지 저감 조치 중 첫 번째로 언급됐다. 대책위는 전국의 도로먼지 청소차(2018년 1310대)를 2024년까지 2100대로 늘릴 계획이다. 또 시군구별로 집중관리 도로를 선정해 12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청소 횟수를 2∼4배 늘리기로 했다.

강은지 kej09@donga.com·사지원·김아연 기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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