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패션은 초단타 Global Fast Fashion Market Growth during the forecast period from 2019 to 2025


한달도 길다, 요즘 패션은 초단타

2주면 생산·유통 끝… 빨라야 팔린다 - 울트라 패스트 패션 아시나요? 올가을 인터넷 쇼핑몰 유행 맨투맨→ 플리스→ 숏패딩… 1~2주內 눈깜짝할 사이 변해 - 2주 후엔 "자, 다음 유행은요?"
 
설문조사·검색어로 유행 예측… 쇼핑몰들 샘플 수천종 내놓고 소비자 반응 본 다음 생산 돌입 동대문·중국·베트남 등서 만들어 재고 쌓아둘 필요 없이 즉시 생산 해외서도 英 아소스 등 인기 몰이

newsadopt.com

Global Fast Fashion Market Growth during the forecast period from 2019 to 2025
http://newsadopt.com/2019/10/21/global-fast-fashion-market-growth-during-the-forecast-period-from-2019-to-2025/
edited by kcontents

#1. 지난달 첫째 주, 온라인 패션몰 무신사에서는 상품 검색어 순위 30위권에 머무르던 '플리스'가 4위로 껑충 뛰어오르고, 판매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6배 이상 늘어났다. 플리스는 폴리에스터·아크릴 섬유를 써서 뽀글뽀글한 양털처럼 만든 재킷이다. 보름 뒤, 무신사가 70개 브랜드의 플리스 355종을 추려 특별 기획전을 열자 매출이 기획전을 열기 전보다 2.7배 늘었다.



맨투맨(운동복 상의)→플리스(양털 모양 재킷)→숏패딩(짧은 패딩)→벙거지 모자…. 2개월 동안 울트라 패스트패션 쇼핑몰에서 클릭을 유발하며 풀렸던 이른바 '인싸템'(인기상품)이다.

맨투맨(운동복 상의)→플리스(양털 모양 재킷)→숏패딩(짧은 패딩)→벙거지 모자…. 2개월 동안 울트라 패스트패션 쇼핑몰에서 클릭을 유발하며 풀렸던 이른바 '인싸템'(인기상품)이다.
#2. 헤드 복고풍 반팔티 1000장, 엘레쎄 로고 셔츠 2000장, 내셔널지오그래픽 산호색 슬리퍼 1600켤레…. 온라인 패션몰 스타일쉐어가 올해 이용자 550만명의 구매·검색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반짝 출시했던 상품이다. 모두 순식간에 '완판(完販)'됐다. 이곳에선 2~3주 간격으로 패션 트렌드가 급변한다. 최근에는 레깅스→맨투맨티(운동복 상의)→후드티(모자티)→플리스→숏패딩 순으로 2400개 패션·뷰티 브랜드가 전쟁을 벌이고 있다.

 

'패스트 패션(fast fashion)'보다 더 빠른 '울트라 패스트 패션(ultra fast fa shion)' 시대가 열리고 있다. 기존 패스트 패션 브랜드가 디자인에서 판매까지 평균 4~5주 이상 걸린다면, 울트라 패스트 패션은 그보다 절반인 1~2주 안에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이들은 소셜미디어(SNS)를 적극 활용해 '실시간 트렌드'를 따라잡고,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 몰을 중심으로 판매해 유통·공급과정을 단축한다. Z세대(1995년 이후 출생 인구)를 겨냥해 내놓는 저렴한 가성비 제품이 대부분이다.


빨라야 판다
무신사에서는 매주 평균 6700여 종, 스타일쉐어에서는 평균 2200여 종 신상품이 쏟아진다. 주로 서울 동대문 일대와 중국 광저우·항저우, 베트남 호찌민의 의류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이다. 입점 브랜드들이 수천 종 옷을 '샘플'처럼 깔아 놓고, 소비자 반응이 감지된 상품을 집중적으로 재생산한다. 신희정 스타일쉐어 커머스 팀장은 "판매량·재구매율·클릭수·검색어 등 온라인 빅데이터를 면밀히 추적해 트렌드를 찾아내고, 입점 브랜드에 역(逆)으로 제품 생산을 제안하기도 한다"고 했다. 유행 주기가 짧고 빠르게 변하는 '스낵 컬처(과자처럼 간편하게 소비하는 문화)' 시대에 패션의 초단타(超短打) 매매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울트라 패스트 패션은 상품 기획·판매 과정이 모두 온라인을 중심으로 구현된다. 인기 검색어·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는 디자인 로드맵(road map)이자, 매출의 '예상 답안'이다. 쇼윈도는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 쇼핑 플랫폼이다. 소량 생산한 테스트 상품을 온라인에 다양하게 깔아 놓고, 판매 추이를 분석해 신속하게 재주문·재생산에 나선다.

매장마다 재고를 쌓아두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많은 양을 찍어 낼 필요가 없다. 상품을 매장에 옮기고 진열한 다음에야 시장 반응을 읽을 수 있었던 오프라인 패션 브랜드에 비해 속도·비용면에서 효율적이다. 한국패션산업협회 관계자는 "원단·부자재 시장, 패턴·봉제·가공 공장, 도·소매 상가, 소형 택배업체 등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의 '패션 밸류체인'은 울트라 패스트 패션을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며 "다품종 소량으로 샘플을 뽑아내는 제조 속도만큼은 다른 어떤 도시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영국도 울트라 패스트 패션 바람
울트라 패스트 패션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영국의 울트라 패스트 패션 업체인 아소스와 부후가 대표적인 사례다. 두 업체는 지난 4년간 각각 25.7%, 57.3%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 아소스의 연 매출은 2015년 11억4300만 파운드(약 1조7400억원)에서 지난해 24억4300만 파운드(약 3조7100억원)로 뛰었고, 부후도 같은 기간 1억4000만 파운드(약 2130억원)에서 5억8000만 파운드(약 8810억원)로 급성장했다.



매주 신상품을 4000종 출시하는 아소스는 온라인의 강점을 활용해 재고 부담을 크게 줄였다. H&M 등 기존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이 수조원대 재고를 떠안은 채 곤혹을 치르는 모습과 대조된다. 아소스는 터키와 모리셔스에도 공장을 두고 있지만, '빠른 조달'을 위해 대부분 상품을 영국에서 생산하며, 협력 업체 수백 곳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같은 울트라 패스트 패션에 대해 "'보그' 같은 하이패션지에서 찾아 볼 수 없고, 패션 관계자들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 20파운드(약 3만원) 안팎의 합성섬유 옷을 판매하지만, 디지털 패션 혁명의 선두에 서서 패스트 패션 산업의 2막을 열고 있다"고 평가했다.

패스트 패션의 변신
이에 전통 패션 브랜드들도 온라인 속도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는 유통 방식을 고집했던 포에버21이 지난달 파산보호신청을 하자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H&M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이익이 감소했다. 이에 재고를 줄이고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1999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12%에 달했던 신규 매장 개점률은 지난해부터 4%대로 축소했다. 올해에도 170개 매장을 폐점할 계획이다.



자라를 운영하는 패션기업 인디텍스는 영업 이익이 급감하자, 온라인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자 취향의 적중률을 높이는 '정밀 패션(Accurate fashion)'을 실험 중이다. 수백·수천 가지 제품을 무작위로 쏟아내기보다는 온라인 기반 데이터 분석으로 취향을 정밀하게 예측하겠다는 취지다.

한섬은 2014년 출시한 가방 브랜드 '덱케'를 올해 초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하고, 울트라 패스트 패션 트렌드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핵심 고객층을 20~30대에서 짧은 유행 주기·가성비를 중시하는 10~20대로 변경하고 판매 가격을 50만원대에서 20만원대로 대폭 낮췄다. 1년에 1~2회 출시하는 신제품을 2주마다 연중 출시하며 울트라 패스트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쉽게 사입고, 쉽게 버리고, 쉽게 베끼고]
승승장구 중인 울트라 패스트패션의 최대 약점은 환경 오염과 '짝퉁' 문제다.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섬유 옷을 대량 생산·소비하는 과정에서 유독 물질, 이산화탄소, 미세 플라스틱을 배출하며 지구온난화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영국 의회는 최근 영국에서 매년 의류 쓰레기 30만t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패스트패션의 환경 영향 실태 조사에 나섰다.

또 유행을 너무 중요시하다 보니 디자인을 스스럼없이 베끼는 '짝퉁' 문제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의 유명 모델 킴 카다시안은 자신의 드레스 디자인을 베껴 판매한 영국 울트라 패스트패션 브랜드 미스가이디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 지난 7월 승소했다.

얼마 전 무신사 입점을 포기한 한 패션 디자이너는 "유행 상품을 빠르게 찍어 팔아 치우는 시장에 고민 없이 뛰어드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에 독(毒)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Z세대를 위한 가성비 브랜드가 아닌데도 울트라 패스트패션 플랫폼에 입점했다가 타깃 소비층이 맞지 않아 이미지가 변질되거나, 잦은 반품 등으로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경진 기자조선일보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