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부실 시공 현장


'밤에는 안보이고 비오면 사라지고'....차선도색 불법 시공업자·공무원 적발


원청업체 '하청 장사'에 저가 도료 사용 '시민 안전 위협'

수수료 40% 떼여 실제 공사비의 60%로 부실 시공


   밤이면 보이지 않고 비가 내리면 사라지는 불량 차선들의 원인은 차선도색 업체의 부실시공과 공무원의 관리감독 소홀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행정기관으로부터 차선 공사를 받은 원청업체가 고액의 수수료만 챙기고 불법으로 사업을 다른 업체에 맡기는 이른바 '하청 장사'가 만연한 것으로 확인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초등학교 주변 마저도 부실시공


 

4일 전북 전주시 전북지방경찰청 브리핑룸에서 차선도색 불법 하도급 부실시공 브리핑이 실시된 가운데 경찰 관계자가 차선 도색 시 사용하는 고휘도 유리알과 일반 유리알을 비교해 주고 있다. 2019.06.04.pmkeul@newsis.com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전북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건설사 대표 A(40·여)씨 등 20명과 무면허 하도급 업자 B(54)씨 등 9명, 총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또 부실시공을 묵인하고 준공검사서를 허위로 작성해준 혐의(허위공문서작성)로 전주시 소속 공무원 C(3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 건설업자들은 지난해 전주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발주한 차선도색공사 24건(21억원 상당)을 수주한 뒤 차선도색 공사를 부실하게 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원청업체들은 하도급을 주는 대가로 전체 공사 금액의 30~40%(6억2000만원 가량)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겼다. 

이에 불법 하도급을 받은 B씨 등은 실제 공사비의 60%만으로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청업체들은 공사비 부족으로 발생하는 손해를 만회하고 이윤을 남기기 위해 차선을 칠하는 재료는 설계안에 못미치는 양을 썼고, 저렴한 일반 유리알을 사용하는 등 부실공사를 강행했다. 


실제 일반적으로 1.5~1.8㎜ 두께에 해당하는 차로의 도막(도로에 발린 도료의 층)은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야간이나 비가 내릴 때 운전자의 차로 인식을 돕는 휘도(차선의 밝기)도 기준치 미만으로 측정됐다.  

차선을 칠하는 재료는 설계안에 못미치는 양을 썼고, 고휘도 반사 유리알 대신 저렴한 일반 유리알을 사용했다.  




조사 결과 A씨 등 원청업체들은 '도장공사업' 관련 면허만 있고, 도장기기 등 장비와 인력, 기술 등이 없어 차선도색 공사를 낙찰받더라도 직접 시공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공사가 끝난 지 6개월이 채 안 된 도로가 '재시공' 판정을 받았다.


결국 이같은 부실시공은 차선의 내구성이 떨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무엇보다 비가 오거나 밤이 되면 차선이 잘 안 보여 운전사의 교통사고 위험을 유발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희미해진 차선. 이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뉴시스 DB)【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경찰은 '전주 시내 한 초등학교 앞 신설도로가 휘도측정 없이 준공됐다'는 부실시공 의심 첩보를 입수,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섰다. 


이후 전주시·도로교통공단과 함께 최근 끝나거나 휘도측정 없이 준공된 도로를 조사한 결과 부실공사 정황을 포착하고 A씨 등 업자들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경찰은 다른 지자체에서도 불법 하도급에 따른 차선도색 부실시공 사례가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업체 대표들과 감독 공무원 사이에 뇌물이 오간 정황도 살펴보기로 했다. 


황호철 전북청 교통범죄수사팀장은 "이번 수사 결과 24건의 공사 중 단 한 건만 정상적으로 시공됐다"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도로 차선도색 및 교통 시설물 공사에 대해 지속해서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뉴시스】윤난슬 기자 yns4656@newsis.com

 

 




"홈플러스 천장 마감재 추락 부실시공 때문"…경찰, 수사 착수


호반건설 "하청업체가 코람코자산신탁과 협의해 설계변경 뒤 시공"


    홈플러스 송도점 지하주차장 천장 마감재 추락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호반건설과 감리업체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21일 건축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호반건설 관계자 A씨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인천경제청 제공]


호반건설 관계자 A씨는 경찰에서 "지하주차장 천장 시공을 설계대로 해달라고 하청업체에 맡겼지만, 이 업체는 건물주인 코람코자산신탁과 협의해 설계를 변경한 뒤 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 하청업체와 감리업체 관계자들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천장 시공이 설계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만큼 하청업체와 감리업체 관계자들을 조속히 조사해 정확한 경위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건물 세입자인 홈플러스에 명령해 지하주차장을 폐쇄하고 건물주인 코람코자산신탁 등에 원인 조사와 보수계획서 제출을 지시했다.




또 설계 도면대로 시공이 이뤄지지 않은 점과 이를 확인하지 않고 감리보고서를 제출한 점을 들어 호반건설과 감리업체를 건축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번 사고는 천장 마감재를 시공하면서 설계도면에 있는 철그물망(메탈라스) 보강작업을 하지 않아 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홈플러스 송도점 지하 2층 주차장에서는 지난달 20일 오후 9시 45분께 천장 일부(21㎡) 마감재가 부서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차 중이던 승용차 1대가 부서졌다.

[연합뉴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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