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도 관광과 함께 글로벌화 해야만 살아난다

건설산업도 관광과 함께 글로벌화 해야만 살아난다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최원철 특임교수


    최근 국내 건설업계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올해 주택시장 전망이 어둡고 지방 부동산 시장의 미분양 및 미입주로 인한 중견건설업체들의 현금흐름 악화, 그리고 부동산 규제정책과 미국의 경기둔화 등 그동안 국내건설업체들의 수익을 견인하였던 주택사업 마저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수주는 3년 만에 겨우 300억 달러를 넘겼지만 2010년 700억 달러 수주실적에 비교하면 아직도 더 분발하여야만 한다. 5월초 기준으로 작년대비 50%를 밑도는 해외수주 성적은 이를 반영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많이 어려워지면서 정부에서도 건설정책 기조에 대한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다. 그동안 축소로 일관되었던 사회간접자본 시장은 물론 도시재생 뉴딜정책을 통한 생활 SOC 투자확대 등 올해 예산이 20조원 정도로 확정되어 상반기 조기집행을 통해 건설일자리 확충 등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특히 미국경제가 올해 하반기부터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미국의 금리인상 자제, 미국-중국 간 무역전쟁, 영국 발 브렉시트 불확실성 확대 등 우리경제에 악영향이 끼칠 요인들도 많아서 국내 건설 부동산 경제가 지속성장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동안 내수경제의 어려움에도 반도체 수출의 호조에 힘입어 2018년에 처음으로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게 되었지만, 올해 초부터 중국의 견제 및 시장 위축에 따른 반도체 수출시장의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어 국내 경제 성장률이 2.5~2.6%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국내외에서 예측하고 있다. 이런 모든 국내외 경제 상황 등은 주택 부동산시장으로 버티고 있는 국내 건설업계에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여야만 한다. 그러면 국내 건설업계는 미래를 위해 어떤 전략을 가지고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는가? 


최근 2년간 필자는 한국리츠협회 등 다양한 협회와 기업의 요청으로 해외 건설부동산 연수교육을 20여 차례 진행했다. 특히 최근 세계 최고의 주택가격을 형성하고 유로모니터에서 세계 최고의 관광지 1위로 선정한 홍콩과 함께 인구는 65만 명에 불과하지만 카지노 호텔사업으로 라스베가스 카지노매출의 7~8배를 올려 1인당 국민소득이 7만5천불까지 치솟은 마카오를 자주 견학했다. 홍콩-마카오만 2년간 15회를 다녀왔다. 우리 건설 부동산업계가 그만큼 배울 것이 가장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우선 홍콩은 높은 부동산 가격에도 불구하고 우리처럼 최고급형 아파트를 많이 건설하지는 않는다. 홍콩 신도시의 경우 55층 이하 아파트는 건립이 불가능하다고 하지만, 55층 이상 되는 초고층 아파트의 경우도 에어콘 실외기가 대부분 외부에 노출되어 있고, 덕트 규모가 매우 작아서 향후 100년 동안 리모델링만 약간해도 충분히 지속가능한 아파트를 건립하고 있다. 




또한 세계 최고의 상가들이 형성되어 있어서 4차산업혁명시대, 온라인쇼핑 시대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복합상가들을 잘 구성하고 특히 엄청난 관광객을 상대로 쇼핑천국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가격 경쟁력도 갖추었다. 여기에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과 함께 기존 관광지의 지속적인 정비도 홍콩이 왜 세계 1위 목적도시가 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홍콩에서 페리로 1시간, 새로 건립된 교량으로 30분 거리에 있는 마카오는 한마디로 지구상에서 가장 천지개벽한 도시국가이다. 비록 카지노산업으로 관광객을 유치하였지만, 중국 관광객들이 거리가 먼 라스베가스를 포기하고 마카오로 몰려들자 미국 카지노업계가 엄청난 투자를 하여 상상속의 도시를 만들었고, 아직까지도 계속 투자하고 있다. 홍콩계인 스탠리호 회장 가족들이 운영하는 호텔과 미국계 카지노그룹들이 운영하는 호텔들이 각 20여개씩으로 그 규모도 엄청나지만 중국인 관광객을 자기 호텔 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아이디어나 실천은 확실히 미국계 카지노그룹들이 훨씬 뛰어나다. 샌즈사의 경우만 해도 벌써 15조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는 베네시안 리조트도 개장한지 12년이나 되었는데도 아직까지 엄청난 관광객들이 반드시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다. 인구 65만 명의 이 조그만 도시국가 마카오에 중국관광객들이 약 3,500만 명이 온다고 하니 그 관광규모가 상상이 가는가? 


세계 4위 관광도시인 싱가포르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건설기술로 건설된 마리나베이 샌즈호텔이 명소로 떠오르면서 관광대국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한국 건설기술의 자존심인 현재 세계 최고층인 두바이 버즈칼리파 타워도 두바이 관광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매년 관광객이 2배 이상 급증하고 있을 만큼 중국 및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고 있다. 특히 2020년 올림픽을 계기로 동경에서는 호텔사업이 절정에 달하고 있다. 베트남이 작년에 아시아에서 한국을 밀어내고 관광객 수에서 일본 다음으로 많은 1,500만 명을 유치하였다고 한다. 여기에는 한국 관광객들이 가장 큰 기여를 하였다고 하는데, 한국 건설기업들이 베트남 신도시 건설 및 관광지 개발에 많은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왜 한국의 건설업체들은 이렇게 좋은 시장에는 진출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동안 너무나도 쉬운 주택분양 사업 위주로 건설회사들이 성장하다 보니, 새로운 금융시스템인 리츠나 펀드 등 금융을 활용한 해외 관광개발사업에 대한 실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기관들조차 건설업계가 책임을 지지 않는 한 관광개발사업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호응을 해주지 않고 있다. 물론 내수관광을 활성화하고 여기에 따른 건설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도 필요하지만, 시장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매년 세계 관광시장이 5% 이상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활용해야 한다. 특히 중국이 매년 6~7%의 성장과 함께 해외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우리 건설업계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항상 강연할 때 두바이 버즈칼리파,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 등 세계 최고는 한국 건설회사들이 건립을 하였는데, 왜 한국 내에서만 이런 랜드마크를 건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한다.


이것은 주택건설시장과 같이 분양만 하고 바로 자금회수를 하는 단기적인 시장경험만을 위주로 성장해온 결과이다. 즉, 외국과 같이 이런 랜드마크로 인한 관광산업의 발전이 결국 투자자 및 건설업계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해 준다는 믿음이 생겨야만 한다. 지금부터라도 우리 건설업계가 체질을 바꿔야만 생존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인 것이다. 

※ 외부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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