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원자력학과 전공선택 0명’ 쇼크


카이스트 ‘원자력학과 전공선택 0명’ 쇼크

전학기엔 725명중 5명만 선택
해마다 20명선 유지하다 급감
주요 대학 전공자도 매해 줄어

脫원전 정책에 학문 붕괴 가속
인재난 탓 기술속국 추락 우려

   정부의 탈원전 드라이브가 시작된 지 1년 만에 미래 원자력 인재 양성이 토대부터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대로라면 원자력 전공자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경고마저 나오는 상황에서 속출하는 학문 후속 세대의 이탈 행렬을 막을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는 27일 “올해 상반기에 전공을 선택한 학부생 중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전공 진입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카이스트는 매년 신입생 전원을 학과 구분 없이 단일학부로 뽑아 가르친 뒤 1년에 두 차례(1학기·2학기) 2학년에 진학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원하는 학과를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올 2학기 2학년 진학 예정자 94명 중 원자력 및 양자공학 전공을 선택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로써 지난해 하반기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전공에 지원한 5명이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2017학번의 총원이 됐다. 



이는 학과 역사상 현행 단일계열 체제를 도입한 후 가장 적은 숫자다. 2012년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후 지원자가 한때 격감한 시기를 제외하면 매년 20여 명 내외가 선택해왔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내부적으로도 정부의 탈원전 선언 이후 지원자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학생들은 전기전자공학부 등 상대적으로 유망한 전공으로 몰리고 있다. 올해 카이스트에서 전기전자공학부 전공을 선택한 학생은 190명으로 2년 전 127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신입생 중 전기전자공학부 진학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14%에서 23%로 급증해 학과 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대, 한양대, 중앙대 등 주요 대학 원자력공학과 역시 상황이 비슷해 전공자가 매해 줄어드는 추세다. 그나마 있는 학생들마저 ‘탈출 행렬’이 나타나고 있다.



원자력 분야 전공 학생이 줄어들면서 ‘기술 속국’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전 에너지 분야는 기술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인적 자원의 질이 절대적이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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