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키 프리랜서, 엔지니어링 제도권에서 품을 수 있어야"
[발언대]턴키 프리랜서, 엔지니어링 제도권에서 품을 수 있어야
한명식 태조엔지니어링 대표
최근 엔지니어링데일리를 통해 턴키 발주 물량의 증가로 토질 및 구조 기술자의 몸값이 월 2,500만원까지 치솟았다는 기사를 접했다. 과연 이러한 현상은 정상일까? 이러한 실태가 우리 엔지니어링산업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우선 몸값이 치솟는다 하니 같은 엔지니어로서 분명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건강한 토대에서 형성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대한민국의 엔지니어링 산업은 겉으로 보기에는 호황이지만 속내를 보면 고사 직전에 있다.
기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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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엔지니어링 산업에 종사하는 인력의 구성을 보자. 대학교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링 산업에 진출하는 신규 인력은 희귀해진지 오래다. 어쩌다 신규 인력이 유입됐다 하더라도 3년 이내에, 아니 1년 이내에 타분야로 전출하던가 또는 이직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현상이 왜 일어날까?
기본적으로 건설산업에서 엔지니어링 산업이 위치하고 있는 지점이 크게 잘못돼 있다. 건설엔지니어링 산업의 최전선에서 산업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만큼 유능한 인재가 유입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건설산업에서 가장 기피하고 싶은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타분야에 비해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구조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열악한 대가 구조로 인력 구성에 어려움을 가져 오고 있다는 지적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또한 엔지니어링업을 영위하기 위해 생산과 관련없는 비용이 많은 곳에서 요구되는 것이 현실인만큼 대가 개선이 어렵다는 것도 사실이다.
턴키 발주와 기술자 수급의 불균형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 이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턴키 프로젝트의 경우 시공사가 발주자가 돼 일정기간 정해진 장소에 모여서 집중적으로 사업을 수행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많은 인원을 요구 받고 있는 반면 발주가 일시적으로 몰리고 있어 시장에서 수요 공급의 불균형이 극심하다.
기술형 입찰 사업의 경우 시공사에서 발주하는 설계비를 투입인원 대비로 계산해보면 인당 월 평균 1,400만원 내외가 대부분이며 여기서 크게 변동이 없다. 기술자 등급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정부고시 일당이 평균 25만원 정도로 볼 때 월 550만원의 인건비에 제경비, 기술료를 감안하고 낙찰율을 고려한 금액 정도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순 인건비는 월 550만원 내외가 되는 것인데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단기간투입과 수입의 불안정을 감안하더라도 시장에서 프리랜서의 단가가 지나치게 높게 거래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정규직 근로의 안정성을 깨트리는 현상을 불러오고 결국 고용시장의 극심한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
엔지니어 모두가 기피하는 턴키시장이 정규직과 프리랜서로 혼합 구성되고 해당 프로젝트만 볼 때 수입의 격차는 결국 정규직 엔지니어의 이탈을 가속화 하고 있다. 프리랜서 자체가 기술발전에 저해가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현상은 기술 발전 측면에서 정체를 불러오고 결국 엔지니어링 산업 발전에 치명적 장애를 가져오고 있다.
정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기술형 입찰 서류의 간소화가 이 문제 해결에 얼마만큼 도움이 될 지는 두고 볼 일이나 이번 기회에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보다 철저하게 간소화가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또 엔지니어링사의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연봉과 복지를 비롯한 근무여건이 대폭 개선되야 한다. 그래야만 프리랜서 형태로 이탈된 엔지니어가 제도권 시장으로 돌아올 것이다. 특히 기술형 입찰 시장에서의 근무 여건과 대가 개선을 위해서는 모든 엔지니어링사들이 협력을 통해 엔지니어링이 지배하는 형태로 복원해야 한다.
오랜 시간 지속돼 온 엔지니어링 산업의 인력 유입 축소 및 이탈은 정규직 근로의 열악한 환경을 초래했고 이제 프리랜서로의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 결과 시장에서의 단가는 일시적이기는 하나 정규직 엔지니어의 3~4배에 달해 정규직 시장 붕괴를 우려해야 하는 단계까지 왔다. 지금이 건설엔지니어링 산업 붕괴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지점이다.
우리 엔지니어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산업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 정부당국도 이러한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적절한 정책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주문한다.
마지막으로 지금 시장에서 형성된 프리랜서 엔지니어에 대한 대가가 정규직 엔지니어에게도 적용될 수 있도록 우리 산업이 발전하길 바란다.
한명식 태조엔지니어링 대표
엔지니어링데일리
출처 토목구조기술사회
http://www.kpsea.org/index.php?mid=news&m=0&listStyle=gallery&document_srl=24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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