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 생체 분자로 양자역학 '파동-입자 이중성' 첫 확인 VIDEO: Toward more efficient computing, with magnetic waves



생체 분자로 양자역학 '파동-입자 이중성' 첫 확인

     미국과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들이 수백 개 원자가 결합된 거대한 물질인 생체 분자를 이용해 입자가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지니는 양자역학의 대표적 특성인 ‘파동-입자 이중성’을 처음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생명 현상을 이해하거나 측정하는 데 양자역학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An MIT-invented circuit uses only a nanometer-wide “magnetic domain wall” to modulate the phase and magnitude of a spin wave, which could enable practical magnetic-based computing — using little to no electricity.



Toward more efficient computing, with magnetic waves

Circuit design offers a path to “spintronic” devices that use little electricity and generate practically no heat.
Rob Matheson | MIT News Office
November 28, 2019

MIT researchers have devised a novel circuit design that enables precise control of computing with magnetic waves — with no electricity needed. The advance takes a step toward practical magnetic-based devices, which have the potential to compute far more efficiently than electronics.

Classical computers rely on massive amounts of electricity for computing and data storage, and generate a lot of wasted heat. In search of more efficient alternatives, researchers have started designing magnetic-based “spintronic” devices, which use relatively little electricity and generate practically no h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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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mit.edu/2019/computing-magnetic-waves-efficient-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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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와 미국 연구팀이 최초로 생체분자를 이용해 파동-입자 이중성을 증명했다. 모든 물질은 파동의 성질을 갖지만, 양자역학이 통하는 질량이 크면 파장이 너무 작아 거시세계에서는 의미가 없고 미시세계에서만 의미가 있다. 따라서 단일 입자가 아닌 더 큰 분자에서 물질파가 이중성을 보이는지, 생체분자에서도 보이는지 관심이 많았는데, 연구팀이 생체분자를 대상으로 실험으로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이번 실험에 이용된 생체분자인 그라미시딘의 분자구조다. 빈대 제공

11일 미국 기술잡지 '매사추세츠공대(MIT) 테크놀로지리뷰’ 등에 따르면 아민 사예기 오스트리아 빈대 물리학과 교수팀이 파동-입자 이중성은 양자역학의 작동 여부를 실험하는 대표적 실험인 ‘이중슬릿’ 실험을 통해 아미노산 15개로 이뤄진 체내 합성 고분자물질이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을 지닌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 처음 성공했다. 연구팀은 해당 실험 결과를 논문으로 작성해 물리학 및 계산과학 분야 출판 전 논문 사전 수집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1일 공개했으며,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곧 출판할 예정이다.



양자역학은 초미시 세계를 지배하는 물리 법칙으로, 우리가 사는 일상 생활 속과는 다른 기이한 특성을 많이 보인다. 그 중 하나가 모든 물질이 입자와 파동의 특성을 동시에 지닌다는 ‘파동-입자 이중성’이다. 이중성은 약 100년 전인 20세기 초에 빛 입자(광자) 하나를 이용해 처음 실험으로 증명된 이후, 전자 등 다른 입자에서도 작동하는 양자역학의 보편적 성질이라는 사실이 증명됐다. 특히 드브로이가 주장한 '물질파' 개념에 따르면 모든 물질은 크기와 상관없이 파동이 특성을 갖는다. 다만 큰 물질의 파동은 파장이 너무 짧기에 관측할 수 없고, 오직 미시세계에서만 의미를 갖는다. 이에 따라 입자가 여럿 결합해 이뤄진 ‘분자’일 경우 어느 정도 크기까지 이중성을 관측할 수 있는지, 생체 분자에서도 관측이 가능할지가 논란이 돼 왔다.

사예기 교수팀은 브레비바실러스 속 토양 박테리아의 체내에서 분리할 수 있는 천연 항생물질인 ‘그라미시딘’ 분자(위 사진) 이용해 이중슬릿 실험을 했다. 그라미시딘은 아미노산 15개로 이뤄진 물질로, 바실러스나 포도상구균 등 그람양성균을 막는 기능이 있다. 11번 아미노산의 종류에 따라 세 가지 유형이 있다. 탄소 99개, 수소 140개, 질소 20개, 산소 17개로, 원자가 총 276개 포함돼 있다.



연구팀이 수행한 이중슬릿 실험은 두 개의 구멍(슬릿)으로 입자를 통과시킨 뒤 통과한 입자의 분포를 확인해 양자역학이 보이는 분포 패턴을 보이는지 확인하는 실험이다. 두 개의 구멍을 놓고 빛을 알갱이(광자) 하나씩 통과시킨 뒤 스크린에 부딪히게 하면 ‘상식적으로는’ 구멍이 난 두 곳 뒤의 스크린에만 광자가 표시돼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실험해 보면 빛 입자가 몰린 구간과 몰리지 않은 구간이 반복돼 나타난다. 이것을 입자가 파동의 특성을 보인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물가 두 곳에 동시에 돌을 던지면 동심원으로 번지는 파도가 겹치면서 상호작용해(이를 ‘간섭’이라고 한다) 어떤 부분은 더 높은 파도가 생기고(보강간섭) 어떤 부분은 파도가 상쇄돼 사라진다(상쇄간섭). 광자 이중슬릿 실험이 보이는 반복 무늬도 마찬가지로, 이중슬릿 뒤에서 광자가 많이 부딪힌 구간(보강간섭)과 거의 부딪히지 않은 구간(상쇄간섭)이 반박돼 형성돼 독특한 패턴이 생기는 것이다.

전자를 이용한 이중슬릿 실험 결과의 예다. 위부터 아래로 전자의 수가 늘어날수록 뚜렷한 반복 패턴이 보인다. 이는 보강-상쇄간섭의 결과로, 전자가 파동성을 지닌다는 뜻이다. 전자를 하나씩 쏴도 이런 결과가 나오는데, 중간에 어느 슬릿으로 전자가 통과하는지 관측하면 이런 결과가 안 나오고 두 슬릿 뒤에만 패턴이 형성된다. 위키미디어 제공



연구팀은 그라미시딘 분자를 바퀴 모양의 탄소 소재 부품 표면에 얇게 발랐다. 그 뒤 탄소 소재 바퀴를 회전시키면서 분자가 코팅된 표면에 자외선 영역인 343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파장의 레이저를 10조 분의 3초(290펨토초)씩 짧게 충돌시켜 그라미시딘 분자를 휘발시켜 떼어냈다. 이어 이 분자에 초속 600m의 속도로 날아가는 극저온 아르곤 원자 빔(물질파) 또는 초속 1200m의 헬륨 물질파를 쪼여, 그라미시딘이 마치 파도를 타는 배처럼 물질파를 타고 날아가게 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빔을 이중슬릿에 통과시켜 패턴을 확인했다. 만들어진 물질파의 파장은 질량이 클수록 작은데, 이 경우 간섭무늬도 작아져 측정이 어렵다. 연구팀이 그라미시딘 물질파의 파장도 350펨토미터(1펨토미터는 1000조 분의 1m)로, 그라미시딘 분자 자체 크기의 1000분의 1 수준으로 작았다. 지름 24cm인 농구공이 지나간 흔적을 찾아야 하는데, 구분해야 하는 흔적의 거리 차가 0.24mm에 불과한 것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정교한 간섭계를 이용해 이중슬릿을 통과한 그라미시딘 분자의 분포 범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파장을 가진 입자는 파동이 똑같이 겹치는 '결맞음' 현상을 보이는데, 입자가 커질수록 결맞음 현상이 줄어든다. 결맞음 현상이 잘 일어날수록 간섭이 잘 일어난다. 연구 결과, 그라미시딘 분자가 분자 크기의 20배 이상 넓은 영역에 걸쳐 위치를 결정할 수 없는 상태(비편재화)가 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간섭 현상이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양자역학을 이용해 생물 관련 분자를 측정할 방법론을 개척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의 실험 방법을 묘사한 논문 속 그림이다. 회전하는 원판 표면에 그라미시딘을 바르고, 레이저로 분자를 떼어낸 뒤 저온 아르곤 또는 헬륨 빔을 쏴 그라미시딘을 실은 물질파를 만들어 실험했다. 복잡하고 파손되기 쉬운 생체분자를 물질파로 만든 기술과 측정기술 등에 진전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빈대 제공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는 “물리학의 입장에서는 이중슬릿 시험을 통과한 원자의 개수가 몇 개로 늘어났는지, 생체분자를 이용했는지는 큰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단백질이라는 복잡한 분자를 균일하게 쏘아 실험하게 한 기술과, 질량이 큰 물질이 만드는 간섭무늬를 확인하는 측정기술 등에 진전이 있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가장 거대한 분자를 대상으로 한 이중슬릿 실험은 아니다. 1999년 탄소 60개로 이뤄진 고분자물질 ‘풀러렌’을 이용한 실험이 이뤄지고, 2003년에는 108개의 탄소 및 불소 원자로 구성된 ‘버키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이뤄진 이후 거대 분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은 여럿 이뤄졌다. 2013년에는 810개 원자로 이뤄진 분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도 이뤄졌고, 올해 9월 말에는 빈대 연구팀이 2000개 원자로 구성된 분자를 대상으로 간섭 현상을 확인해 ‘네이처 피직스’에 발표하기도 했다.
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 동아사이언스

MIT offers path to “spintronic” devices for efficient computing, with magnetic wa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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