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에 접어들은 건설..."현대·대우·GS건설 빠른 조직 개편"
불황기에 접어들은 건설..."현대·대우·GS건설 빠른 조직 개편"
삼성물산은 '삼바 덫'
주택경기 악화와 SOC 예산 삭감으로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이 조직개편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부문 침체 예상되며 조기 임원인사
주택·토목 사업 중심으로 물갈이 활발
그간 사업성과 부진에 대한 책임, 포트폴리오 재구성의 필요성 등을 이유로 대규모 물갈이를 예고해온 건설사들은 조기 인사를 단행하며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향신문
이는 국내 시장에서의 수익성 개선 전망이 어둡기 때문으로 주택과 토목 파트에서 대대적인 개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일찌감치 토목·건설 부문에서 본부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12년간 건축사업본부를 맡아온 김정철 부사장 후임으로 김용식 전무를 본부장으로 내정했다. 토목사업본부장도 권오혁 전무에서 박찬수 전무로 교체했다.
거설사의 두 축을 담당하는 토목·건설 부문 고위급 임원을 한꺼번에 교체한 것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건축과 토목 분야에서 고전이 전망되면서 조직을 다시 추스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 사장을 새롭게 영입한 대우건설 역시 조직 재구성에 나섰다. 삼성물산 출신 사장이 오면서 어느정도 예견된 이번 인사의 특징은, 승진과 퇴출을 통한 물갈이가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는 점이다.
먼저 김형 사장은 기업가치제고본부 아래 혁신 작업을 주도하는 기업가치제고실과 리스크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수주심의실을 새롭게 조직했다. 이들 부서는 김 사장이 취임과 함께 밝힌 기업가치 제고라는 중장기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 부서다.
이와 함께 김형섭 전 삼성물산 토목사업부 상무가 토목사업본부장으로 새로 합류했다. 백정완 리스크관리본부장은 주택건축사업본부장으로, 오광석 법무실장은 감사실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김 사장이 최근 강조한 중장기 전략(2025년 매출 17조 원, 영업이익 1조5000억 원, 글로벌 톱 20) 추진과 맥이 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는 퇴출 임원은 최소화하는 대신 승진 인사에 무게가 실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총 31명을 대상으로 승진과 퇴출이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상무보에서 상무는 10명, 부장에서 상무보는 21명이 각각 승진했고 기존의 임원들은 자리를 떠났다. 이 때문에 올해 초 부진한 해외공사 실적과 호반건설과의 인수합병(M&A) 실패 등으로 지난 3월 인사에서도 본부장급 6명을 내보낸 바 있어 이번 임원인사에도 그 여파가 이어졌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GS건설에서는 젊은 피 중심으로의 물갈이가 진행됐다. 지난 28일 인사를 단행한 GS건설은 조직 운영의 큰 틀과 경영 기조의 지속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합한 젊고 추진력 있는 인재를 대거 승진시켰다.
지난 2014년부터 플랜트공사 담당임원으로 활양해온 이광일 현장소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김태진 재무본부장(CFO), 안채종 주택시공담당임원, 허윤홍 신사업추진실장 등 4명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전무 승진 3명, 상무 신규선임 5명 등 총 12명 규모의 대규모 승진 인사다.
GS건설의 이번 승진 인사는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이라는 호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일각에서는 임병용 사장의 부회장 깜작 승진도 점쳐지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이 내년도 사업 전략에서 공통적으로 기대감을 가진 부문은 해외건설이다. 글로벌 유가 상승 기조로 해외 수주가 다소 살아나는 분위기에 힘입어 희망적인 메시지도 나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건설이 침체된 상황에서 다행이 해외로부터 좋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며 "해외사업의 전통적 강자로서 경기만 살아나면 언제든지 수익을 창출할 구조를 갖췄다"고 말했다.
GS건설 역시 국내 분양사업을 기반으로 베트남 개발사업, 해외 자산투자형 개발사업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내년도 5조원 가량의 해외수주 실적을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5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물산은 좀처럼 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회사로 최근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건설부문은 삼바와는 관계가 없는 사업부문이다"며 특이사항이 없는한 12월이면 인사가 단행될 예정으로, 특이사항이 없는 한 내년도 사업 계획도 인사와 함께 확정될 예정"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liberty@enewstoday.co.kr 이뉴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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