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평가委’에 反4대강파 포진… 이미 정해진 답?


‘4대강 평가委’에 反4대강파 포진… 이미 정해진 답?


오후 첫 합동회의 평가체계 마련

4명 위원장 등 43명위원 중 19명


다수 反4대강 활동 인사로 구성

알려지지 않은 인사까지 하면 과반수에 달해


환경부 “객관적 인사 영입 노력”


  16일 문화일보가 ‘4대강 조사·평가 전문위원회 및 기획위원회’ 민간전문가 43명 명단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19명이 언론과 각종 대외활동을 통해 4대강 사업을 반대해왔던 인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기구를 이끄는 민간위원장과 분과위원장 4명은 과거 4대강 사업에 반기를 들고 장기간 활동해온 인사들로 이 중에는 보수정권 당시 연구비 삭감 등의 불이익을 받거나 18대 대통령선거 때 야권에 합류해 ‘4대강 보 철거 검토’를 공약에 넣은 인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가 4대강 보 처리 방안을 결정할 민간전문가기구를 이같이 편향된 인사들로 꾸리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위원회는 이날 서울 한 호텔에서 평가체계 마련을 위한 첫 번째 회의를 했다. 환경부가 당장 다음 달 금강·영산강 수계 5개 보 처리 방안을 마련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나온 결과를 신뢰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리·수문분과위원장을 맡은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지난 8월 한 정책토론회에서 “4대강 보를 철거하지 않으면 낙동강 재자연화가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보 철거론을 주장했다. 박 교수는 또 지난해 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해) 연구비 삭감 등의 불이익이 많았다”고 말했다. 기획위원회 공동위원장이자 사회·경제분과위원장을 맡은 홍종호 서울대 교수는 지난 2012년 안철수 후보 대선캠프에서 경제정책 총괄을 맡아 4대강 실태조사를 통해 보 철거 검토를 공약에 넣었다. 당시 홍 교수는 “대형 보는 강에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국민적 동의 절차를 걸쳐 철거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회·경제분과 위원인 윤순진 서울대 교수는 현 정부 환경부 장관으로 검토됐던 인사로 최근 한 신문 칼럼을 통해 4대강 사업을 비판했다. 윤 교수는 “우리 사회는 당신들(4대강 사업 찬성 인사)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위원회 인적구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 정부가 이미 답을 정해놓고 보 처리방안을 마련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보 순기능마저 왜곡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위원회 절반 가까이가 과거 언론과 토론회를 통해 4대강 사업 반대 목소리를 냈다. 나머지 위원 중 대외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인사까지 합치면 과반이 될 전망이다. ‘위원회에 4대강 찬성론자도 포함됐느냐’는 질문에 환경부 관계자는 “의식적으로 영입하진 않았다”면서도 “최대한 객관적으로 인사를 구성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문화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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