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지 개발과 양수발전소 건설


낙후지 개발과 양수발전소 건설

김규호 경주대학교 문화관광산업학과 교수

 

친환경 전력생산뿐만 아니라 

낙후지 개발전략 차원에서도 검토 필요


무주 양수발전소 관광명소로


   단풍철을 맞아 무주 적상산(赤裳山)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다. 단풍이 붉게 물들면 마치 여인의 치마와 같다고 하여 적상산으로 불릴 정도로 이름이 난 탓이다.


무주 적상산과 양수발전소 모습/무주군관광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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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단풍뿐만 아니라 적상산 사고(史庫)와 안국사, 양수발전소 상부 댐과 전망대, 머루와인동굴 등이 있어 4계절 내내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는 무주지역 관광명소로 역할을 한지 오래다. 적상산 일원이 관광명소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게 된 계기는 무주양수발전소 건설 덕분이다.


김규호 경주대학교 

문화관광산업학과 교수


양수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산 정상부까지 도로가 개설되어 접근이 용이해졌고, 발전소 건설 후 폐쇄된 작업터널을 지역특산물인 머루와인 판매장으로 활용하여 지역에 소득을 가져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적상산 정상에 있는 상부 댐과 전망대도 관광객들에게 산책과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것처럼 아무리 훌륭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어도 이용할 수 없으면 그림의 떡이 되고 만다. 낙후된 지역에서는 개발의 잠재력이 높은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어도 열악한 지방재정으로 많은 재원이 소요되는 관광자원개발이 쉽지 않은 일이다. 


양수발전소 입지적 여건이 대부분 낙후지역이자 오지(奧地)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입지적 특성을 고려할 때 양수발전소 건설은 친환경 전력생산뿐만 아니라 낙후지 개발전략 차원에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에너지전환정책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현재 6.2%에서 20%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양수발전은 재생에너지 부문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심야전기를 이용하는 양수발전이 순수한 의미에서 재생에너지 범주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양수발전소 건설은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비율을 높이는 정책의 실효성을 거두기 위한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확보차원에서라도 필요하다. 양수발전은 친환경에너지 범주로 볼 수 있고, 지역개발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어 지역사회에서 비교적 수용성이 높다.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기 위한 태양광과 풍력발전 확대는 곳곳에서 지역주민들과 갈등을 가져오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이 친환경에너지로 분류되지만 환경변화와 그에 따른 지역주민들의 생활터전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양수발전소 개념도/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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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발전소 건설의 경우에도 환경변화를 초래하지만 지역주민들의 생활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양수발전소 건설이 원자력, 태양광, 풍력 등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갈등관계가 적은 것은 양수발전의 비율이 낮은데도 있겠지만 건설에 따른 지역개발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미 건설된 양수발전소는 관광객을 유치하여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주민의 수용성이 비교적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건설된 양수발전소에 대한 지역주민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여 지역 실정에 적합한 다양한 형태의 시설과 공간 조성, 관광객 유치프로그램을 발굴하는 사업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새로운 양수발전소를 건설할 경우 지역에서 높은 수용성을 얻어내려면 발전소 개발계획에 주변지역 발전을 위한 지역개발 방안을 처음부터 포함시키는 방법을 채택해야한다. 양수발전은 친환경적인 전력생산과 낙후지 개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을 확대하는 정책을 기대해본다.

master@shinailbo.co.kr 신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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