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경제봉쇄] 韓정유업계, 원유 수입량 절반으로 뚝..."건설 수주 올스톱"


[美, 이란 경제봉쇄] 

韓정유업계, 원유 수입량 절반으로 뚝..."건설 수주 올스톱"


한국 원유수입 예외 적용

고부가 콘덴세이트 도입 가능

한시 예외…지속여부 불투명


건설 7조 수주했었는데

송금 막혀 사업 진행 불가능

현대로템 디젤 동차 공급 차질


정유·가스 관련 공사 제재 대상 모두 계약 해지


   대이란 제재가 재개되면서 국내 산업계는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한시적이긴 하지만 원유 도입이 재개되고 원화 결제시스템을 유지하게 된 정유업계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반면 건설 부문을 중심으로 자동차, 철강, 소프트웨어 등 여러 산업 분야에 걸쳐 10조원대의 사업기회 상실이 불가피해 비상이 걸렸다. 


Reuters


이란 금융제재 여파, 해외건설 수주 프로젝트 잇따라 파기..."가뜩 어려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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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주요 외신과 산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은 8개 예외국에 포함되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이란산 원유 수입이 재개되고 원화 결제시스템이 유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화학업계는 화학제품의 핵심 원료를 얻을 수 있는 콘덴세이트 확보에 대한 어려움을 덜 수 있게 됐다. 업계 안팎에선 한국이 예외국으로 인정받으며 수입이 허용된 이란산 원유 물량 규모가 하루 평균 20만배럴 정도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루 20만배럴은 제재 이전 올해 이란산 원유 하루 평균 수입량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중질유)는 수입 대체가 원활한 만큼 이번에 확보한 하루 20만배럴의 쿼터를 주로 콘덴세이트(경질유) 수입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입된 전체 원유 중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13%(1억4780만배럴)인데 이 가운데 콘덴세이트 비중은 74%(1억940만배럴)에 달했다. 


국내 에너지·화학업계는 이란산 콘덴세이트 구매처를 북미, 러시아,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돌리면서 이미 지난 상반기부터 실적 부담을 겪어왔다. 그동안 이란산 콘덴세이트는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등 국내 대표 정유·화학기업들에 이익을 극대화하는 `효자` 노릇을 해왔다. 콘덴세이트는 천연가스에 섞여 나오는 초경질원유로, 이를 가공하면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가 되는 나프타를 얻을 수 있다. 원유에서 나프타 평균 생산비율이 20%에 그치는 반면 이란산 콘덴세이트는 70~80%까지 가능해 수익성 확대에 유리하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부족한 콘덴세이트 수입처를 아프리카·호주·러시아·미국 등지로 다변화하려 시도했지만 이란산만큼 안정적인 공급이 안 됐던 게 사실"이라며 "한시적이긴 하지만 이번 수입 재개로 추가 물량을 확보할 수 있게 돼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제재 예외 인정 기간은 6개월(180일)로 이후 상황에 따라 이를 연장·갱신할 수 있다. 하지만 6개월 후 예외 연장을 장담할 수 없는 데다 수입량을 지속적으로 감축하는 방향으로 제재가 진행되는 만큼 이번 수입 재개에 따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반면 국내 건설사들은 미국의 제재 재개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상당수 프로젝트가 본계약 체결을 기대하기도 전에 무산된 상태다. 국내 건설사들은 이란을 둘러싼 투자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신규 투자 등 이란시장 진입 계획이 당분간 없다는 입장이다. 


이란의 정유·가스 관련 공사가 제재 대상으로 모두 계약 해지되고 있다/ET Energy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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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 가운데 최근까지 이란에서 수주 물량을 가진 곳은 현대엔지니어링(현대건설 공동 수주), 대림산업, SK건설 등 3곳으로 합계 수주금액은 7조7334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대림산업의 `에스파한 정유공장 개선사업`(2조2334억원)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우스파 가스전 확장공사`(3조8000억원)는 지난 6월과 10월 각각 기본계약을 해지했다. 현재 남은 것은 SK건설의 `타브리즈 정유공장 현대화사업`(1조7000억원) 하나뿐이다. 3건 모두 정유·가스 관련 공사로 미국의 2단계 제재 대상에 포함되는 사업들이다. 


이란의 경우 정부 재정여력이 좋지 않다 보니 그동안 대부분 사업이 건설사들이 해외 국부펀드나 민간 금융투자회사들을 통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진행하는 구조로 진행돼왔다. 저유가와 미국의 이란 제재가 맞물리면서 공사 여건이 좋지 않자 국내 건설사들은 지난해 이란 측과 기본계약을 체결한 채 금융약정을 뒤로 미루다가 마감시한이 되자 계약해지를 결정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란에 진출한 건설기업에 대해 미국이 제재를 풀어줄 기미는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기본계약이 해지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SK건설도 향후 사업 진행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SK건설 관계자는 "현재 이란을 둘러싼 리스크를 감안하면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을 상황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지난해 말 9293억원의 수주 `잭팟`을 터트린 현대로템 역시 아쉽게도 사업기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6일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국내 기업 피해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한다. 

[이재철 기자 / 임성현 기자 /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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