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 한 번 없이 기존 사업 뒤집은 '새만금개발사업'.."그것도 靑 주도 비공개로 추진"
공청회 한 번 없이 기존 사업 뒤집은 '새만금개발사업'.."그것도 靑 주도 비공개로 추진"
새만금에 여의도 13배 크기 태양광 시설 조성
10조 5천억 투입 원전 4기 분량 초대형 프로젝트 추진
지역 주민들 "30년 국책사업 뒤집으면서 공청회 한 번 없었다"
"새만금은 바람 변덕 심하고 태풍 오면 직격탄" 사업성 논란도
정부가 전북 새만금 일대에 구축하려는 원전 4기(4GW) 분량 '태양광·풍력발전 사업'은 정부 예산 5690억원에 민간 자본 10조원(태양광 6조원, 풍력 4조원)까지 동원하는 초대형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다. 여의도 면적(둔치 제외·88만 평)의 13배인 1171만 평(38㎢) 부지에 태양광 패널 등을 설치하게 된다. 그러나 사전에 공개적·객관적 사업 타당성 논의와 공론화 과정이 생략됐다. 또 일조량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풍향 변화도 많은 지역 특성상 발전 효율이 제대로 나올지도 의견이 엇갈린다. 사업성이 떨어질 경우 민간 자본 조달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새만금 개발 사업 변화 그래픽
정부, 비공개로 추진
정부가 30일 새만금에서 발표할 태양광·풍력발전 설치 추진안은 청와대 주도하에 대부분 과정이 사실상 비밀리에 진행돼 왔다. 지난 5월 새만금위원회 회의 등에서 태양광발전 시설 건립 등에 관한 안건이 제시됐지만 구체적인 사업안은 발표된 적이 없다. 탈(脫)원전 정책 추진을 위해 공론화위원회까지 구성했던 것과 판이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새만금 개발 사업 변화 그래픽
정부 또한 관련 문건에서 사업 추진 계획을 설명하면서 "단지 조성 시 주민의 민원 발생, 생태 환경 파괴 논란 등 사회환경적 공감대 형성이 미흡하다"고 밝혔다. 그 대안으로 '주민이 주주로 사업에 참여해 발전 수익을 공유하게 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전북 지역에선 "30년 새만금 사업을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바꾸면서 공청회 한 번 없었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강행하면 새만금이 '누더기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 "사업 타당성 부족"
새만금 사업 추진 일지표
정부 계획안이 환경 영향 평가나 사업 타당성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만금 간척지가 위치한 전북 지역 일조량은 한반도 전체를 두고 봤을 때 전국 95개 관측소 중 28위다. 그러나 외국에 비해선 평균 일조량이 떨어지고, 태풍 위협에도 노출돼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상학자는 "태풍은 바다에서 열에너지를 받아 세력을 강화하기 때문에 바다에 접한 지역에서 훨씬 세기가 강하다"고 했다. 지난 8월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제주에선 태양광 패널이 뜯겨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노동석 선임연구위원은 "태양광 이용률은 15%에 수명은 20년으로 이용률 85%에 60년 수명인 원전과 비교하면 애초부터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태양광 사업이 추진되면 기존에 추진돼 온 산업연구용지 41.7㎢(1261만 평)와 국제협력용지 52.0㎢(1573만 평) 등 주력 단지와 일부 공항 관련 부지 등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는 태양광 사업으로 200만 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근거 없는 허황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자금 조달 계획도 불투명
정부는 초대형 태양광·풍력발전 시설을 조성하면서 드는 10조원 자금을 민자로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도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사업 자금 조달에 결국 정부 입김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한국농어촌공사는 2022년까지 7조원 규모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사업 자금은 금융권 차입금으로 해결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의 태양광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경우 나랏돈 투입으로 인한 재정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야권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태양광·풍력 사업의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위험이 높다"고 했다.
태양광·풍력 사업이 특정 이익집단을 위한 것으로 변질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전국 48개 업체에 지원된 중앙정부의 태양광 관련 국고 예산 중 43%를 더불어민주당이나 운동권·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만금 사업에서도 특정 집단이 사업 보조금 등을 사실상 싹쓸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수용 기자 박상기 기자 김효인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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