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13國서 25개 가스사업..."올해 영업이익, 해외서만 2600억"
한국가스공사, 13國서 25개 가스사업..."올해 영업이익, 해외서만 2600억"
이라크 주바이르·바드라 유전 등
수백억 영업익 내는 곳 '속속'
호주 동부 GLNG사업
매년 적자서 올 흑자 전환 예상
자원 수급 안정성 높이기 위해
사이프러스·동티모르 등 사업 확장
한국가스공사는 올 1분기 9635억원(연결재무제표 기준)의 영업이익을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153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난방용 등 도시가스를 주로 공급하는 가스공사는 겨울철 큰 수익을 내다가 비수기인 2분기엔 적자를 보이는 게 보통이다. ‘2분기 흑자’는 가스공사로선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가스공사의 이라크 주바이르 유전사업/글로벌이코노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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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배경엔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있었다. 2분기 가스도매 부문에서 363억원의 적자를 봤는데도 해외개발 사업에서 560억원의 이익을 냈다. ‘부실 투자 아니냐’는 시선 속에서도 묵묵히 해외투자의 내실을 다져왔던 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올해 해외에서만 2600억원 수익”
가스공사는 세계 13개 나라에서 25개 가스 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가스·유전 탐사 3개, 자원개발·생산 10개, 액화천연가스(LNG) 액화 8개, 가스 공급 등 하류 인프라 4개다. 가스와 관련한 밸류 체인(가치 사슬) 전반을 아우르고 있는 셈이다.
개발·생산 분야에서 이라크의 주바이르·바드라 유전과 미얀마 가스전은 이미 수백억원대 이익을 냈다. 지난해 주바이르에서 1516억원, 미얀마에서 459억원, 바드라에서 21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가스공사 전체 영업이익(4940억원)의 약 44%를 이들 3개 사업에서 벌어들였다. 특히 주바이르 사업은 2015년 1016억원, 2016년 1118억원 등 매년 1000억원을 훌쩍 넘는 이익을 내는 ‘효자 프로젝트’다.
가스공사가 그동안 공들인 LNG 액화 사업도 투자의 열매를 딸 날이 머지않았다는 분석이다. 호주 동부의 가스전에서 LNG를 생산하는 글래드스톤액화천연가스(GLNG)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부실 투자’란 비판에 시달렸으나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에도 35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시장에선 올해 GLNG 프로젝트에서만 800억~900억원의 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호주의 또 다른 LNG 사업인 ‘프렐류드’에서도 조만간 상업생산이 시작될 전망이다. 호주 북서부 해상에 있는 가스전을 해상부유식 액화설비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예상치 않은 변수만 없다면 내년부터 수백억원대 이익이 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업계에선 올해 가스공사의 해외 자원개발 부문에서만 2600억원 정도 수익이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수익이 작년(1890억원) 대비 40% 가까이 급증하는 것이다.
에너지 신흥국으로 영토 확장
가스공사는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영토를 확장하는 데 더욱 힘을 쏟고 있다. 국내 LNG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에서 자원 수급의 안정성을 높이자는 측면도 있다. 종전에는 이라크 호주 캐나다 등 전통적인 자원 강국에 집중했으나 앞으로 동티모르 등 ‘자원 유망국’으로 발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가스공사는 사이프러스, 동티모르 등지에서 자원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중해의 섬나라인 사이프러스에선 해상광구 지분 20%를 확보해 원유·천연가스가 매장된 지층을 찾고 있다. 사이프러스 제9광구에서 유망 지층을 발견해 내년 1월까지 탐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와 동티모르 해상 광구에서도 각각 10%, 15%의 지분을 획득해 탐사 작업을 하고 있다.
LNG 사업을 하는 모잠비크 가스전은 연간 세계 LNG 수요의 7배를 웃도는 20억여t의 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기대가 크다. 이곳 가스전 3개 가운데 코랄 가스전을 작년부터 본격 개발하기 시작했다. 가스공사는 코랄 가스전의 해상부유식액화설비(FLNG)를 건조하고 운영한다.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2022년부터 연간 300만t 규모 LNG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공사는 멕시코 우즈베키스탄 쿠웨이트 등 세계 곳곳에서 하류 인프라 사업도 하고 있다. 30여 년간 쌓아온 LNG 터미널(생산기지) 건설 및 운영 노하우가 큰 힘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한국은 에너지 자원의 해외 의존도가 높고 LNG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역량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며 “세계 최대 LNG 구매력과 시장 정보력, 글로벌 기업들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LNG 개발·공급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그래픽=신택수 기자 shinjark@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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