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태양열 발전 100% 민간자본로 건설..."이젠 보조금 없어도 가능"


유럽, 태양열 발전 100% 민간자본로 건설..."이젠 보조금 없어도 가능"


태양광 에너지 개발 ‘가격 경쟁력’ 높아져

태양광 패널 만들어진 지 60여년 만


   최근 유럽에서 정부 보조금 없이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업체가 생겨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 시각)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유럽 각국에서 정부 지원금 없이 건설되고 있는 태양광발전소가 15곳 정도 된다고 보도했다. 유럽에서는 정부 보조금 없이도 태양광 에너지 개발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태양광 패널이 만들어진 지 60여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영국 버킹엄셔카운티 밀턴케인스 순수 민간자본만 투입된 태양광발전소/BayWa r.e. Solar Systems Ltd. - 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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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는 지난해 9월 26일 순수 민간자본만 투입된 태양광발전소가 처음으로 건설됐다. 영국 버킹엄셔카운티 밀턴케인스에 있는 이 발전소는 2500여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곳을 건설한 민간 태양광발전 기업인 아네스코는 현재 영국과 이탈리아에 15개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모두 정부 보조금 없이 진행하는 사업들이다. 


유럽은 2000년대초부터 신재생에너지 개발업체에 조세 혜택·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사업을 장려해왔다. 일례로 독일과 스페인에서는 ‘FIT(발전 차액 지원 제도)’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개발업체를 지원해왔다. FIT란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의 시장 거래 가격이 정부가 고시한 가격보다 낮으면 그 차액을 지원해주는 제도를 뜻한다. 덕분에 개발업체들은 은행과 투자자로부터 안정적으로 돈을 빌릴 수 있었다.


2017년 9월 26일 영국 버킹엄셔카운티 밀턴 케인스에는 정부 보조금 없이 순수 민간자본으로 태양광 발전소가 만들어졌다. 민간 태양광발전업체인 아네스코가 건설한 이 발전소는 2500여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아네스코

하지만 최근 유럽은 태양광 에너지 개발업체들에 대한 혜택을 줄여나가고 있다. 그리드 패리티(신재생에너지 발전 단가와 기존 화석 에너지 발전 단가가 같아지는 균형점)가 일부 달성됐기 때문이다. 


태양광 패널 역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기술 발전으로 효율이 높아지면서 생산 단가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설치 비용은 80%나 저렴해졌다. 아울러 태양광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성능이 개선된 점도 단가를 낮추는 데 한몫했다. 이 때문에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개발업체들이 정부 보조금 없이도 시장에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태양광 에너지 개발업체들은 전력판매계약(PPA) 등을 통해 기업에 전기를 팔아 이윤을 남기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에 관심이 많은 미국 최대 통신사인 AT&T, 소셜 미디어 기업인 페이스북,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 등이 개발업체의 주요 고객이다. 덕분에 개발업체들이 정부 보조금 없이 민간자본만 갖고 태양광 발전 설비를 늘려나갈 수 있게 됐다. 


사업비 마련 부담도 줄어들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신재생에너지 개발업체들은 PPA 계약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설비 건설 비용을 빌려오고 있다. 스페인 세비야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건설 중인 독일 기업 베이봐는 노르웨이 스태트크래프트와 계약기간 15년의 PPA를 체결했다. 이후 북독일 연방은행에서 100만유로(약 1304억원) 규모의 브릿지론(단기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북독일 연방은행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과거의 보조금 제도인) FIT를 받는 기업보다 PPA를 체결한 기업에 자금을 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2017년 9월 26일 영국 버킹엄셔카운티 밀턴 케인스에는 정부 보조금 없이 순수 민간자본으로 태양광 

                  발전소가 만들어졌다. 민간 태양광발전업체인 아네스코가 건설한 이 발전소는 2500여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아네스코


태양광 에너지의 개발 단가만 떨어진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풍력발전용 터빈 가격은 51%나 저렴해졌다. 이에 따라 최근 스웨덴 전력회사인 바텐폴과 덴마크의 친환경 에너지 개발업체인 외르스테드는 독일과 네덜란드에 정부 보조금 없이 풍력발전소를 건설 중이다. 풍력발전 설비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중 건설 비용이 가장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럽 외 다른 지역에서는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에 정부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 미국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업체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고, 일본과 중국은 FIT 등으로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내년도 신재생에너지 보급·금융 예산을 올해보다 51.7% 늘리는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지원 중이다. 아직은 각국 정부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유럽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국가에서 그리드 패리티가 달성됐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상반기 기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는 kWh당 149원으로 석탄 53원, 원자력 62원, LNG 117원에 비해 비싸다. 

김우영 기자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11/20180911006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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