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버린 독일, 탄소배출 늘어 지구에 害 끼쳐"
"원전 버린 독일, 탄소배출 늘어 지구에 害 끼쳐"
원자력 발전의 탄소 배출량, 태양광보다 적어
유럽연합, 석탄 화력 발전소 2025년까지 폐쇄 추진
미국, 대부분 탄소배출 없는 전력 생산은 원전에서 나와
세계 추세와 완전히 반대로 가는 한국
'탈원전’ 정책 영향 석탄 전체 발전 비중 43.1% 급증...탄소배출 주원인
'탈원전’ 주장하면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발생 대책은 전무
"독일인들은 원전(원자력발전소)을 폐쇄하고 무엇을 했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악화됐고, 지구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쳤다. 나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환경문제가 심각한 독일의 화력발전소 모습/ETEnergyworld.com
edited by kcontents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말 이렇게 말했다. 유럽의 대표적 친원전 국가인 프랑스는 전력 생산의 75%를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탈원전을 추진중인 독일은 원전을 포기하는 대신 갈탄(석탄)과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였다.
포브스는 "(프랑스와 독일 중) 어느 국가가 기후변화의 영웅이고 악당인지는 자명하다"며 "프랑스는 원자력 덕분에 세계의 청정 에너지 선도국이지만, 독일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가장 더러운 갈탄을 포함한 화석연료 의존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는 국가 전력 생산의 75%를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다./오라노 홈페이지
세계 각국이 원전 비중을 축소하면서 대체 에너지원으로 석탄·석유·가스(LNG) 비중을 높이고 있다. 태양광·풍력은 대량으로 전기를 생산하기 어렵고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청정에너지인 원자력 대신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석탄·석유·가스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지구온난화를 촉진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국 메사추세츠주, 태양광·풍력 비중 5% 미만
크르지스토프 투르체프스키 폴란드 에너지부 장관은 이달 5일(현지시각) "폴란드가 원전을 건설하지 않으면 EU(유럽연합) 탄소 배출량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했다. 현재 폴란드는 대부분의 전력 생산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의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체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폴란드는 첫번째 원전 건설을 추진중이나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다면 에너지원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발전원별 이산화탄소 배출 계수(g/kWh)는 원자력이 10으로 가장 낮고, 태양광 54, LNG(가스) 549, 석유 782, 석탄 991로 집계됐다.
미국 보스턴글로브는 올 6월 기사에서 "미국 메사추세츠주에서 지난해 태양광·풍력으로 생산한 전력량은 5% 미만"이라며 "지난 20년간 재생에너지를 육성해왔지만 대부분의 탄소배출이 없는 전력 생산은 필그림, 시브룩 같은 노후 원전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문제는 680메가와트(MW)급 필그림 원전이 내년에 가동을 중단하면 이를 하루아침에 대체할 에너지원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에선 발전단가가 저렴한 LNG로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데, 환경단체조차 재생에너지로 100%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국, 탈원전 영향 석탄발전 비중 높아져
영국 맨체스터대는 지난달 말 "원자력은 영국 전력 생산의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1957년 윈드스케일 화재사고 이후 안전하게 운영됐다"면서 "이산화탄소 감축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맨체스터대는 "원자력에 대한 논의는 모두의 이익을 위해 확대되어야 한다"면서 "영국 원자력 산업의 미래와 정부 정책의 방향성에 맨체스터대가 기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 영향으로 지난해 석탄이 전체 발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3.1%에 달했다. 2016년(39.6%)보다 3.5%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석탄 비중이 올라가면서 이산화탄소 배출 역시 증가했다.
한국원자력학회 등은 지난달 정부의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위한 공개질의에서 "지구온난화로 폭염 등 이상기후가 발생하고, 미세먼지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 상황을 감안할 때 저탄소 발전원인 원전을 축소하면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발생을 감축시킬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이냐"고 말했다.
설성인 기자 조선일보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