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잡다가… 年7만개 늘던 건설 일자리, 6000개 사라졌다


[8·2 부동산 대책 1년]

집값 잡다가… 年7만개 늘던 건설 일자리, 6000개 사라졌다


고강도 규제·지방 부동산 경기 급냉에 

건설 수주 줄며 고용참사


SOC 예산 감안하면 연간 10만개 일자리 감소


   2015~2017년 매년 7만여 명씩 늘어나던 건설 투자발(發) 일자리가 올 2분기 기준으로는 1년 전보다 6638개 감소했다. '8·2 부동산대책'으로 지방 주택 경기가 급랭, 건설 부문 일자리가 대폭 감소한 것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주택 경기 침체에 정부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감축으로 매년 10만여 개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한국은행의 국내총생산(GDP) 자료를 토대로 산출한 2분기 '건설 투자가 유발한 일자리(취업자) 수'는 92만7144개였다. 작년 2분기 93만3782개에서 6638개 감소했다.


건설투자 증감률 추이


올해 감소한 건설수주, "향후 5년간 취업자 32만6000명 감소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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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고용 효과 무시한 8·2 부동산 대책

건설 투자가 유발한 일자리 수는 주택 경기 회복세를 타고 2015년 1분기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6년 2분기~작년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8만~9만개의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작년 4분기에는 증가 폭이 3만4349개로 줄더니 올해 1분기에는 1만2093개까지 감소했고, 2분기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주택경기 침체 영향 등으로 건설 투자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건설 투자 증가율은 작년 초까지 11%를 오르내리던 것이 3.8%(4분기)→1.8%(1분기)→-0.7%(2분기)로 급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경제 동향 보고서에서 "1분기 한국 고용 성장이 눈에 띄게(markedly) 둔화하고 있으며, 이에 더해 LTV(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가 주거용 건물 건설 수주 증가율을 작년 76%에서 올해 2% 아래로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1일 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등 주거용 건물의 2분기 인허가 면적은 작년 동기보다 17.2% 줄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작년 8·2 대책이 가뜩이나 어렵던 지방 아파트 시장을 완전한 하락세로 돌려세우면서 지방 주택 경기 침체로 이어졌고, 그 결과로 고용참사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한파가 발생한 것도 주택산업의 고용 효과를 무시한 정책 탓이라는 비판이다.


SOC 예산 감안하면 연간 10만개 일자리 감소

SOC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책정한 올해 SOC 예산은 19조원으로 작년(22조1000억원)보다 3조1000억원 줄었다. 그 결과 1분기 토목건설에서만 투자액이 전년 동기 대비 4000억원 감소했다. 정부는 SOC 예산을 내년 17조원, 내후년엔 16조5000억원, 2021년에는 16조2000억원까지 줄여나갈 방침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한 해 예상되는 건설 수주 감소로 향후 5년간 취업자 수는 32만명 줄어든다. 또 정부의 SOC 예산 축소로 감소하는 취업자 수는 '향후 4년간 29만2000명'으로 분석됐다. 올해 건설 수주 감소와 SOC 예산 감축을 고려하면 매년 10만여 개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의미다.


건설업 일자리 감소는 직종별로 단순 노무직, 학력별로는 저(低)학력자에게 더 큰 충격을 준다. 건설투자로 발생하는 일자리에서 관리자·전문가·사무직을 제외한 '단순 기능직과 서비스직'의 비중은 70.8% 수준이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졸 이하 계층 취업자 수는 418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5000명 줄었다. 고졸은 14만6000명 줄었다. 반면 대졸자 취업은 31만2000명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건설과 음식·숙박업, 도소매업의 부진 등이 저학력자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서민 복지를 강조하는 현 정부 정책이 결과적으로 서민층과 약자에게 가장 큰 고통을 준 셈"이라고 말했다.


건설투자 감소로 인한 경제 전반 영향(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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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일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 산업에도 사이클(주기)이 있기 때문에 끝없이 성장할 수는 없지만, 문제는 정부 규제와 정책으로 인해 위축되는 폭과 속도가 너무 빨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굉장히 클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주택 시장 규제 수위를 낮추고 SOC 예산도 적정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장상진 기자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02/2018080200224.html#csidx9246191c1a12846b4f69fd4f074864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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