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또 原電 가동률 높여야 하는 脫원전 허구성
폭염에 또 原電 가동률 높여야 하는 脫원전 허구성
[사설]
때 이른 폭염 속에 전력(電力) 사용량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 탈원전(脫原電) 정책의 민낯도 거듭 드러나고 있다. 19일 오후 최대 전력수요는 8763만㎾로 16, 18일에 이어 역대 여름철 최고치를 넘어섰다. 공급예비율은 올 들어 가장 낮은 10.6%로 한 자릿수에 근접했다. 이날 전력 수요는 지난해 12월 정부가 내놓은 ‘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의 올 여름 예측치 8750만㎾를 초과한 것이다. 전력수요 예측은 발전량을 적정 수준으로 가져가기 위한 선제 조치다. 빗나가면 자칫 공급예비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블랙아웃 같은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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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수요 예측 실패는 이미 지난 겨울 경험했다. 정부가 겨울철 최대 전력수요를 8520만㎾로 전망한 지 한 달도 채 안된 지난 1월 이를 넘어섰고, 2월엔 8823만㎾까지 치솟았다. 급기야 기업에 10차례나 급전 지시(수요감축 요청)를 남발하면서 생산 차질과 국고 낭비를 자초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력 수요는 더 늘어남에도 거꾸로 전력예측치를 낮춘 것을 두고 탈원전에 꿰맞추기 위한 눈속임이라는 지적이 적잖았다. 그런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여름 초입부터 전력 수급이 불안해지자 정부는 지난 5일 뒤늦게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를 8830만㎾로 늘려 잡았다. 수요 예측이 틀렸음을 자인한 셈이다. 예년보다 4∼7도 높은 무더위가 20일 간 이어질 거라는 예보와 여름철 피크가 8월 2·3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마저도 장담하기 어렵다.
탈원전을 표방한 문 정부가 올여름 전력 수급을 위해 꺼내 든 무기가 역설적이게도 원전이다. 현재 24기 원전 중 16기가 가동 중인데, 8월에 2기를 더 돌린다는 것이다. 이번 여름 정비 등으로 쉬는 원전은 6기로, 2016년 겨울의 7기, 2017년 여름 8기, 겨울 10기보다 더 적다. 원전을 배척하면서도 가동률을 높여야 하는, 문 정부 탈원전의 허구성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기상이변은 심해지는데, 올 여름은 어떻게 넘기더라도 올 겨울과 내년 여름은 또 어쩔 것인가. 탈원전 1년 만에 인력·기술 생태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 국민생활 및 산업생산과 직결되는 전력정책마저 뒤죽박죽이다. 갈수록 모순만 드러나는 탈원전 질주를 한시바삐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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