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부터 잘못 꿴 건설현장 52시간제
첫 단추부터 잘못 꿴 건설현장 52시간제
노동계, 적용기준 300인 이상 업체 → '공사금액 대비'로 바꿔야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 이견 보여"
노동계가 건설현장에서 '주 52시간' 근무 적용기준을 지금의 300인 이상 업체에서 '공사금액 대비'로 바꾸지 않으면 현장 혼란이 커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 이견 보여"
"특별한 매뉴얼이 없어요" 주 52시간 근무가 지금 건설현장에서 지켜지고 있냐는 물음에 건설노조 간부의 부정적인 답변이 즉각 돌아왔다.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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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현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정책실장은 6일 건설현장에서의 주 52시간 시행 문제는 전체 공정과정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맥을 제대로 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원도급자가 있고 하도급자가 여럿 있는 건설현장의 특성상 공정전체를 놓고 해법을 마련하지 않으면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노동계는 보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원도급자인 300인 이상의 종합건설업체는 주 52시간제 적용을 받지만 하도급자인 300인 이하 전문건설업체에 고용된 노동자들은 적용을 받지 않는 것이 문제다.
현장에 파견된 종합건설업체의 직원이 퇴근을 한 뒤에도 전문건설업체에 속해 있는 노동자들은 계속 근무를 할 수 밖에 없어 안전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주 52시간을 넘겨 일하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관리 총괄을 맡고 있는 원청업체의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송주현 정책실장은 "주 52시간제 시행은 건설현장이 돌아가는 구조상 공정전반을 봐야 전체를 관할 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건설현장은 근로기준법 부칙 개정을 통해 직원 수가 아니라 '현장별 공사금액 대비 52시간'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 실장은 "300인 이상은 보통 400억~500억원 사이의 공사금액으로 환산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현장 혼란을 감안할 때 공사금액 대비로 가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공사금액 대비로 결정하는 것은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의 이견으로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송주현 정책실장은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날 경우 책임을 져야 하는 원도급자인 종합건설업체는 공사금액으로 하는 것을 선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하도급자인 전문건설업체들은 부담을 느껴서 반대했다고 한다.
전문건설업체 중 300인 이상은 많지 않지만 400억~500억원으로 입찰 받는 업체는 상당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송 실장은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공사금액 대비로 한다는 부분이 빠지면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아울러 향후 입찰과정에서 주 52시간제를 적용받는 업체가 낙찰을 받느냐 아니면 적용받지 않는 업체가 낙찰을 받느냐에 따라 혼란이 있을 수 있다.
공공기관 입찰에서 주 52시간제로 전체예산을 책정해 놓은 상황에서 주 68시간을 하는 업체가 낙찰 받는 경우를 가정해 보면 알 수 있다.
송주현 정책실장은 "68시간을 하면서 적은 공사금액을 받으면 밑에 있는 노동자한테 임금을 덜 줄 것이고 일을 빨리 끝내느라 야간근로를 할 수 있고 안전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해외에 나간 건설업체들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에 대해서도 노동계는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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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실장은 "경쟁력은 장시간 노동이 아니라 기술력"이라며 "업체들이 해외에서 장시간 노동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오명을 전혀 개선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체들이 경쟁력이 어려우면 완전한 유예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일정부분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을 갖고 와서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다"고도 했다.
송 실장은 건설현장 탄력근로제와 관련해서는 "장마시작 전이나 명절 전에 잠깐 시행하는 것은 가능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공정관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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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ocutnews.co.kr/news/4996891#csidxcb02ee6eb2dde7db94427c931ba76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