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유신 등 토목 설계회사, 북 인프라 개발 ‘부푼 꿈’
도화·유신 등 토목 설계회사, 북 인프라 개발 ‘부푼 꿈’
北 동의로 국제철도협력기구 정회원 가입
이달말 남북 철도·도로 협력 분과위도 열려
경협 본격화땐 용역발주 쏟아질 전망
북한 인프라 개발 관련 용역을 수행할 토목엔지니어링 업체들이 뜨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등 남북 경협을 위한 준비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철도·도로 연결사업에 필요한 용역이 대거 쏟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남북은 이달 말 동해선·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의 연결과 현대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철도 및 도로협력 분과회의를 연다.
경의선은 남측 선로를 점검하고 보수하면 바로 운행할 수 있고, 동해선은 강릉~ 제진 110.2㎞ 구간만 연결하면 된다. 남북철도 연결은 대륙철도 연결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최근 북한의 동의를 얻어 숙원사업인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 가입에 성공했다.
OSJD는 중국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몽골종단철도(TMGR) 등 유라시아 횡단철도를 지나 유럽으로 향하는 28만㎞의 대륙철도 노선 운용에 참여하려면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국제기구다.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에 내놓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추진도 이로써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 구상은 서해안과 동해안, 비무장지대(DMZ) 지역을 H자 형태로 동시 개발하는 남북 통합 개발 전략으로, 대륙철도 연결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는 동쪽에서는 부산~금강산~원산~나선~러시아로 이어지는 에너지 벨트를 만들고 서쪽에서는 목포~평양~신의주~중국을 연결하는 산업·물류 벨트를 조성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사업을 위해선 먼저 타당성조사·기본설계 등과 같은 용역이 수행돼야 한다. 실제 한국엔지니어링협회는 지난 10일 유신·동명기술공단·건설산업연구원·남북물류포럼 등 엔지니어링업계와 학계 대북전문가 11명을 초청해 첫 ‘남북교류협력위원회’를 개최했다. 위원회는 대북개발을 위해서는 엔지니어링사의 용역 작업이 우선돼야 하며, 턱없이 부족한 북한 SOC 자료를 남북 교류를 통해 확보하고, 주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입장을 모았다.
지난해 기준 국내 토목엔지니어링 시장은 주요 10개 업체가 사실상 독차지하고 있다. 업체별 시장 점유율은 △도화엔지니어링(27.9%) △한국종합기술(14%) △건화(11.9%) △유신(10.4%) △동명기술공단(9.2%) △이산(7.7%) △삼안(7.7%) △선진엔지니어링(7%) △동부엔지니어링(4.2%) 등으로 이들이 대북 개발 용역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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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966년 설립한 유신은 남북철도 연결사업의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타계한 창업주인 고(故) 전긍렬 유신 회장부터 평안북도 정주 출신으로 뒤를 이을 전경수 유신 부회장의 숙원 사업 역시 북한 인프라 건설이다. 유신은 지난 2년간 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용역 수주 실적도 2위로 철도 분야의 강자다.
업계 맏형인 도화엔지니어링도 주목받는 곳이다. 도화는 최근 경기도 파주와 화성 동탄을 잇는 3조3600억원 규모의 GTX-A 사업 설계를 맡으면서 대규모 토목사업 수행 역량을 증명했다.
조윤호 DB투자증권 연구원은 “도화는 남북경협을 통해 인프라 건설이 확대될 경우 가장 초기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이라며 “인프라 건설 초기 단계에서 환경영향평가 등 조사작업이 선행되는데 도화는 이미 박근혜 정부시절에도 조사작업을 수행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황의중 기자 hej80@asiatoday.co.kr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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