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가구 27.6% 만 올 1분기 소득 늘어나고 나머지는 모두 감소
경제문화 Economy, Culture/경제금융 Economy Finance2018. 6. 3. 18:41
상위 가구 27.6% 만 올 1분기 소득 늘어나고 나머지는 모두 감소
1분기 가계동향조사 가구별 소득자료 분석...최상위 4분의 1 빼면 모두 ‘뒷걸음질’
올해 1분기 가계소득과 지난해 1분기 가계소득을 가구 순위별로 비교한 결과, 상위 27.6% 가구의 소득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2.4%의 소득은 줄었다.
이같은 결과는 “소득을 10분위로 나눴을 때 (최저임금 인상으로) 하위 10%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 소득이 증가하는 효과를 보였고, 최소한 근로 소득에 관해서는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격차도 줄어들었다”(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는 청와대 설명과 대조적이다.
올해 1분기 전체 가구 중 70% 소득 줄었다
조선비즈가 통계청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2018년 1분기(1~3월)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에서 사용한 가계별 소득 자료(미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소득 상위 27.6%에 속한 가구들의 총소득이 전년대비 모두 증가한 가운데 월 평균 총소득 증가폭은 33만2000원을 기록했다. 반면 나머지 72.4%에 속한 가구들의 총소득은 모두 감소했다. 월 평균 소득 감소폭은 15만8000원이었다.
1분기 GDP디플레이터(명목 국내총생산과 실질 국내총생산의 차이) 0.7%를 반영한 실질 소득을 기준으로 하면 소득이 감소한 가구는 하위 73.6%까지 올라갔다.
이번 조사에선 올해 1분기 가계 소득과 지난해 1분기 가계 소득을 가구별 순위로 정렬해 같은 순위별로 소득 증감을 비교했다. 다만 표본 숫자가 다르기 때문에 2018년 표본(6115가구)을 소득 순위별로 정렬한 뒤 같은 간격(처음에는 3의 배수, 두 번째는 20의 배수가 순위인 표본)으로 일부를 삭제해 표본수를 맞췄다. 2017년 4145가구와 2018년 4189가구를 비교했다. 문 대통령의 “90%” 발언에 인용된 한 국책연구기관의 내부 분석도 소득 분포상 동일 순위별로 근로소득 증감을 분석한 것이었다.
앞서 통계청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는 최하위 20% 가구(2인 이상)의 명목소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줄었다. 거꾸로 최상위 20%의 소득은 9.3% 늘었다.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펴고 있는 정부 입장에선 곤혹스런 수치였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 "근로자 임금이 다 늘었고 특히 저임금 근로자 쪽 임금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진화(鎭火) 시도는 오히려 문 대통령의 발언이 어떤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냐는 논란으로 번졌다. 통계청은 지난 2일 “한 국책연구기관이 통계청이 제공한 가계동향조사 원자료(미시자료)를 분석한 것”이라며 “통계청이 제공한 가구 단위 자료를 개인 단위 자료로 재구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통계청이 해명 자료를 토요일
저녁에 낸 것은 이례적이다.
가구주 70세 미만만 추려도 결과 같아
근로나 사업을 통해 돈을 벌기 어려운 70세 이상 고령층을 제외하고 같은 방식의 분석도 실시했다. 그 결과 상위 36.2%의 가구 소득은 증가한 반면 하위 63.8% 가구의 소득은 줄었다. 근로소득의 경우 상위 37.4% 소득은 늘었지만 하위 62.6% 소득은 감소했다.
정부는 올해 1분기 가계조사에서 최하위 20% 소득이 쪼그라든 원인으로 70세 이상 가구 증가를 꼽았다. 조선비즈가 분석한 결과로 보면 70세 이상 가구가 가계 소득 하락에 일부분 영향을 미쳤지만 정부가 설명한 주된 원인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조귀동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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