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위기 '성지건설', 자사 매출 두배 넘는 수주 공시...왜?

 

상장폐지 위기 '성지건설', 자사 매출 두배 넘는 수주 공시...왜?


감사의견 거절에 이은 상폐 진행까지

위기 닥치자 연매출 2배 수주 공시

상폐 기준 해당, 투자에 유념해야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성지건설이 자사 매출의 두배가 넘는 지역주택조합 공사 수주를 공시해 그 배경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거래 정지된 성지건설 주가 추이/다음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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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올해 연말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에 이은 한국거래소측의 상폐 진행 등 안내 이후 터진 수주 낭보라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것. 




지난해 엠지비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옛 영광 재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관측과 동시에 3년 영업이익 적자 등 재무를 비롯, 상폐위기와 기존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가진 리스크도 감안해야하는 등 의혹도 동시에 나온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성지건설은 연말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게 되면서 곧바로 상장폐지 수순에 들어가게 됐다. 지난해 건설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대우건설의 의견 거절의 경우 분기 보고서 여서 연말 보고서 적정의견으로 상폐를 면한 바 있다. 


그러나 성지건설은 연말 보고서인 만큼 거래소측은 바로 상폐수순을 밟는다고 안내했다. 지난 19일 한국거래소는 “성지건설 감사인의 감사보고서상 감사의견이 ‘거절’임을 공시했다”면서 “상장폐지기준에 해당됨에 따라 상장폐지절차가 진행됨을 알려 드린다”며 투자유의를 전했다. 이에 따라 성지건설의 주식 시장 매매거래는 이날부터 이틀째 정지 상태다. 


눈에 띄는 것은 거래소측 공시가 나온 바로 다음날 나온 거액의 지역주택조합 공사 수주건. 감사의견 거절로 상폐위기에 몰린 성지건설이 자사 몸집(매출)의 두배가 넘은 공사를 수주한 것이다. 실제 성지건설은 무려 2764억원 규모의 화성사랑 성지마음채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신축공사를 수주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는 성지건설의 지난 2016년 말 기준 매출액 대비 254.66%에 해당하는 규모. 


성지건설이 재기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3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비롯 결국 상폐 위기에 몰린 성지건설이 이 사업을 책임준공할 수 있을까에 의심을 눈초리를 강하게 받고 있는 것. 더욱이 일부 과장광고가 적지 않고 조합원 기만 등 부작용도 적지 않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2000억원 넘게 수주했다는 점도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지역주택조합이란 집이 없거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 1가구 소유자들이 조합을 결성해 거주지에 부지를 마련해 주택을 짓는 사업방식을 말한다. 조합원 자체가 주인이고 모든 것은 조합원의 의사에 따라 결정된다. 때문에 금융 비용이 들지 않아 일반 분양 보다 분양 가격이 15~20% 가량 저렴하다. 


그러나 일부 조합들이 허위 과장 광고로 조합원들을 기만하거나, 조합 탈퇴조차 어려워 추가 분담금을 지속적으로 내야하는 피해을 입기도 한다. 일부 건설사들도 사업이 불안하다는 이유 등으로 가계약만 걸어 놓고 사업이 지지부진하거나 리스크가 인지되는 경우 사업 포기를 선언하기도 해 일부 주의도 요구된다. 


실제 지역주택조합사업의 성공률은 저조한 편이다. 실제로 10년 동안 설립 인가를 받은 전국 155개 지역주택조합 가운데 입주가 완료된 곳은 21%에 불과하다. 건설사나 조합의 재무적 능력이나 사업 역량을 꼼꼼히 체크해야한다는 의미다.


한편, 성지건설은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이 재기의 발판을 다졌던 회사로도 유명하다. 이후 법정관리와 매각이 반복되면서 M&A 시장을 떠돌았다. 부도를 맞은 성지건설은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2011년 ‘칸타빌’로 알려진 대원에 인수됐다. 


그러나 실적부진이 계속되면서 5년 만에 재매각이 추진됐고 지난 2016년 신생기업인 아이비팜홀딩스를 거쳐 지난해 엠지비파트너스로 넘어간 성지건설은 상폐위기로 운명의 기로에 서있다. 

김성배 기자 ksb@

손희연 기자 fela@ 뉴스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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