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나?..."체코·英·러 "신고리 운영 역량 탁월"


탈원전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나?..."체코·英·러 "신고리 운영 역량 탁월"


원전 수출 재시동

정부도 원전 수출 적극 지원 의지

탈원전 단계적 시행 바람직

세계 에너지 시장, 원전 포트폴리오 재구성 중


   정부는 탈원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원전 수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신규 원전을 건설할 예정인 체코 정부·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지난달 잇달아 국내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을 방문했다. 향후 본격적인 체코 원전 수주전이 시작되면 '아군'으로 삼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은 것이다. 


신규 원전 건설 예정인 체코의 얀 피셰르 전 총리(오른쪽 둘째)가 지난달 9일 한국수력원자력 새울본부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얀 피셰르 전 총리를 비롯한 체코 방문단 5명이 지난달 9일 한수원 새울본부를 방문했다.


이들은 신고리 3·4호기 발전소와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과 건설 역량을 확인했다. 




신고리 3·4호기는 안전성을 대폭 강화한 3세대 원전인 APR-1400 노형으로, 2016년 12월 3호기를 준공한 이후 실제 운영을 통해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다. 피셰르 전 총리는 이날 방문에서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과 한수원의 원전 건설역량을 높이 평가한다"며 "양국의 원전산업계 협력이 확대·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피셰르 전 총리는 "체코는 새로운 발전원이 없다면 2035년부터 에너지 부족이 예상된다"며 "전력 공급의 안정성과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등을 고려하면 신규 원전 건설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방문단은 피셰르 전 총리를 비롯해 이반 필니 전 재무장관, 현재 체코 집권당인 ANO당 인사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한수원과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체코 전 총리 일행은 한수원을 방문하기 전인 지난달 8일 원전 기자재 대표 기업인 두산중공업을 방문해 증기발생기, 원자로, 터빈 제작공장을 살펴봤다. 


체코 정부는 올해 안에 신규 원전사업 입찰안내서를 발급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수원은 체코에서 기자재 공급망 구축과 현지 인지도 제고를 위한 홍보 활동 등 체코 원전 수출을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지난 40여 년간의 지속적인 원전 건설 경험과 긴밀하게 구축된 공급망, '팀 코리아(Team Korea)'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국내는 물론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원전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체코 신규 원전사업에서도 한수원의 역량을 입증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0일에는 체코 신규 원전 건설 예정지인 두코바니의 지자체장 등 지역협의회 일행 7명도 한수원 새울본부를 방문했다. 미로슬라프 크리스탈 두코바니 시장은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과 한수원의 원전 건설 역량에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체코에서 한국형 원전 건설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기술로 만든 수출형 원전 APR-1400이 1년 동안 한 번도 멈추지 않고 무사고 운전을 달성하며 안전성을 입증했다. 한수원에 따르면 APR-1400이 적용된 신고리 3호기가 2016년 12월 준공 이후 389일 동안 단 한 번의 정지 없이 안전운전을 달성하고 올해 초 첫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갔다. 


신고리 3호기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신형 원전으로 기존 100만㎾급 원전에 비해 안전성·경제성·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발전용량은 140만㎾급으로 기존 대비 40% 증가했다. 설계수명은 기존 원전들의 40년보다 50% 늘어난 60년이다. 통상 새롭게 개발된 원전이 안정화되기까지 불시 정지 등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신고리 3호기가 무고장 안전운전을 달성함으로써 한국의 원전 건설·운영 능력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하면서 원전 수출의 추가 동력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신고리 3호기는 유럽에서 설계 인증을 받은 3세대 원전 중 최초로 상업운전에 들어간 모델이다. 이 때문에 APR-1400 원전 도입을 원하는 체코·영국·러시아 등 10여 개 국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지난해 신고리 3호기를 방문해 한국 원전 운영능력과 안전시스템을 배워가기도 했다. 한국이 APR-1400 건설·운영 기술을 확보해 글로벌 원전 시장을 주도할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셈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신규 원전 건설을 계획 중인 23개국, 162기 규모의 원전 시장 진출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는 평가"라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고재만 차장(팀장) / 윤원섭 기자 / 이유섭 기자 / 석민수 기자 / 김인오 기자 / 연규욱 기자]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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