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쇄신'...건설사 올 주총 키워드
'경영 쇄신'...건설사 올 주총 키워드
이달 하순 대형사 주총 릴레이
인재영입 통한 경영 쇄신이 핵심
삼성물산, 의장·대표이사 분리
GS건설, 참여정부 인사 선임 이슈 등
국내 주요 상장 건설사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도래했다. 건설사의 올해 주총 키워드는 인재 영입을 통한 '경영쇄신'이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제고 등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와 보조를 맞추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부에선 정관변경을 통한 사업다각화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5일까지 삼성물산,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GS건설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정기주주총회 소집공고를 게재했다.
삼성물산의 정기주총 예정일은 오는 22일이다. 주요 안건은 이현수, 윤창현, 필립 코쉐(Philippe Cochet) 사외이사와 최치훈, 이영호, 고정석, 정금용 사내이사 선임의 건 등이다.
삼성물산은 이번 주총에서 처음으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를 시도한다. 대표와 이사회 의장의 겸직이 기업 투명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사회 의장은 지난 4년간 대표와 건설부문장을 역임한 최치훈 사장이 맡을 예정이다. 필립 코쉐 전 제네럴일렉트릭(GE) 최고생산책임자(CPO)가 이번에 외국인 최초 사외이사로 합류하게 된 것도 전문성과 다양성, 투명성 확보를 통한 경영쇄신의 일환이라는 게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GS건설은 오는 23일 주총을 연다. 부의된 주요 안건은 정상명, 한재훈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의 건 등이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정상명 전 검찰총장(현 정상명법률사무소 변호사)이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된다는 것이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검찰총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검찰총장 퇴임 이후 STX중공업과 대신증권, 효성 등에서 사외이사를 두루 경험했다. 특히 효성은 지난해 9월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하며 이사회 산하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했는데 정 전 총장이 대표위원을 맡은 바 있다. 정 전 총장은 GS건설에서도 기업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GS건설은 또 정관변경을 통해 사업목적으로 '소방시설설계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도 오는 23일 주총을 개최한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안건은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말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HDC)와 사업회사(HDC현대산업개발)로 인적분할하는 지주사 체제 전환안을 의결했다. HDC는 자회사 관리와 부동산임대사업 등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주력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은 주택ㆍ건축ㆍ인프라 등에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는 의도에서다. 이번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5월1일부로 정식 분할될 예정이다.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이방주 JR투자운용 회장의 사외이사 영입도 눈에 띈다. 금융통인 신 전 위원장과 부동산 투자 전문가인 이 회장의 시너지를 통해 부동산 금융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초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를 인수하는 등 종합부동산회사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대림산업의 주총일은 오는 22일이다. 주요 의안으로 이사와 감사위원 선임의 건을 올렸지만 후보자 선정이 아직 완료되지 않아 명단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와 관련된 조사를 받았다. 지난 1월 그룹 차원의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정관변경을 거쳐 내부 거래를 점검ㆍ감시하는 내부거래위원회를 이사회 내 위원회로 공식화한다는 내용이 쇄신안에 담겼다. 따라서 이번 주총에서도 이와 관련된 인물과 정관변경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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