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주, 마크롱·푸틴·시진핑 모두 뛰어다니는데…한국은?


원전 수주, 마크롱·푸틴·시진핑 모두 뛰어다니는데…한국은?

사우디·체코 수출 가능성은


"이젠 대통령이 나가서 세일즈 하는 시대"

청와대 못 나서면 총리실 TF라도 만들어야

한국 원전 경쟁력 중국 일본보다 앞서

탈원전 정책, 수주에 치명적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달 14일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경제협력사업 점검회의’에서 “올해 말까지 사우디 원자력발전소 수주를 위해 국가적 역량을 총결집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UAE 바라카 원전 1호기 모습/Gulf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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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장관은 “산업부 내에 사우디 원전 수주 지원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원전 수주는 원전의 경제성·기술적 안정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이달 23~26일 UAE를 방문, 우리나라의 첫 해외 원전수출 사업인 바카라 원전 건설·운영준비 현황을 점검하고,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행정청 장관을 비롯해 UAE 연방·아부다비 정부 고위급 인사를 만나 원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중국·러시아·프랑스·미국 등이 올해 사우디·체코 등의 원전 사업 수주를 놓고 격돌한다. 지난해 말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은 한국전력 (33,500원▼ 300 -0.89%)공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중국이 설욕을 노리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가 고사 위기에 놓인 자국 원자력 산업 보호를 위해 원전 수출을 추진하는 등 만만치 않은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오른쪽)이 2014년 11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블룸버그




마크롱·푸틴·시진핑 원전 수주 위해 직접 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올 1월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100억유로(약 13조2000억원) 규모의 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짓는데 합의했다.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프랑스 국영 원자력 회사인 아레바는 중국 국가에너지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해 말 탈원전 정책에 제동을 건 마크롱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셈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말 공영방송 프랑스2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의 탈원전을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며 “프랑스와 유럽, 국제사회의 최우선 해결 과제는 이산화탄소 배출과 지구온난화다. 원전은 탄소 배출에서 자유로운 에너지원”이라고 했다.


원전 수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사우디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을 러시아로 초청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미국의 대표적 중동 우방 국가인 사우디 국왕이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건 처음이었다.


사우디 영문 일간 아랍뉴스는 “지난해 10월 살만 국왕이 푸틴 대통령을 만났을때 민간 핵 협력 프로그램에 합의했다”면서 “러시아 국영 회사인 로스아톰이 원자력 발전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중소형 원자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사우디는 올 1월 2.2기가와트(GW) 또는 3.3GW 원전 2기를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규모가 200억달러(21조3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초기 수주가 향후 수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시진핑 주석은 2016년 중국-체코 수교 이후 67년 만에 중국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체코를 찾았다. 시 주석의 체코 방문은 당초 체코 원전 시장을 놓고 경쟁했던 한국, 미국, 프랑스, 러시아 외에 중국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원자력공학)는 “과거엔 원자로만 좋아도 팔렸는데 이젠 대통령이 나가서 세일즈 하는 시대”라며 “중국, 러시아가 원전 시장에서 약진하는 것은 각국 정상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앞줄 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24일 UAE 바라카 원전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청와대 못 나서면 총리실 TF라도 만들어야

한국은 원전 건설에서 예산과 적기 준공 능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 세계 600개 원전의 평균 건설 기간은 82.5개월이지만 한국이 짓는 UAE 원전은 54개월에 불과하다. 건설 단가도 kW당 1556달러로 러시아(2993달러)나 중국(1763달러)보다 낮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탈원전 기조가 고개를 들었고, 범부처 차원의 협력이 필요한 원전 수주전에서 산업통상자원부만이 활동에 나서고 있다.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현재 공석이다. 


정동욱 중앙대 교수(에너지시스템공학부)는 “원전 사업은 발전소 건설부터 송배전 시설, 통신 인프라, 교육 등 패키지 딜(계약)”이라며 “청와대가 나서지 못하면 국무총리실에라도 TF를 두고 다른 국가와 협력·공동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정범진 교수는 “중국은 자국에 대규모 원전을 짓고 있고 해외 수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기술력 문제로 신뢰가 부족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7/2018022701200.html#csidxbb688e5c9a7aef48a958e80469ae5c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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