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건설사들, 동남아 해외수주 올인


위기의 건설사들, 동남아 해외수주 올인


동남아 국가 수주액 15억7000만달러

전년대비 2.7배 증가

까다로운 전통 수주 텃밭 중동 지역보다 선호

유가 상승 리스크 등 안정적


  국내 주택경기 위축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등 위기에 직면한 건설사들이 해외건설 수주를 통한 먹거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건설‧포스코건설이 올초에 수주한 1조 8천억원 규모 베트남 롱손 석유화학단지 플랜트 공사 위치도

/ Kênh Du Lị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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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은 특히 최근 몇년사이 전통의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보다 동남아시아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상대적으로 유가 상승 리스크 등으로부터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굴지의 국내 건설사들이 올해 해외수주 타깃으로 동남아를 점찍을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21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현재 기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에서 올린 수주액은 약 15억7000만달러다. 이는 약 5억8000만달러를 기록한 작년 같은 기간 보다 2.7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실제로 연초부터 ▲SK건설‧포스코건설 베트남 롱손 석유화학단지 플랜트 공사 54억달러 ▲현대엔지니어링 말레이시아 멜라카 정유공장 설비건설 공사 3억5000만달러 ▲대우건설 필리핀 할루어강댐 건설 공사 1억9300만달러 등 동남아 지역에서 잇단 수주 낭보가 전해졌다. 


하지만 동남아 지역의 해외수주는 중동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사 규모가 작다는 단점이 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건의 공사를 수주하고 7억5000만달러의 수주액을 올렸다. 반면 베트남에서는 16건의 수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주액은 5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저유가 기조뿐만 아니라 중동 지역은 발주 자체가 거의 없다 보니 국내 기업들이 동남아 지역에 집중한 결과 현재와 같은 성과가 났다”며 “동남아 지역 발주를 강화하는 것은 최근 들어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남아 지역의 경우 기본적으로 수요는 많지만 정부 재정이 한계가 있다 보니 100억달러나 50억달러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생기더라도 공종별로 잘게 쪼개서 발주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9일 현대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이 오만에서 각각 1조1000억원, 1조500억원의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는 등 낭보가 잇따르자 해외건설 부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해외건설 수주에 자신감을 갖기엔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이란에서 대림산업이 2조2000억원, SK건설이 4조1000억원 등의 수주고를 올렸지만, 연간 총 수주액은 290억599만달러에 그치며 결국 300억달러 문턱을 넘지 못 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이 예전과는 달리 몇 단계에 걸쳐 수익성을 면밀히 살펴본 후 선별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수주 규모 자체가 많이 줄었다”며 “중동에서는 유럽 업체들이 점령하고 있고, 토목‧건축 공사는 가격경쟁력이 좋은 중국이나 터키 업체 등에서 다 가져가는 등 수주 경쟁도 상당히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데일리안 = 이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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