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기 40·50대의 건강 관리는?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기 40·50대의 건강 관리는?


각종 질환에 노출되는 시기

돌연사 위험 높아

꾸준한 운동+ 올바른 식생활 습관 가장 중요


  40·50대는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기다. 가정에서는 중·고교 또는 대학생의 자녀를 부양해야 하고, 회사에서는 중간간부 또는 임원으로 일에 파묻혀 살게 된다. 시간에 쫓겨 생활하는 시기인 만큼 건강관리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특히 40·50대는 각종 질환에 노출되는 시기로 돌연사할 위험이 높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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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40·50대 때 꾸준한 운동과 함께 올바른 식생활 습관을 갖게 되면 100세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있다.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노화는 40대부터 진행되며 상당수 사람들이 고혈압, 당뇨병, 혈관질환 위험에 노출되기 시작한다"면서 "잘못된 식생활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암, 치매, 심뇌혈관의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김종인 원광대 장수과학연구소장(보건복지학부 교수)은 "40·50대 과음 및 흡연, 운동하지 않는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65~75세에 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이 급격히 발생해 일부는 사망하고, 일부는 병을 나아서 80~90세까지 산다"면서 "젊은 시절부터 어떻게 살아왔는지 모르지만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술과 담배를 끊고, 영양관리에 신경을 쓰고, 매일 최소 30분 이상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00세로 가는 길에서 복병으로 만나는 암, 치매, 각종 질환은 40·50대부터 싹튼다. 노인성 반점, 즉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치매(인지증)는 평균 50세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5~20년 정도 지나면서 비정상적으로 쌓인 베타 아밀로이드의 양은 일정량에 다다르지만, 아직 우리가 소위 말하는 노망과 같은 치매의 문제 증상을 일으킬 정도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치매 발병 직전이라는 얘기다. 만약 이 상태를 계속 방치하면 노인성 반점은 점점 커져 대뇌피질 전체로 퍼지며 뇌를 장악해 가다가 어느 날 결국 한계에 다다르게 된다. 




일본 대뇌 생리학자 마쓰바라 에이타 박사('치매의 싹을 뽑아내라' 저자)는 "치매는 2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며 처음 15년은 체감 증상이 전혀 없고 검사를 해도 이상 소견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며 "그러나 피부로 체감하지 못했지만 뇌에서 격렬한 변화를 거듭한 증상이 후반 5년 들어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60대 후반 및 70대 들어 발병한 치매는 40·50대에 이미 진행이 시작됐다는 얘기다. 


치매를 예방하는 지름길은 무엇보다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뇌 건강에는 원활한 혈액순환, 뇌내 포도당 및 충분한 산소 공급 등 3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뇌에 필요한 모든 연료, 즉 에너지는 모두 혈관을 통해 운반된다. 혈액순환이 나쁜 뇌는 곧 혈액순환이 부족한 뇌가 된다. 필요한 영양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뇌에는 치매가 성큼 다가올 수밖에 없다. 


뇌의 주요 에너지는 포도당이다. 이런 점에서 아침식사를 굶지 말고 항상 챙겨 먹어야 한다. 또 치매를 예방하려면 뇌를 많이 써야 한다. 뇌를 쓰지 않으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4배이상 증가한다. 책이나 신문 읽기, 바둑, 장기, 고스톱 등 좋아하는 대뇌 활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나덕렬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뇌에 좋은 10가지 습관으로 △외국어 공부 △꿈과 목표 갖기 △작은 일을 반드시 마무리한다(집에서든 회사든 작은 일은 꼭 마침) △선공부 후놀이 규칙을 지킨다(즐거운 여행을 갈 경우 그 전에 밀린 일, 숙제를 반드시 마무리) △남의 답을 보기 전에 내 답부터 찾자 △짧은 시간이나마 운동을 매일 반복 △뒤쪽 뇌를 자주 닫아라(명상, 사색, 기도 등 도움) △위아래 방식으로 살아라(돈, 자동차, 집이 없어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 △사람을 소중히 여겨라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돼라(절제, 조절, 인내는 전두엽에서 나온다) 등을 권장한다. 


40·50대는 최소한 한 번 이상은 뇌 MRI(자기공명영상)와 심장 CT를 반드시 찍어보고 예방을 해야 한다. 뇌졸중 원인 가운데 옛날에는 뇌출혈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 비만에 따른 뇌경색 환자들이 늘고 있다. 뇌졸중 못지않은 뇌 속의 시한폭탄은 뇌동맥류이다. 증상이 없어도 예방적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는 주장과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지만 뇌 MRI나 CT를 찍어보고 본인의 상태를 알고 있어야 한다. 


뇌혈관에 문제가 있으면 심장혈관도 한 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다. 좁아진 심장혈관 치료는 일반적으로 약물치료, 관상동맥우회술,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 중 하나 또는 병행해 이뤄진다.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는 고혈압, 당뇨, 고령, 흡연, 가족력 등이며 비만, 고열량의 고지방식, 운동 부족 등의 생활 습관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을 예방하려면 금연, 절주, 꾸준한 운동과 함께 짜거나 탄 음식 먹지 않기, 채소와 과일을 충분하게 먹고 균형 잡힌 식사, 적정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운동할 여력이 없는 40·50대는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자주 걷고, 점심시간에는 짬을 내어 회사 주변을 산책하거나 계단을 이용해 움직이는 게 좋다. 잦은 술자리는 피할 수 없다면 음주 전에 식사를 충분히 하거나 물을 섞어 알코올 농도를 희석시켜 마시는 게 바람직하다. 40·50대는 근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일본 근육운동 전문의로 손꼽히는 다케우치 마사노리 박사는 "근육 양은 30세쯤 정점에 달하고 40세 이후 해마다 1%씩 감소해 평균 수명에 해당하는 80세가 되면 절반으로 줄어든다"며 "활기차고 건강한 노년을 보내려면 늦어도 40대부터 근육운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근육은 우리 몸무게의 절반을 차지하며 체온의 40% 이상을 생산한다. 근육의 움직임이 부족하면 체온이 내려가 각종 질환을 초래한다. 체온이 낮아지면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을 비롯해 당이 충분히 연소되지 않고 그로 인해 생긴 잉여물이 고지혈증과 당뇨병(고혈당)까지 초래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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