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반의 건설기술 혁신 1


디지털 기반의 건설기술 혁신 1

중앙대학교 심창수 교수


  글로벌 컨설팅 그룹 McKinsey의 2016년 생산성에 관련된 보고서에서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공기는 원래 계획된 것에 비해서 평균 20% 공사비는 80%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건설 부문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1%도 되지 않아 자동차 산업 등의 연구개발비 비중 3~5%와 비교되는 수준이다.



실제로 과거와 달리 인프라를 건설하기 위한 제반 여건들은 더 복잡해지고 있는데 기술 개발은 저조하고 관련 인력의 전문성도 퇴보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건설부문의 주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사항을 W(water), E(energy), F(food), T(transportaion), H(housing) 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이 기반시설이 상호 연계되고 노후화된 시설과 첨단 시설이 공존하는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인프라 고령화가 국가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극복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건설 분야에는 새로운 기회와 시장으로 다가오게 될 전망이다. 2013년 현대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운송 인프라 중에서는 철도 인프라의 고령화가 심각하며 수자원 시설과 산업단지 인프라 노후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앞서 정의한 WEFTH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시스템으로 개별 인프라의 노후화가 전체 시스템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 혁신을 통한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미국이 MAP-21 법안을 통해 교통 인프라의 유지관리에 막대한 예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예와 일본이 전략적 혁신 진흥 프로그램(SIP, Strategic Innovation Promotion Program)에서 인프라의 유지관리, 재생 및 관리에 대한 새로운 기술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


현재 세계적으로 각 분야에서 디지털 기반의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건설 분야는 아직 이에 대한 대응이 취약하지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향후 건설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이와 관련하여 매킨지는 2016년 “Imaginging construction’s digital future” 보고서에서 5가지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본 고에서는 High-definition surveying and geolocation, next-generation 5D BIM, digital collaboration and mobility, the internet of things and advanced analytics, future-proof design and construction 등 5가지 트렌드를 하나씩 소개하고자 한다.


5가지의 디지털 건설 트렌드(매킨지, 2016)

 

첫 번째로 ‘High-definition surveying and geolocation’ 트렌드에 대해서 설명 하고자 한다. 최근 드론 스캐닝이나 영상 기술 기반의 기술 적용이 건설산업에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 공간정보와 관련한 활발한 연구개발과 국가적인 사업들을 수행해왔듯이 전 세계적으로 공간 정보를 정보의 플랫폼으로 삼아 이를 활용한 다양한 기술적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건설 분야에서는 초기 계획단계에서의 조사 및 기획 업무 방법론의 획기적인 전환이 가능해지는 토대가 구축되고 있다. 드론을 이용한 가상 현장 모델 구축이 최근에 광범위하게 시도되고 정착되고 있는 것은 놀랄만한 변화이다.


건설 프로젝트의 규모가 클수록 초기 조사의 정확성과 계획 단계의 의사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3차원 스캐닝을 통한 조사와 3차원 모델 구축은 지상뿐 아니라 지중 시설물 등 기존 시설물을 모두 포함하는 현장 여건을 구현할 수 있고 이를 통해서 계획을 수립하는 엔지니어는 정확한 정보에 기반해서 시설물의 설계와 시공 계획, 견적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정밀한 3차원 현황 모델링에 기반한 프로젝트 계획과 설계는 현지 여건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가능하게 하고 향후 발생할 리스크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또한 시공 중에도 공정관리, 공사관리, 안전관리에 사용될 수 있고 최종적으로 유지관리 단계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고가의 레이저 스캐너를 대체하는 영상 기술들이 발전하고 있고 동시공학 측면에서 VR/AR 기술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선진국의 건설 프로젝트뿐 아니라 정보가 부족한 후진국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기존의 계획 단계 실무를 대체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next-generation 5D BIM”을 살펴보자. 다차원은 여러 가지 형태로 정의될 수 있지만 공간적인 측면에서 3차원 형상을 활용하고 여기에 시간에 대한 정보가 더해지면 4D, 비용에 대한 정보를 추가하면 5D 모델이 된다. 건설분야는 지형과 구조물을 다루기 때문에 3차원 형상의 유용성이 매우 높고 공기와 공사비가 핵심 요소이다. 다차원 기반의 설계와 시공을 할 수 있다는 의미는 건설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하나로 통합해서 관리하고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 프로젝트의 특징은 몇 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불확실성, 유일성, 대규모, 기술자 의존성 등이 있겠지만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가장 큰 난관일 것이다. 정보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다차원 기술을 도입하게 되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사전 시공 기술 (preconstruction)을 통해서 다양한 측면에서의 리스크를 검토하고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상태의 지형, 기존 시설물 등을 포함한 정밀한 가상 현장은 드론 스캐닝 등을 통해서 수월하게 구축할 수 있다. 정확한 현황 모델에 기반하여 설계 모델을 다차원으로 구축하고 이를 활용하여 간섭검토, 공정계획 및 공기 검토, 자재/장비/인력 운영을 포함한 공사비 검토가 가능하게 된다.


대부분의 해외건설 프로젝트에서 현재 상태의 다양한 여건을 파악할 수 있는 현황 모델링에 기반해서 사전제작(prefabrication)을 통한 사전 시공을 가상으로 수행하여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평가와 대응방안을 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의 대형건설사나 일본의 건설사들이 최근에 5D 기반의 사전시공을 통해 프로젝트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오랜 기간 동안의 협력사 지원과 신뢰가 구축되어야 하고 공급망(Supply Chain)에 대한 정보화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플랜트 분야에서 자재 공급사가 제공하는 실시간 견적을 시스템적으로 반영해서 설계를 수행하고 전체적인 견적과 공기를 산출할 수 있는 체계가 활용되는 것이 좋은 예이다.


대부분의 해외건설에서 핵심적인 리스크는 건설 공기가 예상보다 늦춰지는 것이다. 인력, 자재, 장비의 공급체계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승인이나 검수 과정에서 품질문제나 안전사고가 생기는 등 다양한 리스크가 상존하다. 이를 사전에 최대한 검토해서 최소화하기 위해서 사전시공 기술을 활용한다. 최근에는 공기가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인력의 동선까지 반영한 공정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사례도 있다. 장비 배치나 자재나 구조물 운반 경로, 적재 장소 등을 실제와 동일한 조건에서 가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기술적인 토대가 갖춰져 있다. 이를 통해 시간에 따른 공정 간의 간섭 문제 등을 미리 해결할 수 있고 장비의 활용도를 높이고 인력이나 자재 수급의 계획을 좀 더 체계화할 수 있다.


5D 기반의 설계나 건설 시스템을 기업이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초기 비용이 상당히 소요될 수 있다. 전략 상품군이 있고 사전 제작과 실행견적에 필요한 정보가 잘 갖춰져 있는 경우에는 활용도가 높은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프로젝트 견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실제 일을 수행하는 협력업체의 역할이다. 상호간의 신뢰가 전제되고 정보교환의 체계가 일치하면 거의 실시간 견적이 공종별로 산정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대안 검토가 가능하게 된다.


실제 공사가 시작되면 다양한 이유로 인해서 설계 변경이나 공정이 변화하게 된다.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이러한 부분적인 변화가 영향을 미치는 요소 들간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들도 있다. 프로젝트 계획단계나 설계단계에서 구축된 다차원 시스템은 이러한 현장 여건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하고 참여자들 사이에 실시간 정보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CDE(Common Data Environment)의 핵심 컨텐츠가 될 수 있다. 3차원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기술자나 참여자를 위해서는 모바일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전자문서를 제공하여 필요한 사항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지원팀이 필요하다. 3차원 PDF를 통한 도면이나 작업지시서가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이후 3가지 기술적 변화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설명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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