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들 연이은 지진 피해에 내진 설계 강화


롯데타워는 진도 9.0 버텨

건축물 내진 설계에 투자 확대


  지난해 경주 지진을 전후해 우리나라도 지진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위기감이 확산하면서 국내 건설사들도 건축물 내진 설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진도 9.0 버티게 설계된 롯데타워 출처 signielresidenc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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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설되는 신축 아파트나 빌딩, 원자력발전소, 교량 등 주요 건축물이나 사회기반시설(SOC)에는 내진 설계가 상당수 적용돼 있지만 이번 포항 지진을 계기로 내진 성능을 더욱 강화할 분위기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내진(지진에 견딜 수 있는 구조물의 내구성 강화)은 물론 면진(구조물과 지반을 분리해 구조물로 전달되는 지진력을 감소시키는 설계), 제진(제진장치를 설치해 구조물이 부담해야 하는 지진력을 감소시키는 설계) 등 지진에 대비한 기술을 원전은 물론 교량, 건축물 등에 적용하고 있다. 


일반 빌딩이나 아파트의 경우 건축법 시행령과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라 규모 6.0, 진도 7~8의 지진에 대비하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최근까지 지어진 신축 아파트의 경우 규모 6.0 이상, 진도 7~8을 견디는 내진 설계를 적용한 곳이 대부분이다.


삼성물산 '래미안' 아파트는 건축법 시행령에 따라 리히터 규모 6.0, 진도 7~8에 견디도록 설계하고 시공하고 있다. 


특히 일반 지반이 아닌 연약 지반의 경우 지반 강화, 기둥, 벽체 보강과 함께 벽체 끝 부분에 철근을 집중 배치해 지진에 대한 대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건설도 회사가 설계한 아파트는 국토부가 제정한 건축구조 기준에 따라 규모 6.2~6.6의 지진에 견디도록 설계돼 있다고 밝혔다.


규모 6.6의 지진은 지난 15일 발생한 규모 5.4의 포항 지진의 63배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가진 지진이다. 


GS건설은 대규모 지진(7.0)이 오더라도 내진설계가 돼 있는 아파트는 건물이 전도되거나 붕괴돼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초고층 건물에는 진도 8을 넘는 강진을 견딜 수 있는 진화된 보다 설계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123층 높이의 국내 최고층 롯데월드타워가 진도 9.0의 강진에도 버틸 수 있게 설계됐다. 


진도 9는 국내 최대 지진인 경주(규모 5.8)보다 에너지 강도가 300배 강력한 지진이라고 롯데건설은 설명했다. 


롯데월드타워 내부에는 국내 최대 규모 '코어월(건물 중심부에 설치되는 벽)'과 8개의 '메가 컬럼(대형 기둥)'이 설치돼 수직 방향 하중을 지탱한다.


또 첨단 구조물인 '아웃리거'와 '벨트트러스'가 40층마다 설치돼 있어 흔들림을 최소화한다. 




대림산업은 지난 7월 서울 성수동에 공급한 초고층 주상복합단지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에 강화된 내진설계를 적용했다.


49층 높이의 고층 주거단지인 만큼 입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미국 초고층 내진전문구조설계사인 MKA의 컨설팅을 통해 진도 9.0의 강진에도 안전한 내진설계를 확보했다. 


대림산업은 내진 설계뿐 아니라 아파트 단지 별로 지진 감지 센서를 설치하고 지진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아파트별로 지진 측정용 센서를 설치해 지진파를 감지하고 규모에 따라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추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이 적용되면 지진 규모에 따라 자동으로 메인 가스 차단, 펌프 정지, 엘리베이터 통제가 이뤄지며, 세대 내부의 가스 밸브를 차단하고 지진 대응 방송을 실시한다. 


또 스마트홈 앱과도 연동돼 입주민들의 스마트폰으로 추정 진도, 자동 대응 내용, 지진 대응 지침 등을 안내하게 된다. 


이 시스템은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에 적용될 예정이며, 향후 포항과 경주 등 지진 위험에 노출된 지역과 고층 아파트에 적용될 계획이라고 대림산업은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지진이 발생한 경주에 위치한 '경주 현곡 2차 푸르지오' 아파트에 진도 7.5, 리히터 규모 6.5까지 견딜 수 있도록 제진댐퍼를 배치한 내진 설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이 아파트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지진감지 경보시스템'을 배치해 지진에 따른 피해에 대비했다.


'스마트 지진감지 경보시스템'은 단지 내 스마트 지진계를 설치해 지진 발생시 입주민에게 행동요령을 안내하고 홈네트워크에 등록된 휴대폰으로 상황을 전달해주는 시스템이다. 


또한 지진의 강도에 따라 약진과 강진으로 감지해 약진의 경우에는 거실 월패드와 등록된 휴대폰으로 지진상황을 안내하고, 강진의 경우 지진상황을 안내하면서 운행 중인 엘리베이터를 1층으로 비상정지시킨다.


세대 내에서는 가스 누출을 방지하기 위해 가스를 자동으로 차단하고, 각실의 조명을 자동으로 점등하여 피난을 돕는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발생한 경주 지진을 계기로 지난 4월 '롯데캐슬'에 차세대 성능기반 내진설계법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성능기반 내진설계법이란 실제로 발생한 지진 데이터를 상세 해석해 건물 부위별로 안전성 검토를 하는 신개념 설계법이다.


기존 내진설계에서는 확인하지 않았던 건물의 내진 성능을 설계과정에서 직접 확인하므로 현행 내진설계 기준 목표를 더 높은 신뢰도로 달성할 수 있다는 게 롯데건설의 설명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발주처와 조합에서 건축물의 내진 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과거에는 아파트의 인테리어나 조경 등에 관심이 집중됐으나 경주 지진 이후 내진 등급을 국내 건축기준보다 강화할 수 있는지와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문의하는 사례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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