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반복이 두렵다 [황경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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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반복이 두렵다

2017.11.09

일제강점 시 학생 시절을 시작으로 광복된 조국에서 반세기 넘게 “역사는 반복된다”는 교훈을 수없이 베워 왔습니다. 지금 한반도 주변의 움직임이 다시 한 번 이 옛 진리를 상기시켜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마침 오랜 친구 한 사람이 인터넷 유튜브(YouTube)에 ‘태평양전쟁전사(太平洋戰爭全史)가 있으니 꼭 보라는 메일을 보내왔기에, 전에 방송에서 직접 본 적이 있는 일본 공영방송 NHK의 장편 다큐멘터리 일부를 시간을 내어 다시 보았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 대륙에서 전쟁을 계속해 오던 군국주의 일본은 1941면 12월 8일, 선전포고 없이 미국 태평양 군사기지를 기습하여 막대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당시 두 나라는 워싱턴에서 전쟁을 회피하기 위한 고위 회담을 계속 중이었습니다.

일요일 새벽에 기습공격을 받은 미군 기지는 문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되고 막대한 희생을 당했습니다. 미국은 그제서야 선전포고를 하고 그 유명한 “Remember Pearl Harbor!"(진주만을 잊지 말자)의 표어를 앞세워 일본과의 전면전을 시작하고, 4  년 뒤 그때까지 비밀에 부쳤던 원자탄 두 발을 사용하여 일본의 항복을 받아냈습니다.

그러기까지, 두 나라는 수백만의 인명과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원자탄이라는 새로운 가공할 무기 사용으로, 일본의 지방도시 두 곳은 생지옥과 같은 비참한 환경에서 수십만의 일반시민이 군인과 함께 희생되었습니다. 원자탄 피폭의 생존자와 그들의 자손까지가 방사능 피해로 고생하는 인류 역사상 처음 보는 참상을 경험하였습니다.

지금 한반도에는 1941년 당시와 비슷한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은 문자 그대로 일촉즉발(一觸卽發)의 대치 상태에 있습니다. 게다가 두 나라는 서로 핵무기로 상대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자기들의 생존을 위해 핵무기는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럽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 정상과 회담을 한 뒤 중국을 방문하였습니다. 전 세계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에 크게 주목하고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다 같이 예측불능의 성격 소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김정은은 사회주의 국가 독재자입니다. 전 세계 인민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구 13억을 거느린 중국의 시진핑 주석보다 2쳔 만의 가난한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더 위험하고 다루기 힘든 대화 상대일지 모릅니다.

1차세계대전의 쓰라린 경험을 가진 독일이 불과 20여 년 뒤에 2차세계대전을 일으켜 역사가 반복되었습니다. ‘1억 총탄환’이란 슬로건으로 국민을 오도하여 태평양전쟁에 돌입한 일본의 역사를 기억하는 국민이 아직도 생존하고 있는 지금, 북한의 김정은은 핵무기 하나를 믿고 미국을 전쟁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패전의 비참한 경험이 가시기도 전에,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을 빌미로 전쟁을 포기하는 전후 헌법을 고칠 국민운동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역사가 반복되는 물결 파장(波長)이 다시는 우리나라 주권 손상에까지 미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 이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입니다. 
이 칼럼을 필자와 자유칼럼그룹의 동의 없이 상업적 매체에 전재하거나, 영리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필자소개

황경춘

일본 주오(中央)대 법과 중퇴
AP통신 서울지국 특파원, 지국장 역임

박대문의 야생초사랑

비누풀(석죽과) Saponaria officinalis L.

개울에 물이 말라 바위가 햇볕에 드러날 때는 
바위에 함유된 석영과 장석이 하얗게 빛나고
개울물이 불어 물속에 잠기면 
투명하고 질감 좋은 백옥이 가라앉은 듯 
곱고 맑게 비치는 백석탄(白石灘) 개울가에서
옥빛처럼 뽀얗고 반지르르하게 윤기 나는 
연분홍 꽃을 만났습니다. 
   
거품장구채라고도 하는 비누풀입니다.
백석탄 바위 곁에 자라다 보니 서로 닮은 것인지,
백석탄 바위들이 비누풀로 잘 닦여진 것인지,
뽀얀 바위와 냇가의 비누풀이 한데 어울려 있었습니다.
   
하얀 비단 폭을 살포시 깔아 놓은 듯
굽이굽이 물길 따라 펼쳐진 하얀 바위 여울.
이모저모 다양한 형태의 만물상을 빚어낸 곳,
길고 긴 세월 동안 물살과 모래에 씻겨 깎인
곱고 반들반들한 포트홀(Porthole)이 
군데군데 곰상스럽게 파여 있고 
하얀 바위가 그림처럼 펼쳐진 곳.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청송군 백석탄 계곡에서 만난 비누풀입니다.
   
비누풀은 뿌리를 잘라서 물에 흔들면 
사포나린(saponarin)을 함유한 식물의 즙액이 
비누처럼 거품을 일으켜 붙여진 이름입니다.
  
유럽, 서아시아가 원산지로 알려진 귀화식물인데
전국에 널리 퍼져 물기 많은 곳에 잘 자랍니다.
뿌리줄기는 흰색이고 굵고 
잎은 버들잎 모양으로 두 개씩 마주납니다.
줄기 끝에 연분홍색 또는 흰색의 꽃들이 모여 핍니다. 
사포닌(saponin) 성분이 거담(祛痰) 작용을 하여
기침, 가래에 약용으로 쓰기도 합니다.

(2017. 10월 청송군 백석탄에서) 

필자소개

박대문

환경부에서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과장, 국장, 청와대 환경비서관을 역임했다. 우리꽃 자생지 탐사와 사진 촬영을 취미로 삼고 있으며, 시집 『꽃벌판 저 너머로』, 『꽃 사진 한 장』, 『꽃 따라 구름 따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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