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19억 달러 규모 이란 박티아리댐(Bakhtiari dam) 내년 이후로 연기..."수주 적신호"


핵합의안 폐기 등 미국과 갈등

이란 인프라시장 다시 얼어붙어

가계약한 사업 연내 본계약 어려울 듯


   대림산업이 연내 본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한 19억 달러 규모의 이란 박티아리 댐 공사가 내년 이후로 미뤄지면서 이란발 수주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란 박티아리 수력발전소(Bakhtiari dam project) 계획 출처 sepasad.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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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이란이 핵합의안(JCPOA) 폐기 등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활성화되던 이란 인프라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다. 이로 인해 대림산업이 연내 수주를 목표로 했던 박티아리 수력발전소 댐 공사도 사실상 연내 수주가 불가능해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애초에 적극적이던 이란 수력개발공사(IWPC)의 태도가 달라졌다”며 “대림산업 측에 확답을 주지 않는 상태라 연내 수주가 불가능하다, 내년 이후에도 구체적인 수주 시점은 예측이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지난 3월 이란 이스파한 정유공장(20억 달러)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박티아리 수력발전 댐(19억 달러) △이스파한~아와즈 철도신설 공사(53억 달러) △사우스파 LNG 플랜트 (35억 달러) △NGL-2300 천연가스 정제시설(9억 달러) △베헤쉬트 아바드 댐 및 도수로(27억 달러) △아살루에 폴리프로필렌 공장(35억 달러) △바프 가스복합 발전소(4억 달러) 등 6건(157억 달러)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했다. 이 가운데 박티아리 수력발전 댐 공사는 수주가 가장 유력한 현장으로 꼽혔다.




특히 이곳은 이란 발주처가 대림산업의 공사 참여를 적극적으로 요구한 곳이다. 앞서 대림산업은 차하마할 박티아리 주의 카로운 강에 2001년 카룬 댐을 완공해 이란 발주처에 상당한 신뢰를 심어주었다. 카룬댐은 국내 최대 댐인 소양강댐의 10배 크기에 달하는 전력용량 200만KW 규모로 당시 이란 사상 최대 토목공사였다. 대림산업은 박티아리 댐 수주의 기세를 이어 가계약 상태인 아와즈 철도신설 공사도 내년 안에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었다.


이란 건설시장은 수주가뭄에 시달리는 대림산업이 믿는 보루이기도 하다. 대림산업은 해외건설 부문의 실적 회복과 주택사업 성과로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신규 수주는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해 신규 수주 목표 13조원에서 10조4000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면 현재는 4조8360억원을 수주해 올해 신규 수주 목표인 9조9500억원의 절반도 못 채웠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올해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3분기까지 해외수주액은 1조원에 못 미친다”며 “현재 대림산업이 입찰 중이거나 예정인 해외수주목록의 75%가 이란에 있다보니 당분간 해외수주 성과는 전적으로 이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란발 수주 지연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사우디아리비아의 실세인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 왕세자는 현지시간 7일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과 전화통화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한 예멘 반군 뒤엔 이란이 있다고 언급하며 “이란이 직접 공격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강경한 입장으로 양국간 갈등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 왕세자를 지지하고 있어 이란의 인프라 시장 개방이 쉽지 않아졌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심해지는 상태에서 대림이 얼마나 이란 프로젝트의 계약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황의중 기자 hej80@asiatoday.co.kr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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