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발주하나?"...탈원전 속 사우디 원전 짓겠다는 정부


백운규 장관, 사우디 원전 관련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


하지만 정부가 24일 발표한 에너지전환 로드맵

차질 없는 탈원전 정책 추진


원전업계 관계자 

"에너지 정책이라는 게 국내·해외용이 따로 있지 있다"


    정부가 탈원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해외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원전업계에서는 국내에서는 더이상 못 짓게 하면서 해외로 원전을 수출하겠다는 게 과연 잘 이뤄질 수 있을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재개와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에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 장관은 26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한-사우디 VISION 2030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한 이후 취재진에게 이같이 분명히 말했다.  


사우디는 국가 원자력에너지 사업으로 2030년까지 2.8기가와트(GW) 규모의 원전 2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소형원자로 개발과 원전 산업 육성, 원전 규제체계 정비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는 아직 공식 입찰공고를 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정부의 '엇박자 정책'이다. 정부가 24일 발표한 에너지전환 로드맵에서 밝혔듯 핵심은 차질 없는 탈원전 정책 추진이다. 신고리 5·6호기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공사를 재개했지만 신규 원전 6기의 백지화와 노후 원전 14기의 수명 연장 금지는 단계적으로 실시된다.

국내 총 원전은 2017년 24기에서 2022년 28기, 2031년 18기, 2038년 14기 등으로 단계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신고리 5·6호기를 포함한 신규 원전 5기가 완공되고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면 2022년 총 28기의 원전이 가동된다. 이후 수명이 끝나는 원전을 연장하지 않고 차례로 폐쇄하면 2038년 총 14기가 남게 되는 것이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정책이라는 게 국내·해외용이 따로 있지 있다"면서 "특히 원전 산업의 경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국 내 정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어느 나라가 발주할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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