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물류센터 건설현장 옹벽 붕괴사고 원인 분석


옹벽아닌 가시설 붕괴

토류 가시설 제거하다 무너져


  23일 오전 10시 30분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한 물류센터 건설현장에서 절취면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했다.

 

용인 물류센터 건설현장 옹벽 붕괴사고 모습.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했다. 출처 경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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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사고가 난 현장은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양지 SLC 물류센터로 산지를 깍아 지하4층 지상5층짜리 물류센터를 짓는 공사다. 


이날 붕괴된 부분은 높이의 20m 길이 80m구간의 절취면이다. 절취면 붕괴로 쏟아진 토사에 의해 절취면 앞에 설치되 있던 벽체와 건물의 일부분이 부서져 흙더미에 묻혔다.

 

절취면이 붕괴될 당시 작업자들은 흙막이 가시설을 제거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노동부 안전보건공단, 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가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언론을 통해 사고 현장의 상황을 접한 엔지니어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사고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옹벽이 무너졌다고 했지만 엔지니어들은 옹벽이 아닌 가시설로 막아놓은 절취면이 무너진 것이고 옹벽의 벽체처럼 보이는 것은 물류창고 건물의 벽체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엔지니어들이 의아해 하는 것은 붕괴당시 작업자들이 하고 있던 작업내용이다. 여러 언론에서 붕괴당시 작업자들이 '되메우기 및 가시설 철거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인터뷰한 내용이 보도되었는데, 엔지니어들은 가시설을 철거할 시점이 아닌데 왜 가시설을 철거했는지 의아해 하고 있다.

 

 "A" 토목구조기술사는 "무너진 부분을 보면 어스앵커도 보이고 벽체 뒤쪽으로 토류가시설이  보이는 걸로 봐서 무너진 구조물은 옹벽이 아닌 것 같다"면서 "철근콘크리트 옹벽을 20m 높이로 계획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이 공법은 토류가시설을 이용하여 흙을 절취하고 건물을 시공하는 공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공개념도. 토류가시설로 흙을 막고 건물을 만든 후 되메우기를 

하면서 토류가시설을 제거한다.

 

"A"기술사는 덧붙여 "건물벽체는 작업공간 확보를 위해 토류가시설과 약 1m 떨어지게 시공을 하고 건물벽체가 완공되면 1m공간을 되메우기하면서 가시설을 제거하는 것이 일반적인 시공순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A"기술사는 "정확한 것을 사진만으로 파악하기 힘들지만을 사진상으로 봐서는 현재 상태는 흙을 막고 있는 가시설을 제거할 단계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벽체만 완성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벽체를 지지할 건물의 보나 슬래브가 튼튼하게 만들어져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기술사의 말은 가설구조물이 흙을 막고 있는 상태에서 가설구조물을 제거하면 당연히 흙이 무너지기 때문에 가설구조물을 제거하려면 벽체가 대신 흙을 막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높이 20m의 벽체는 스스로 흙을 막을 수 없고 건물의 슬래브나 보가 튼튼하게 벽체를 벼텨줘야 한다는 것이다.

 

"A"기술사는 "보통은 구조물이 완성되고 되메우기와 가설구조물 철거를 하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철거를 먼저 한 것 같다"면서 "순서를 착각했을 수도 있고 벽체를 지탱해주는 슬라브나 보가 있었지만 토압을 충분하게 버텨주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서 "절취면 붕괴사고는 철취면이 많이 발생되는 공공 토목공사에서보다 민간 건축 현장에서 훨씬 많이 발생한다"면서 "계획할 때부터 용지를 줄이기 위해서 절취면 계획을 무리하게 하는 경우가 많고 시공시에도 토목기술자 없이 감리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3월에는 김해 산업단지 보강토옹벽 붕괴로 2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당했고, 2015년 2월에는 광주광역시 한 아파트단지 옹벽이 무너져 차량 수십대가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다행이 인명피해는 없었다. 2014년 9월에는 창원 창곡산단에서 옹벽이 붕괴되면서 무너진 토사가 공장을 덮쳐 2명이 부상했다.

기술인 신문 / 정진경 기자 ( jungjk@gisulin.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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