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들, 박원순 시장 3선 거부 움직임 '확산'

카테고리 없음|2017. 9. 25. 14:11


속 ‘부글부글’

18일 공무원 또 극단적 선택 

“외부인사만 중용 조직 무너져” 

“인사 대탕평 필요” 목소리도


   서울시 공무원 사이에서 시장 3선 도전을 사실상 굳힌 것으로 알려진 박원순(사진) 서울시장에 대한 거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시장이 3선 도전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탕평 인사 등으로 내부 조직을 먼저 추슬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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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8일 서울시청 예산담당관 소속 7급 공무원 A(28) 씨가 격무를 호소하며 자택에서 투신자살한 이후 서울시공무원노조는 19일과 21일 두 차례 성명서를 내고 “박 시장이 아직 흔한 애도 글도 올리지 않고 있다”며 “직원 고충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시민단체 출신으로 공무원 조직을 모르는 박 시장과 측근들이 시에 와서 행하는 전횡을 비판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청의 한 간부는 “공무원을 신뢰하지 않고 측근과 민간 전문가에 의존한 결과, 인사 시스템이 무너져 불행한 일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원 자살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누적된 박 시장에 대한 비판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박 시장은 20일 자살 공무원의 유족들을 면담·위로했고, 같은 날 오후 시청 다목적홀에서 4급 이상 간부 공무원 300여 명을 소집해 향후 개선점 등을 논의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공무원들의 반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많은 공무원은 박 시장을 보좌하고 있는 시민단체 출신 정무직 인사들을 ‘6층 사람들’ ‘비선 실세’라고 부르며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시장 재임 기간 요직을 거친 일부 고위 간부들도 ‘부역자’로 낙인 찍혀 내부 비판에 직면하는 등 시청 조직이 분열될 조짐마저 감지되고 있다. 


시청 또 다른 간부는 “많은 직원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데 시장은 선거운동만 하고 다닌다”고 지적했다. 시청 내에서는 박 시장이 국가정보원의 ‘박원순 제압 문건’을 문제 삼아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고소한 것과 관련, 내년 더불어민주당 시장 경선을 대비해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을 겨냥한 정치적 제스처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한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강석호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박 시장 재임 기간인 2012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자살한 서울시 공무원은 7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투신한 A 씨를 비롯, 20대 보건연구사부터 50대 행정직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공무원들의 ‘극단적 선택’이 2013년을 제외한 매년 이어지고 있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박 시장이 지난 6년 시정을 통해 서울시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많은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런 개혁 과정에서 소외된 시청 공무원을 다독이고, 조직을 재정비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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