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탈화전, 두산중공업 직격탄 수주 목표 조정 불가피


2분기 실적 선방했지만 터빈·발전기 등 생산 차질

올 수주목표 2조 낮춰잡아

2분기 수주잔액도 줄고 주가도 연일 급락세

풍력·가스터빈·원전수출등 新성장동력 마련할지 주목


   문재인정부 출범 후 '탈원전·탈화전' 정책이 추진되면서 두산중공업이 직격탄을 맞고 흔들리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기준 두산그룹 전체 매출의 32%를 차지한다. 


두산중공업의 원전 증기발생기 출하 모습 출처 국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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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엔진을 지배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두산중공업의 손자회사다.

두산중공업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두산중공업은 올 2분기 매출 1조4473억원과 영업이익 6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2분기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선방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2분기 신규 수주도 1조23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겉보기에는 괜찮은 것 같지만 잘 들여다보면 오히려 위기 상황임을 알 수 있다. 3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연간 수주목표를 2조원 이상 하향 조정했다. 두산중공업은 당초 올해 수주목표를 10조6000억원으로 잡았다. 9조534억원이었던 지난해보다 1조5000억원 이상 더 수주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 같은 수주목표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틀어졌다. 새 정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석탄화력발전소 추가 건설도 재검토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원전에 들어가는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터빈, 발전기 등 원전 주기기와 핵연료 취급설비 등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쟁자가 없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에 들어가는 주기기도 두산중공업 작품이다. 화력발전에 들어가는 보일러와 터빈 등 주기기도 두산중공업에서 만든다. 




수주목표만 낮춰 잡은 게 아니다. 수주잔액(일감)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 두산중공업 수주잔액은 20조5000억원이었지만 2분기에는 19조800억원으로 떨어졌다. 2013년과 2014년 15조원대에 머물던 수주잔액과 비교하면 충분하다고 볼 수 있지만 추세가 꺾였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두산중공업은 올해 매출 3000억원, 2018~2019년 매출 각각 7000억원씩의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두산중공업은 풍력, 가스터빈, 원전 수출, 원전 해체 등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 4월 두산중공업은 현대일렉트릭이 보유한 5.5MW급 해상풍력 발전기술을 인수했다. 풍력발전은 국내에서 두산중공업을 따라올 업체가 없지만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가스터빈은 현재 한창 개발 중이다.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 핵심 부품인 가스터빈 원천기술은 GE와 지멘스, MHPS(미쓰비시히타치파워시스템스) 등 세 곳만 보유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원천기술 확보와 사업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지난 2월 5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원전 수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재계 총수 간담회에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해외에서 사업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해외 진출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화답한 바 있다. 다만, 국내에서 더 이상 원전사업을 하지 않는데 수출이 가능하겠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원전 해체는 최근 떠오르는 시장이다.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12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영구정지에 들어간 고리1호기 해체 작업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고리1호기 해체 작업은 2022년부터 시작된다. 매출이 생기기까지 5년이나 남았다. 완전 해체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라는 점도 부담이다. 당장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두산중공업 주가는 사업 전망에 대한 우려로 바닥을 치고 있다. 이날 두산중공업 주가는 전날보다 8.76% 하락한 1만87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두산중공업 주가가 2만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6월 27일(1만9950원) 이후 214일 만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석탄화력과 베트남 응이손, 인도 자와하르프 사업 등 착공이 지연되면서 발전 부문 매출이 정체됐다"며 "하반기에도 중공업과 자회사의 실적 차별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외형상 준수한 실적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긴 어려워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지웅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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