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태양광 지붕 529만 개 Ecomodernism


한삼희 수석논설위원


密度가 green이라는 

에코 모더니즘(Eco-Modernism) 新사조 

국토 좁은 형편엔 토지 덜 쓰는 에너지가 親환경일 수


   우리 정부에 탈원전 재고(再考)를 촉구하러 방한했던 마이클 셸런버거는 '에코 모더니즘'이라는 신사조(新思潮)의 환경운동 이론가다. 감성적 구호와 도그마에 빠지지 말고 실제 결과를 놓고 판단하자는 흐름이다. 셸런버거를 포함한 18명 전문가들은 2015년 4월 '에코 모더니스트 매니페스토' 선언문을 발표했다.


한삼희 수석논설위원


환경주의 패러다임은 반(反)산업, 반(反)기술, 반(反)문명 성향이다. 과학기술이 생태를 망가뜨리고 자연을 오염시킨다는 것이다. 반면 에코 모더니즘은 '기술 낙관주의(樂觀主義)'다. 경제가 선진화하고 문명이 발달하면 환경은 깨끗해진다. 방글라데시와 뉴욕을 비교해보라. 뉴욕이 훨씬 깨끗하고 살 만하다. 남한은 숲이 울창하고 북한은 산이 벌거숭이 아닌가.


전통 환경주의 관점에서 보면 농약·비료는 생태 파괴적이다. 에코 모더니즘은 거꾸로 본다. 농약·비료가 없으면 농지 생산성이 떨어진다.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 숲을 헐어내고 논밭을 더 만들어야 한다. 농약·비료·트랙터가 그걸 막아줬다. 농약·비료는 친(親)환경 기술이라는 것이다. 도시(都市)를 보는 시각도 다르다. 도시는 거주 밀집도가 높다. 거주지가 교외 지역으로 넓게 분산된 경우보다 교통, 냉·난방 등 에너지 효율이 좋다.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것과 각자 차 타고 출퇴근하는 상황을 비교해보라. 에코 모더니스트들은 '도시는 인간이 만든 가장 녹색의 결과물'이었다고 말한다. 과학기술이 자연에 숨 쉴 공간을 남겨줬다. 


밀도(密度)가 곧 그린(green)이다.


에너지에선 원자력이 가장 밀도 높은 기술이다. 매니페스토는 '원자력은 현대 경제를 지탱할 능력이 입증된 유일한 저탄소 에너지'라고 했다. 10년 전 집 지붕에 태양광을 달았다. 태양 전지판 24장짜리 가정용 표준 3㎾ 설비다. 태양광은 밤엔 안 돌아가고 낮이라도 구름 끼면 효율이 떨어진다. 이용률(최대 발전 능력 대비 전력 생산량)은 15% 정도다. 신고리 원전 5·6호기는 둘을 합쳐 280만㎾다. 원전의 작년 평균 이용률은 85%였다. 신고리 5·6호기만큼 전력을 생산해내려면 우리 집 같은 지붕 태양광이 529만 개 필요하다.


source Contrary Brin - blogger


Ecomodernism

edited by kcontents


태양광에 잠재력은 있다. 10년 전과 비교해 설치비가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기술은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다. 지구 표면에 내리쬐는 태양 에너지는 인간 소비 에너지의 1만 배나 된다. 써도 써도 닳지 않는 에너지다. 다만 우리는 토지 자원이 극도로 부족한 나라다. 토지를 적게 잡아먹는 에너지일수록 환경 친화성을 평가해주는 것이 맞는다.


에코 모더니스트들은 원전 사고에 대한 공포가 이성적이지 않다고 본다. 유엔 산하 방사능 피해 조사기구(UNSCEAR·운스키어)는 2013년 후쿠시마 사고 보고서에서 '방사능으로 인한 심각한 건강 피해 사례는 없다'고 결론냈다. 보통의 시민이 1년 동안 노출되는 자연·의료 방사능은 3밀리시버트(m㏜) 정도다. CT 한 장 찍으면 10m㏜가 된다. 누적 노출량 100m㏜ 이하에선 특별한 건강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지역에서 평생 살면 10m㏜를 약간 넘는 정도라는 것이 운스키어 평가였다. 운스키어가 2015년 낸 2차 보고서를 보면 아오모리·나가사키·야마나시 등 다른 지역 갑상샘암 발병률이 되레 후쿠시마보다 높았다. 문제는 심리적 공포라는 것이다.


에코 모더니즘은 '과학기술·경제성장은 환경 파괴를 가져온다'는 명제를 부인한다. 성장과 환경 파괴를 이른바 디커플링(de-coupling)시켰다. 과학기술은 빈곤 추방과 자연 보호를 동시에 이룰 유효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역사적 진전을 보면 큰 흐름에서 에코 모더니즘이 옳았다. 셸런버거는 2004년 '환경주의의 종언(The death of environmentalism)'이라는 문건으로 주목받았다. 환경운동이 비관적(悲觀的) 세계관을 주입하려다 시민들 배척을 받았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해당하는 얘기일 것이다.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27/2017072703489.html

케이콘텐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