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탈원전에는 세계 풍력산업 장악 숨은 뜻 있다



우리와는 너무 다른 獨 탈원전


풍력 산업 - 세계 2·4·5위가 독일 업체… 주력 산업으로 키워나가

전기 요금 - 10년새 62% 급등했지만… 국민 92% "정부 정책 지지"

석탄 발전 - 지금도 전력 생산 40% 차지, 온실가스 감축엔 걸림돌로


   독일 지멘스의 풍력(風力) 발전 부문 자회사인 '지멘스윈드파워'는 지난달 스페인 업체 '가메사'를 최종 인수·합병했다. 풍력 발전 누적 설치 용량 기준(중국 제외) 세계 5위였던 지멘스윈드파워는 이 합병으로 단번에 세계 2위(69GW·기가와트)로 뛰어올랐다. 로이터통신은 "해상 풍력 부문에서 세계 톱클래스인 지멘스윈드파워와 인도·멕시코 등 신흥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가메사의 결합은 업계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사건"이라고 했다.




지멘스·가메사 합병은 '제조업 강국(强國)' 독일이 풍력 산업 분야에서 국제적 주도권을 장악해 나가는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1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2022년까지 모든 원자로를 폐쇄하겠다"며 '탈(脫)원전'을 선언한 이면에는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독일 풍력 업계가 세계시장을 주름잡겠다는 야망이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獨 탈원전 이면에 세계 풍력 시장 주도권 장악 야망

지난 3월 독일과 네덜란드·덴마크의 전력 공급 업체는 오는 2050년까지 북해의 수심이 낮은 곳에 인공섬을 만들어 70~100GW 규모의 해상 풍력 단지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100GW는 원자력발전소 100기에 해당한다. 이 단지가 완공되면 최대 1억명에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풍력 업계 관계자는 "해상 풍력 쪽에선 단연 지멘스를 최고 기업으로 꼽는다"며 "이 단지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지멘스가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독일 풍력 업체들은 빠르게 국제시장의 '최강' 반열에 올랐다. 우수한 인력과 세계적 수준인 부품·기계 산업이 뒷받침하는 데다 급성장하는 국내 풍력 시장에서 실전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독일은 풍력으로 전체 전력의 11.9%를 생산했다. 2010년 6.0%에서 불과 6년 만에 두 배가 됐다. 독일의 풍력 발전 설비 용량은 50GW로 유럽 전체의 32.5%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풍력 발전 순위로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다.


독일에는 이번에 새로 등장한 지멘스·가메사뿐 아니라 에너콘(세계 4위·43.5GW), 노르덱스(5위·21GW) 등 손꼽히는 풍력 발전의 '강자'들을 보유하고 있다. 독일 내 '톱 3'의 총설비 용량만 133.5GW로 전 세계 용량(486GW)의 27.5%를 차지한다. 코트라 함부르크무역관 어성인 관장은 "설치 용량만 따지면 중국이 더 많을 수 있지만, 기술력과 제품 수준 등을 감안한 종합 점수를 매긴다면 단연 독일이 세계 최정상"이라고 했다.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산업은 독일의 주력 산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2015년 현재 재생에너지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은 33만명이고, 이 중 14만2900명이 풍력 산업에서 일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계기로 수출과 신기술 개발, 일자리 창출의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했다.


독일 풍력 업계는 최근 해상 풍력과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의 육상 풍력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지만, 해상과 해외시장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독일 해상 풍력 발전량은 2013년 0.9TWh(테라와트시)에서 작년 12.4TWh로 3년 만에 14배로 성장했다. 현지 한 업계 소식통은 "최근 들어 독일 업체들이 한국 등 아시아와 개발도상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25년 동안 국민적 합의 도출… 전기료 인상은 부담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한 전기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탈원전을 지지하는 국민적 공감대도 큰 힘이 되고 있다. 2016년 독일 전기료는 10년 전에 비해 62.1% 급등했다. 하지만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작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독일 국민 92%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현지 소식통은 "독일의 탈원전 결정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논의가 시작된 이후 25년 만에 이뤄졌다"며 "비싼 전기료를 기꺼이 감내하겠다는 국민의 지지야말로 탈원전 정책을 지탱하는 진정한 힘"이라고 했다.




반면 날씨에 영향을 받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확대되면서 전력의 안정적 공급이 중요해지자 석탄 발전을 유지해야 하는 건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독일은 오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40%, 2050년엔 80~95%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독일 환경 단체와 전문가들은 이 계획이 실현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독일의 전력 생산에서 석탄 발전 비중은 2010년 41.6%에서 작년 40.3%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 독일 환경청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현재 화력발전소의 절반 이상을 폐쇄해야 한다"고 했지만 연방정부는 일정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21/20170721003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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