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누가 원자력科 지원하겠나"


전국 13개 원자력과 대학생들 연합 결성, 탈원전 정책 저지나서


"전공 포기" "중국으로 이민"… 학부생 이탈로 연구 맥 끊길 위기

청와대앞 1인 시위 등 검토

日, 2011년 탈원전 선언하자 3년동안 도쿄대 연구실 초토화

獨도 원전폐쇄 논의 진행되며 인재 사라지고 관련산업 고사


  지난 13일 서울 중구 세종대 광개토관. 서울대·한양대·카이스트(KAIST) 등 전국 대학 원자력 관련 학과 대표자 30여명이 모였다. 그 자리에서 전국원자력대학생연합을 결성했다.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의 부당함을 조직적으로 알리겠다는 것이다.


출처 온라인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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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자력 전공자 사이에선 "원자력 전공을 포기하고 싶다" "취업 이민이나 유학밖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젊은 전공자들의 이탈은 학문의 맥(脈)이 단절되고, 인재의 국외 유출을 뜻한다. 황일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일본은 2011년 탈원전 선언 후 대학 원자력 연구실부터 무너져내렸다"며 "우리 대학에서도 이런 현상이 곧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행동 나선 원자력 전공 학생들

현재 전국적으로 원자력 관련 학과는 총 20곳, 재학 중인 학부생은 3638명, 대학원생은 857명이다. 이번에 결성된 원자력대학생연합에는 13개 대학이 참여했다. 이들은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재개하라"는 호소문을 발표한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서 원자력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탈원전 반대 서명도 받는다. 돌아가며 상경해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현재 원자력 관련 전공자들 사이에선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경북대 에너지공학부의 한 학생은 "한국에서 취직할 길이 사라졌으니 프랑스나 중국 원자력 기업으로 취업 이민을 가야겠다는 학생들이 많다"고 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의 한 학부생은 "대학 입학 후 공부해온 전공 지식이 한순간에 쓸모없는 것이 됐다"고 했다.


윤종일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신입생들이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는데 내년도 원자력 전공을 선택하는 학생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제무성 교수는 "내년부터 어떤 고3 학생이 원자력 관련 공학과에 지원하겠느냐"며 "해외에 수출해온 우수한 국산 원자력 기술도 폐기화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연구실에서는 "정부의 일방적인 탈원전 정책 추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일본·독일에선 탈원전 후 연구 초토화

일본은 2011년 간 나오토(菅直人) 당시 일본 총리가 탈원전 선언한 이후 약 3년간 도쿄대 원자핵공학관리학부 연구실이 초토화되다시피 했다. 원자력 대학원에 진학해봤자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연구실에 있던 기존 학생들도 연구에 대한 열정이 사라져 연구실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던 것이다.


대학생 수도 줄었다.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원자력 관련 전공 입학생 수가 2010년 317명에서 2015년 298명으로 줄었다. 2014년 아베 신조 총리가 탈원전 포기를 선언했으나 그 짧은 공백을 메우는 것이 쉽지 않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황일순 교수는 "원자력은 장기적인 인재 양성이 필요한 산업인데, 탈원전을 선언한 기간 동안 일본에서는 젊은 기술자들이 양성되기 어려웠다"며 "한국에서도 앞으로 4~5년간 인재 양성에 공백이 생기면 나중에 원자력발전소를 다시 구동하더라도 기술 회복이 힘들 것"이라고 했다.


대표적인 탈원전 국가인 독일의 경우에도 인재 유출과 기술 퇴보 문제가 심각했다. 1995년까지만 해도 독일 전역에는 22곳 대학에 원자력 관련 특화 학과가 있었다. 그러나 독일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2000년 17곳, 2005년 10곳, 2010년 5개 대학으로 줄었다. 독일 연방교육연구부 자료에 따르면 대학에 지원되는 원자력 에너지 연구 개발비는 1991년 2억8300만유로(약 3700억원)에서 2000년 1억660유로로, 2008년 8480만유로로 줄었다. 독일 정부가 뒤늦게 원자력 분야의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연구개발비를 2010년 1억7440유로까지 늘렸지만 이미 중장기 연구를 할 전문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독일 대학에서 원자력 기술을 가르쳐 프랑스로 인력 수출을 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원자력 기술로 유명했던 독일 카를스루에 공과대학은 2009년부터 프랑스 원자력 기업인 아레바 기업의 산학장학금을 받아 박사과정 입학생을 받고 있다. 아레바는 독일 학생들이 대학원 졸업 후 모두 프랑스로 취직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조선일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19/201707190006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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