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너무하는 것 아닙니까.”...파업 현대차 노조, 단체로 골프치러가

카테고리 없음|2017. 7. 18. 11:02


사회적 명분 따지더니… 

25일 노조창립기념일 휴일 이용 

친목 도모 동호회 활동이라지만 


회사 영업이익률 10년래 최저 

중국 판매 반토막 비상경영 중인데 

240명 단체 예약…귀족노조 비난



   17일 한국경제신문사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지난 14일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원을 포함한 근로자 수백 명이 단체로 골프를 친다는 제보였다.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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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귀를 의심했다. 파업 수순에 들어간 상황에서 현대차 근로자들이 단체 골프를 친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 전화를 건 독자는 “평균 연봉이 1억원에 달하는 현대차 울산공장 직원들이 파업을 결의한 뒤 단체 골프를 치기 위해 골프장 한 곳을 사실상 통째로 빌렸다고 하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며 “이러니까 국민에게 ‘귀족 노조’란 비아냥을 듣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제보 내용은 사실이었다. 본지 취재 결과 현대차 소속 직원 240여 명이 60여 개 팀으로 나눠 오는 25일 경북 경주의 한 골프장에 단체 예약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근로자들은 사내 골프동호회 회원이었다. 노조원인 울산공장 생산직 직원과 비노조원인 관리직 직원 일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호가 무색한 현대차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출처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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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관계자는 “25일은 노조 창립기념일로 근로자들이 쉬는 휴일이기 때문에 동호회 차원에서 단체 골프 행사를 열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회사나 노조 차원의 공식 행사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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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을 앞두고 단체 골프 행사를 열기로 한 현대차 근로자들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다. 회사나 노조 차원의 골프 대회가 아니라고 해도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6년 연속 파업 절차를 밟고 있는 근로자들이 단체 골프 행사를 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노조는 올해 월급 15만3883원 인상(기본급의 7.18%), 전년 수익의 30% 성과급 지급, 65세로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이르면 18일 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단 네 차례를 제외하고 매년 파업을 벌였다. 지난해엔 파업으로 회사가 3조원 넘는 돈을 날렸다.


올 들어 현대차가 해외시장에서 최악의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것도 이번 ‘골프 파업’에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18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했다. 영업이익률(5.5%)은 2006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3월부터 중국 시장에선 판매량이 아예 반토막 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회사 임원들은 지난해 말 급여의 10%를 반납하기로 하고 올 들어 과장급 이상 간부도 8년 만에 임금 동결에 나서는 등 아등바등하고 있는데 파업을 선언하자마자 골프장을 예약한 근로자들을 보니 씁쓸하다”며 “현대차 노조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더 커질 것 같다”고 꼬집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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