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우리가 사랑한 작가 Top 20




2017년 상반기에 독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는 누구일까? 2017년 1월부터 5월까지 교보문고 저자별 매출(저자의 모든 출간도서들의 판매량 합산) 순위를 뽑아보았다. 전체 분야에서 학습 교재류(취업/수험서, 외국어, 컴퓨터, 기타 대학 교재)와 잡지를 제외하였고, 저자명이 출판사 편집부인 경우도 순위에서 제외했다. 개별 저자는 아니지만 편집부가 아닌 창작공동체의 경우에는 포함했으며, 여러 명의 공동저자가 있는 공저의 경우는 제1 저자만 집계에 포함되었다는 점도 미리 밝혀둔다.


이렇게 뽑은 2017년 상반기 가장 사랑받은 작가 TOP 20 리스트를 공개한다.


1위는 미스터리의 제왕, 히가시노 게이고가 차지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머무르며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미스터리와 휴머니즘이 섞인 히가시노 게이고 월드의 또 다른 정점으로 평가받는 『기린의 날개』가 출간되어 역시 큰 사랑을 받으며  히가시노 게이고의 인기를 쌍끌이 했다.

 

2위는 역사 분야 스타강사인 설민석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출간된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과 올해 어린이용으로 출간된 학습만화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이 어린이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2위에 올랐다.

 

3위는 유시민이다. 신작을 출간하지는 않았지만 개정판으로 출간된 『국가란 무엇인가』는 탄핵과 대선 정국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독자들에게 최상의 교양서가 되었으며, 대선 시기에 뉴스에서 가장 많이 등장했던 패널, 토론자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유시민의 다른 책들인 『어떻게 살 것인가』와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도 함께 사랑 받아 한때 베스트셀러 차트에 유시민 작가의 책이 대거 올라가는 사건을 만들기도 했다.

 

4위는 역주행의 아이콘, 이기주 작가다. 2016년 여름에 처음 출간된 『언어의 온도』는 출간 초기에는 큰 반응이 없다가 2016년 겨울, 그리고 봄이 되면서 서서히 주목도를 높여가 드디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책이다. 책이 출간된 출판사는 이기주 작가의 1인 출판사로, 『언어의 온도』는 첫 책이다. 대규모 마케팅이 아닌, 독자와의 소통과 작가의 노력, 그리고 꾸준함으로 스스로 길을 찾은 점에서 이기주 작가의 행보는 앞으로도 큰 관심의 대상이 될 것 같다.

 

5위는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다.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이 엄청난 호응을 얻으며 감독이 직접 집필한 소설, 애니메이션의 만화, 그리고 일러스트 화보집 등 다양한 형태의 출판물로 소개되었고, 그런 도서들을 모두 종합하자 작가 순위에서도 5위에 올랐다.




TOP 20에는 아깝게 들지 못했지만 21위를 차지한 인기 만화 『하이큐!』의 작가 후루다테 하루이치도 그렇고,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라이트노벨, 게임, 피규어 등 서브 컬처에 대한 팬덤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으면서 기존 출판 독자들에게는 조금 낯선 이름들이 인기 저자 리스트에는 이름을 올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6위는 또 다른 역주행의 아이콘, 『자존감 수업』의 윤홍균이 이름을 올렸다. 작은 출판사에서 출간된 저자의 첫 책은, 입소문을 타고 또 '자존감'이라는 지금 필요한 키워드가 주목을 받으며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야금야금 순위가 올라 결국 베스트셀러 1위를 찍고 만 책이다.

 

7위는 드라마 『도깨비』에서 주인공이 책을 읽어주면서 화제가 된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의 엮은이인 김용택 시인이, 8위는 지난해 일본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만화가로 기록된 『원피스』의 오다 에이치로, 9위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채사장이 올랐다. 10위는 여전히 식지 않은 『미움받을 용기』의 인기에 힘입어 기시미 이치로가 이름을 올렸다.

 

최상위권이 베스트셀러 리스트에서 자주 만날 수 있던 작가들이라면 10위 권에는 다소 의외의 이름들도 많이 보인다.

 

11위는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윤동주 시인이 올랐다. 지난해 초판본 열풍과 영화 『동주』로 시작된 윤동주 열풍은 올해 계속 이어저 윤동주 시선집과 필사본책, 그리고 전기 및 관련 저서 다수가 출간되었고 또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20위 권에서 유일하게 현역이 아닌 작가로서 이름을 올렸다.  

 

12위는 많은 사회 분야에서 초미의 관심사인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언한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의 클라우스 슈밥, 13위는 『완벽한 공부법』, 『부모공부』, 『어떻게 읽을 것인가』 등 인문학적인 내용들을 실용적인 자기계발서의 형식으로 써내며 호평받고 있는 작가 고영성이 올랐다. 14위는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꾸준히 독자를 모으고 있는 『그릿』의 앤절라 더크워스다. 앤절라 더크워스는 최근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심리학자이며 저자로,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저자다.

 

15위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대통령 취임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집필한 다양한 책들이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책을 통해 향후 대한민국 국정 운영 방향성을 짚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꼼꼼히 읽어볼만한 책들이다. 16위는 오랫동안 모두가 기다렸던 '해리 포터'의 새로운 이야기 『해리 포터와 저주 받은 아이』로 돌아온 J.K.롤링이,  17위는 탄탄한 독자층을 가진 기욤 뮈소, 18위는 『채식주의자』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은 한강, 그리고 19위는 오랜만에 장편 소설 『공터에서』를 출간한 김훈이다. 19위는 『쿠키런 어드벤처』 『코믹 메이플 스토리』 『수학 도둑』 등 어린이 학습 만화 시리즈의 저자인 송도수가 올랐다.

 



그런데 잠깐, 무라카미 하루키가 TOP20 명단에 없다고? 안타깝게도 무라카미 하루키는 22위다. 하지만 하루키의 신작 장편 소설 『기사 단장 죽이기』가 올 여름 출간되면 연말에 이 순위가 어떻게 바뀔지는 알 수 없다. 하반기 출간되는 여러 기대작들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지, 그리하여 2017년 연말에는 어떤 저자의 이름을 명단에서 볼 수 있을지 벌써 궁금하다.

박수진 (교보문고 북뉴스)leftfield@kyobob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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