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들에게 '강남'은 聖域?


서울 재개발·재건축 잇단 수주 속 

브랜드 열세로 강남은 발 못디뎌 

조합 요구 까다로운 조건 못견뎌


   중견건설사들이 서울 재개발ㆍ재건축 정비사업장에서 잇따라 수주 낭보를 띄우고 있다. 주로 대형사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소규모 ‘틈새시장’에서의 성과다. 다음 목표는 이른바 ‘메이저리그’인 강남 재건축 시장 진출이다. 


라인건설이 수주한 서울 서대문구 홍은13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출처 아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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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라인건설은 지난 3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13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됐다. 조합이 요구하는 까다로운 조건 탓에 세 차례 입찰이 유찰되면서 수의계약방식으로 선정되기는 했지만, 이번 수주로 라인건설은 서울에 처음으로 깃발을 꽂게 됐다. 조합은 내년 초 관리처분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재개발이 완료되면 홍은동 11-111번지 일대에는 아파트 827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이 들어선다. 


앞서 3월에는 호반건설이 양천구 신정2-2구역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 407세대를 짓는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해 성북구 보문5구역 재개발 사업을 수주하며 서울에 첫 발을 디딘 후 두번째 올린 성과다. 또 같은 달 반도건설은 서대문구 영천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돼 아파트와 오피스텔 371세대를 짓게 됐고, 1월에는 태영건설이 용산구 효창6구역에 아파트 385세대를 짓는 재개발 사업을 따냈다. 




중견사들이 이처럼 서울 정비사업장에 속속 진출하게 된 것은 2014년 신도시 공공택지 공급 중단 방침으로 먹거리가 줄어들자 살 길을 찾아나선 결과다.  


관건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건설사들만 독식하고 있는 강남 재건축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느냐다. 중견사들은 그간 몇차례 문을 두드린 바 있지만 번번이 고배를 들이켜야 했다. 지난 3월 중흥건설은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2지구 재건축에 롯데건설과 대림건설 등 대형경쟁사보다 15% 낮은 공사비를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탈락했다. 시공능력평가 13위로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순위의 호반건설도 서초구 신반포7차아파트와 방배경남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에 도전했지만 대형사에 밀려 실패했다. 호반건설은 서초구 방배14구역 재건축에도 도전장을 내밀어 이달 중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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