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가을? 빈 필의 ‘쇤부른 궁전 여름밤 음악회’ Sommernachtskonzert Schoebrunn: VIDEO


Sommer nachts konzert Schoebrunn


  오스트리아 빈의 교외에는 합스부르크 황제 일가가 여름 한철을 보내던 별궁 쇤부른이 있다. 매년 5월말이나 6월초면 빈 필이 이곳에서 야외 음악회를 열게 되는데, 올해는 지난 5월 25일에 콘서트가 있었다. 빈 필의 ‘쇤부른 궁전 여름밤 음악회’(Sommernachtskonzert Schoebrunn)는 초여름의 스타트를 알리는 아름다운 음악적 신호라 할 수 있다.


Sommernachtskonzert Schoebrunn source Vienna


Sommernachtskonzert Schoebrunn

http://www.sommernachtskonzert.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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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스 <해리 포터> 중 ‘헤드윅의 테마’,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지휘,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2017 쇤부른 궁전 여름 콘서트 실황)


한여름에는 베를린필이 바톤을 이어 받는다. 그들의 자랑하는 야외 공연장 발트뷔네에서 열리는 숲 속의 야외 음악제 ‘베를린필 발트뷔네 콘서트’다. 하긴 성하(盛夏)의 뜨거운 하늘 아래 탁 트인 들판과 잔디에서 멋진 클래식을 즐기는 축전은 베를린만의 것은 아니다. 뉴요커들은 벌써부터 뉴욕필과 메트 오페라 등 센트럴 파크에서 열리는 여름 특별공연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런던 시민들은 ‘BBC프롬스 인 더 파크’로 하이드 파크가 이 세상에서 제일 멋진 곳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려 할 것이다. 탱글우드와 아스펜에서도 쏟아지는 여름밤의 별빛을 지붕삼아 아련하고 열정적인 클래식 선율이 우리를 또 한번 위로할 것이다. 


(브람스 <헝가리 무곡 제5번> 지휘 구스타보 두다멜. 올해 베를린필의 발트뷔네 콘서트는 7월 1일날 

열린다.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봉을 잡고 슈만의 교향곡과 바그너의 관현악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여름 한철을 그렇게 보내고 나면, “아, 가을이 왔구나”를 알리는 신호탄 같은 공연이 우리를 기다린다. 매년 9월 초 올림픽 공원에서 열리는 ‘파크 콘서트’다. 대한민국의 가을은 아름답다. 서울의 9월은 실로 매혹적이다. 풀숲을 스치며 불어오는 바람은 은근히 달달하고, 저녁 달빛을 베개 삼아 즐기는 초가을의 정취는 우리 삶의 큰 선물과도 같다. 거기에 아름다운 음악만 더해진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으랴.


(<Over the Rainbow> 피아노 유키 구라모토, 이루마. 2016 파크 콘서트)


파크 콘서트의 가장 큰 매력은 자유로운 해방감이다. 단지 바뀐 공간 하나로 음악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마술처럼 변하곤 한다. 한국의 높고 맑은 가을 하늘은 전 세계인들이 선망하는 우리만의 보물이 아니던가. 흐드러진 풀 숲에서, 자연이 주는 천혜의 선물 아래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한다는 건 역시나 가장 아름답고 특별한 시간일 수 밖에 없다. 자연 속에서 듣고, 느끼고, 즐기는 것. 음악과 함께 풀밭 위를 뒹구는 그 기쁜 희열을 우리는 도저히 잊을 수 없기에 올해도 어김없이 파크콘서트를 기다린다. 


아직 여름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벌써부터 가을밤의 은은한 달빛이 빨리 찾아오기를 애써 기다려본다. 빈 필이 연주하는 쇤부른 여름 콘서트의 고정 앵콜곡 ‘빈 기질’을 들으며 말이다.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빈 기질> 서곡. 프란츠 벨저-뫼스트 지휘,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

<2017 크레디아 파크콘서트>


출처 발코니

케이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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