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니스를 위한 연가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


비너스와 아도니스 출처 Greek Mythology Link


너의 인생에도

한 번쯤

휑한 바람이 불었겠지


바람에 갈대숲이 누울 때처럼

먹구름에 달무리 질 때처럼

남자가 여자를 지나간 자리처럼

시리고 아픈 흔적을 남겼을까


너의 몸 골목골목

너의 뼈 굽이굽이

상처가 호수처럼 괴어있을까

너의 젊은 이마에도 언젠가

노을이 꽃잎처럼 스러지겠지


그러면 그때 그대와 나

골목골목 굽이굽이

상처를 섞고 흔적을 비벼

너의 심장 가장 깊숙한 곳으로

헤엄치고프다, 사랑하고프다.


   최영미<서른, 잔치는 끝났다>중에서

출처 레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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