治水업무에서 70년만에 손떼는 '국토부'..."당혹"
"수질·수량 관리 환경부로 일원화"
국토부 내 수자원국 환경부로 이관 계획
"물 과연 깨끗해질까"
구체적인 배경 의문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되짚어보라고 지시하는 한편 물 관리 주무부처를 국토교통부에서 환경부로 옮기도록 하자 국토부 내부에서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4대강사업 후 녹조 등 환경문제가 불거지면서 전문가나 환경ㆍ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어떤 대책을 마련할지를 두고 다양한 논의가 오갔으나 관리체계나 조직 개편에 대해서는 앞서 선거기간이나 캠프 내에서도 본격적인 논의가 많지 않았던 만큼 구체적인 배경을 궁금해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매년 여름이 되면 4대강 보 인근에 녹조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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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2일 대통령 지시사항을 발표하면서 물 관리체계를 일원화하는 방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수질은 환경부, 수량은 국토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국토부 내 수자원국을 환경부로 옮겨 종합적인 관리부서로 개편하겠다는 게 주 내용이다.
국토부 내 수자원국은 정책과 등 5개 과로 구성돼 있으며 이밖에 한강ㆍ낙동강ㆍ금강ㆍ영산강 등 4개 하천의 홍수통제소, 서울ㆍ부산 등 지방 국토관리청에서 하천관리 기능이 나뉘어져 있다. 수자원국과 홍수통제소가 190여명, 지방국토관리청의 경우 130여명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개편의 직접적인 배경은 4대강 사업을 추진하고 이후 관리하는 과정에서 실패로 판명났기 때문이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현 물 관리체계는 수량과 수질, 재해예방 등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 취지였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면서 "물 관리체계를 일원화하는 건 4개 당 모두 공통 공약사항이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내 관련 부서 담당자들은 이날 오전에야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었다. 한 간부는 "4대강사업의 경우 대선에서도 주요 이슈였던 만큼 그간 추진업무 등을 꾸준히 살펴보고 있었다"면서도 "과거부터 물관리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터라 배경은 짐작이 가지만 갑작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같이 옮기는 한국수자원공사 역시 이제 막 후속조치 마련에 나섰다. 수공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인 지시는 없었으나 향후 지침을 받으면 조직개편 등 후속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기존 업무가 크게 바뀔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으며 (청와대 발표대로) 수질ㆍ수량을 통합 관리한다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 관리, 치수(治水)업무는 중앙 정부 차원에서 직접 관할하기 시작한 1948년부터 건설업무의 연장선 상에서 이해됐다. 1948년 당시 내무부 건설국 내 담당과가 처음 생겼으며 이후 정부 조직이 확대돼 크고 작은 개편과정에서도 현 국토부가 주무부처 역할을 맡았다. 수자원과 관련해 국가 최상위계획인 수자원장기종합계획은 1965년 처음 수립돼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
국토부를 중심으로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 국민안전처, 행정자치부 등 중앙부처는 물론 일선 지자체까지 관리업무를 제각기 나눠 맡고 있다. 이에 관련 학회 등 전문가나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관리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수자원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윤병만 명지대 교수는 "하천을 국가하천과 지방하천, 소하천으로 구분하고 이를 행정단위로 끊어 관리하고 있어 상류에서부터 하류에 이르기까지 일관성 있는 하천관리를 수행할 수 없는 구조"라며 "지금까지의 수자원 관리는 개별 부처별로 이루어져 여러 비효율성과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물관리 일원화 개편과 관련해 일단 환영하면서도 구체적인 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지적됐지만 정부가 권한을 틀어쥐고 있어 일선 지자체 차원에서는 손쓸 방도가 거의 없었다"면서 "단순히 특정 부처의 업무소관을 떠나 유역 중심, 수요자 중심으로 관리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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