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주기비용(LCC) 절감’이 건설 경쟁력"


박양호 

조달청 공사관리과장


   시설물의 생애주기비용(Life Cycle Cost, 이하 ‘LCC’)이란 수명이 다할 때까지 발생하는 모든 비용, 즉 기획·설계 및 시공, 운영·관리, 폐기처분 등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청사 로비의 바닥 마감재인 화강석(30mm)과 PVC장판(데코타일, 3mm)을 비교해 보자. 사람들의 통행이 많은 공간임을 감안할 때 PVC장판(데코타일)은 초기 투자비용은 적게 소요되지만, 평활도 확보 등 부실시공 예방(품질관리)에 애로가 있다.



반면, 화강석은 초기 투자비용은 많이 들지만 시공성과 공사기간, 내구성, 유지관리, 미관, 친환경성 등의 측면에서는 PVC장판(데코타일)에 비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LCC’ 측면에서 볼 때 청사 로비의 바닥재로는 내구성과 친환경적인 천연 화강석이 생애주기비용 절감에 효과적이다.


과거의 시설물들은 대체로 ‘현재(신축당시)의 가치’를 중심으로 외형을 중시하고 저비용을 투자하면서, 그 시점에서 필요로 하는 것만 충족하는 방향으로 축조한 것 같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서면서 자연 환경을 최대한 살리면서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고민하고 있고, 단순히 초기 투입비용을 최소화하기 보다는 ‘지속 가능한 발전’과 ‘생애주기비용 절감’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시설물의 생애주기비용(Life Cycle Cost,LCC) 관리과정 출처 태산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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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는 도심지 고가도로의 철거 및 엄청난 양의 재건축, 재개발 주택정비사업으로 많은 사회·경제적 손실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30년도 되지 않은 수도권 신도시의 주거환경정비 문제가 대두되고, 전국 곳곳에서 재건축을 진행하고, 기획하고 있다. 지금부터는 서둘지 말고 단계별로 제대로 시설사업을 계획하여 후세에 물려줄 상징적인 시설물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달청은 정부시설공사 맞춤형서비스에 시설물에 투입되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고 친환경 시설물 건설, 지속가능발전의 환경조성을 유도하기 위해 LCC 분석 및 평가를 정부시설공사 입찰제도에 반영중이다. LCC분석을 통한 설계·시공은 우리나라 건설산업 전반의 기술력 향상,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며, 더 나아가 해외 건설사업 진출 시에도 가격 경쟁력 강화 및 신기술 개발제품(공법) 수출, LCC 컨설팅 등 부가적인 이익을 창출토록 한다면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발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LCC분석 능력 향상과 확대 적용을 위해서는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LCC분석을 위한 많은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 대학에서부터 LCC분석 강의가 시작되고, 이를 기반으로 건설인 모두가 전문가가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


둘째, 민간건설에도 LCC적용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제 공공건설 뿐만 아니라, 민간건설에도 LCC검토 관련 규정을 마련하고, 확대 적용하여 건설산업 전체의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


셋째, LCC 적용사례를 서로 공유해야 한다. LCC 적용사례는 어렵게 연구하고 개발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므로 이를 공유하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노하우 공유에 대한 저작권 인증, 일정기간 적정한 대가와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가 마련된다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도 기술력 발전과 기술개발비 절감효과로 인해 국가 경쟁력과 건설기술력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넷째, 적정한 공사비 배정과 그에 준하는 설계가 필요하다. 적정한 공사비 배정 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발주기관에서 요구하는 건물 규모, 용도, 소요장비, 기능 등을 충족시키기가 어렵다. 가끔 조달청에서 관리중인 현장을 방문해 설계와 진행사항을 확인해보면, 건물 외부마감의 재료와 디자인은 창의적이고 우수하게 느껴지나, 내부마감 재료는 그에 비해 떨어져 아쉬울 때가 많다. 설계자(시공사)는 예산에 맞추어 설계 조정 및 설계변경으로 등급을 하향하였다고 한다.


또한, 공사비 예산 대비 무리한 설계 추진으로 설계·시공일괄입찰 등 기술형입찰에서 입찰 참가자가 없는 유찰로 인해 사업추진방침 변경, 재설계 등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사례도 있다.


앞으로 설계 시 최소한의 마감 등급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설계자가 의무적으로 반영토록하고, LCC 적용내용과 마감재 등급까지 고려한 공사규모 결정과 이를 통해 예산이 배정되길 기대한다.


끝으로, 대학에서도 LCC 분석·활용에 대한 강의가 의무적이고 시행되어 많은 LCC 분석전문가를 배출됐으면 한다. 국가기관을 비롯한 건설관계자 모두가 LCC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간절함을 통해 친환경성, 유지관리 용이성, 시공성이 우수한 시설물이 많이 탄생되기를 바란다.


기업의 이윤이 창출되어 고용이 늘어나고, 신기술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LCC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설계도서를 보면서 공사관리하는 시절이 왔으면 한다. 이것이 바로 미래세대에 물려줄 자랑스러운 건설문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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